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후문에서 말을 타고 떠나 장군 저택으로 돌아왔다.고묘묘는 침서가 돌아온 걸 알고 곧바로 가보았는데 저 멀리서 침서가 난희를 품에 안고 그의 마당으로 부랴부랴 들어가는 게 보였다.고묘묘는 화가 나서 이를 악물었다.“역시나 난희를 데려왔어! 저 천박한 것이 뭐가 그리 좋아서!”무희에 불과하지만 침서는 난희를 중요시했다. 공주인 그녀보다 더 말이다.침서는 난희를 안고 방으로 들어간 뒤 사람을 시켜 문밖을 지키게 했다.침서는 연탑에 앉아 난희를 감쌌던 옷을 치운 뒤 상처투성이인 그녀의 몸을 보았다.난희는 눈물범벅인 얼굴로 몸을 웅크리고 침서의 품에 안겨 있었다.그녀는 덜덜 떨면서 입을 열었다.“장군...”“제 손이...”난희가 손을 들었다.그녀의 손을 감싼 붕대를 푼 침서는 안색이 돌변했다.손바닥 전체가 짓무르고 추위 때문에 피가 굳었다.몸도 너무 뜨거웠고 머리도 어지러웠으며 호흡 또한 약했다.침서는 본능적으로 난희의 손목을 잡고 맥을 짚었다가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난희를 구할 방법은 없었다.그녀는 독에 당했고 그 독이 이미 폐까지 침투했다.“손이 왜 이렇게 된 것이냐?”난희가 힘없는 목소리로 말했다.“공주가 준 약이...”침서에게 하고 싶은 말이 많았지만 너무 힘들어서 아무런 얘기도 할 수 없었다.청루에서 억지로 버티고, 상처가 있는 몸으로 억지로 버텼던 것도 모두 침서의 곁으로 돌아오기 위해서였다.이제 드디어 돌아왔으니 팽팽히 당겨졌던 그 현도 마침내 끊어졌다.침서는 살기 가득한 얼굴로 주먹을 꽉 쥐었다.그는 살짝 차가워진 눈동자로 난희를 바라보다가 손을 들어 천천히 난희의 목을 졸랐다.난희는 그가 뭘 하려는 건지 알았다. 그녀는 이미 더러워진 몸이니 장군의 곁에 있을 자격이 없었다.그러나 침서가 손에 더 힘을 쓰려고 할 때 난희가 물었다.“장군, 저를... 좋아하신 적이 있습니까?”“조금이라도 말입니다.”침서는 흠칫했다. 그는 그 순간 손을 쓸 수 없었다.그의 눈동자에 복잡한 감정이 일렁이고 있었다.
“전 공주입니다... 제게 계집종 하나 처벌할 권력이 없단 말입니까?”고묘묘는 승복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에게 잘못이 없다고 생각했다.그녀는 자신의 목을 조르는 침서의 손을 잡고 반격을 시도했다.그러나 침서가 그녀의 팔을 심하게 비틀었고 이윽고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들렸다.“아!”고묘묘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털썩 쓰러졌다.침서는 고묘묘를 내려다보았다.“네겐 내 저택의 개 한 마리, 개미 한 마리도 처벌할 자격이 없다.”고묘묘는 팔을 끌어안고 통증 때문에 식은땀을 뻘뻘 흘렸다. 팔이 부러지다니!“침서, 당신이 아무리 대단해도 결국엔 여국의 신하일 뿐입니다. 전 공주이고 당신보다 지위가 높은데 제가 왜 당신 저택의 것들을 처벌하지 못합니까?”“겨우 난희 한 명을 위해서 황제, 황후와 맞서려는 겁니까?”고묘묘는 자신의 신분을 믿고 침서를 위협했다.침서의 이마에 핏줄이 솟구쳤다. 그는 음산한 눈빛으로 화를 참다가 호통을 쳤다.“꺼지거라!”고묘묘는 이를 악물고 아픔을 참으며 바닥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갔다.그런 뒤 그녀는 곧바로 사람을 찾아 팔뼈를 이어 붙였다.그녀는 깊은 밤이 되어서야 고묘묘에 관해 물었다.“난희의 시체는 버렸느냐?”계집종은 괘를 저었다.“아직 장군의 방 안에 있습니다.”