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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4화

낙청연은 여인과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서 있었는데 늑대가 여인을 향해 달려드는 걸 보자 몸이 먼저 반응했다.

낙청연은 그녀를 덥석 안고서 바닥으로 굴렀고 두 사람은 풀더미 안으로 굴러 들어갔다.

늑대가 덮쳐올 때 나뭇가지들이 늑대의 앞을 가로막고 있어 시간을 조금 벌 수 있었다.

사내는 여인을 구하기 위해 재빨리 달려왔는데 생각지도 못하게 낙청연이 그보다 앞서 그녀를 구했다.

사내는 곧바로 활을 들더니 화살로 늑대를 쏴 죽였다.

늑대는 잠깐 움찔하더니 곧 숨이 끊어졌다.

풀더미 속에서 일어난 낙청연은 늑대의 눈이 빨간 걸 보고는 이상한 낌새를 눈치챘다. 그래서 늑대에게 가까이 다가가려 하는데 사내가 그녀를 막았다.

“위험하니 다가가지 마세요.”

낙청연은 시선을 거두고 눈앞의 사내를 바라봤다. 그는 사냥꾼인 듯 보였으나 미간에 핏빛의 살이 낀 걸 보니 사람을 죽인 적이 있는 게 분명했다.

게다가 그 수가 적지 않은 것 같았다. 그렇지 않으면 살이 이렇게 현저하게 껴있을 리가 없었다.

어쩌면 자객에서 사냥꾼으로 전업한 걸지도 몰랐다.

초초라고 불린 여인은 얼른 낙청연에게 다가가 감사 인사를 전했다.

“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

낙청연은 입꼬리를 끌어올리면서 대꾸했다.

“인사는 됐다.”

초초가 계속해 말했다.

“이렇게 황량한 곳에는 어쩌다 오시게 된 겁니까? 그것도 혼자 오시다니요? 너무 위험합니다.”

낙청연은 두 사람을 훑어보더니 참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내 저택에 살고 있으면서 혼자 어찌 여기까지 오게 된 건지 물은 것이냐?”

그 말에 두 사람은 눈빛을 주고받으면서 놀란 기색을 보였다.

초초는 난처한 표정으로 얘기했다.

“그 저택에 살고 계신 분이 당신이었습니까?”

사내는 살짝 놀란 얼굴이었다. 초초가 이렇게 빨리 인정할 줄은 몰랐던 탓이었다. 그러나 말리기에는 이미 너무 늦은 상태였다.

그는 초초를 끌고 와 자신의 등 뒤로 감추더니 낙청연을 경계하며 말했다.

“그 저택은 줄곧 비어 있었습니다. 그게 당신의 저택이라는 걸 어떻게 증명할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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