“장군께서 호위 여럿을 처벌했습니다. 그리고...”고묘묘는 미간을 구기며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리고 뭐? 우물쭈물하지 말아라.”계집종이 고개를 숙이고 대답했다.“장군께서 난희의 일을 조사하는 것 같았습니다.”고묘묘는 살짝 놀랐다. 그러나 그녀는 이내 덤덤히 대꾸했다.“조사하면 하라지. 난 잘못한 게 없다. 난희가 먼저 잘못했지.”“겨우 노비일 뿐인데 침서가 노비 때문에 날 죽이겠느냐?”고묘묘가 경멸에 찬 어조로 말했다.그러나 침상에 누운 그녀는 불안했다.그녀가 원하는 건 침서와 싸우는 것이 아니라 침서의 마음을 얻는 것이었기 때문이다.그의 무희 한 명을 죽여서 언짢아하니 무희 여럿을 선물로 주면 자신을 미워하지 않을 거라고, 고
마당에 나와 보니 다들 매우 즐겁게 놀고 있었다.눈이 크게 오지는 않았지만 바닥에 작은 눈 뭉치가 쌓여 있었다.마당에 가만히 서서 보고 있자니 기분이 많이 좋아졌다.“청연아.”갑자기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렸다.낙요는 깜짝 놀라며 몸을 돌렸다.그러나 그녀는 이내 정면으로 눈을 맞았다. 차가운 눈송이는 곧 녹았고, 얼음 때문에 낙요는 목을 움츠렸다.멀지 않은 곳에서 부진환이 그녀를 향해 눈을 던지고 있었다.낙요는 바닥에서 눈 한 움큼을 움켜쥐고 부진환을 향해 던졌다. “감히 저를 습격하신 겁니까?”부진환은 곧바로 도망갔고 두 사람은 바닥의 눈을 잡아 서로 공격했다.낙요는 풍향과 반대되었기에 그녀가 던진 눈 뭉치는 대부분은 바람에 의해 그녀의 얼굴에 떨어졌다.그래서 그녀는 힘껏 앞으로 달려들어 부진환을 땅에 쓰러뜨리고 자신의 차가운 손을 그의 옷깃에 넣었다.부진환은 너무 차가워서 펄쩍 뛰었다.낙요는 웃음을 터뜨렸고 듣기 좋은 웃음소리가 마당에 퍼지자 춥던 마당이 순식간에 온기로 가득 찼다.“내가 잘못했다.”부진환은 사정하면서도 손을 뻗어 낙요의 다리를 잡았다. 혹여나 그녀가 넘어질까 봐 말이다.두 사람이 다투고 있을 때 그들의 맞은편에서 여단청이 부랴부랴 뛰어왔다.“큰일 났습니다!”부진환은 곧바로 멈추고 물었다.“무슨 일이지?”여단청이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김씨 가문! 김씨 가문의 도련님이 죽었습니다! 시체가 바로 우리 대문 밖에 있습니다!”그 말에 낙요는 깜짝 놀랐다.그녀는 부진환의 등에서 내려와 밖으로 향했다.이내 마당 밖에서 욕지거리가 들렸다.김량의 목소리였다.“대제사장이 밤늦게 우리 집에 침입하여 내 아들의 목을 베었소! 집안의 모든 하인이 증언할 수 있소!”“대제사장은 사람의 목숨을 같잖게 생각하고 암암리에 우리에게 복수했소. 그리고 그 수단이 잔인하기 짝이 없소!”김량은 밖에서 서글피 울면서 욕지거리했고 구경하는 사람들이 매우 많았다.낙요가 밖으로 나가려는데 여단청이 그녀를 막으며 말했다.“대제사장
김량은 낙요가 전혀 당황하지 않자 오히려 초조해했다.“당신!”낙요가 말을 이어가며 그의 말허리를 잘랐다.“그리고 내가 당신 아들을 죽일 생각이었다면 아무도 보지 못하게 했겠지.”“그렇게 대놓고 정문으로 들어갔겠소?”“내가 당신 집에 간 적이 있다는 이유로 내가 당신 아들을 죽였다고 누명을 씌우려는 것이오? 김 영감은 아들의 죽음을 이용해 내게서 돈을 떼먹으려는 심산이겠지!”김량은 버럭 화를 내며 낙요를 손가락질했다.“그 교활한 혀로 무슨 헛소리를 하는 것이오?”“어제 내가 김옥한을 데려갈 때 당신 욕을 좀 했다고 그 일로 앙심을 품고, 내가 없는 틈을 타서 내 아들을 죽였으면서. 증거가 없다고 해서 내가 당신을 어쩌지 못할 것 같소?”낙요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김 영감은 증거도 없으면서 내게 누명을 씌우려는 것이오?”“참 어이가 없구려.”“아무런 증거도 없으면서 시체를 우리 저택 앞까지 끌고 오다니.”“퉤, 재수 없긴!”어제저녁 김씨 저택에 김옥한을 찾으러 갔을 때, 낙요는 김죽이 재수가 없으리라는 걸 보아냈다. 그래서 김죽이 이렇게 비참하게 죽은 것에 전혀 놀라지 않았다.두 부자 모두 나쁜 인간들이었으니 죽어 마땅했다.김량은 너무 화가 났지만 낙요를 어쩔 수는 없었다. 말로는 그녀를 이길 수가 없었다.김량은 시체 옆에 앉아 통곡했다.“아들아, 아버지가 무능하다. 아버지가 권력도, 세력도 없어 대제사장을 이기지 못하여 네 복수를 해줄 수 없겠구나.”“하늘도 참 무심하시지, 아들이 아버지보다 더 빨리 죽게 하다니.”“내겐 아들이 하나뿐인데 이렇게 참혹하게 죽다니, 차라리 나도 죽고 말지...”김량은 괴로운 듯 엉엉 울어댔다.주위 백성은 의논이 분분했다.많은 사람이 김량을 불쌍히 여기기 시작했다. 아들을 먼저 떠나보냈으니 어찌 괴롭지 않을 수 있을까.김옥한은 마음이 급해져서 나서려 했는데 낙요가 그녀를 붙잡고 침착하게 그녀의 손등을 토닥였다.“괜찮다. 내가 나서마.”말을 마친 뒤 낙요는 여단청에게 분부했다.“관청
낙요는 생각하며 말을 이어갔다.“게다가 김죽처럼 대단한 인물이 김죽과 어떤 원한이 있겠습니까?”“그렇게 큰 김씨 저택에서 아무도 기척을 눈치채거나 사람을 본 자가 없다는 건 말도 안 되지요.”“저택 하인들에게 자세히 물어보면 실마리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그 말에 김옥한은 그제야 마음을 놓았다.그들이 마당에 돌아와 따뜻한 차를 마시고 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관청의 사람들이 찾아왔다.“대제사장님, 고 대인께서 아문으로 한 번 오시랍니다.”김옥한이 다급히 말했다.“제가 같이 갈까요?”낙요는 고개를 저었다.“괜찮다. 큰일도 아니니 나 혼자 가면 된다.”말을 마친 뒤 낙요는 부진환을 바라보았다.“따라오지 않으셔도 됩니다. 세자가 매일 저만 쫓아다닌다고 괜한 소문만 돌 수 있으니 말입니다.”부진환은 태연하게 대꾸했다.“내가 원하는데 다른 사람들이 뭐라고 하든 무슨 상관이냐?”그는 말하면서 낙요의 모자에 쌓인 눈을 털어주고 모자를 씌워줬다.“먼저 가거라. 난 김씨 저택에 가봐야겠다.”낙요는 고개를 끄덕인 뒤 관청의 사람들과 함께 떠났다.관청에 도착하니 밖에 사람들이 꽤 많았다.그건 전부 김량 덕분이었다. 어딜 가나 울고 다녔으니 말이다.아주 통곡하는 모습에 많은 이들이 구경하러 왔다.낙요가 도착했을 때 김량은 고 대인 앞에서 울고 있었다.“제 아들이 무슨 잘못을 했든 대제사장이 저희 아들을 그렇게 비참하게 죽여서는 안 되오!”낙요가 다가가서 차가운 목소리로 그의 말허리를 잘랐다.“당신 아들은 죽기 전에 학대를 받은 적이 없고 오히려 단칼에 죽었소. 아주 빨리 죽어서 고통 따위는 느끼지 못했을 것이오.”그 말을 들은 김량은 분통을 터뜨리며 그녀를 손가락질했다.“어떻게 그렇게 잘 아는 것이오? 당신이 죽였지!”낙요는 코웃음 치며 말했다.“솔직히 얘기하겠소. 당신 아들을 죽여 내 칼을 더럽히는 일인데 내가 왜 그런 짓을 하겠소?”같잖다는 어조에 김량은 모욕감을 느꼈다.“낙요! 당신이 대제사장이라고 해서 멋대로 굴 수
김죽은 침서의 검에 죽은 것이었다.그건 낙요의 추측과 같았다.전에는 침서가 왜 김죽을 죽인 건지 몰랐는데 이제는 알 수 있었다.낙요는 손을 거두어들인 뒤 자리에서 일어났다.“고 대인, 김죽은 침서의 손에 죽었소.”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대경실색했다.김량은 안색이 창백했다.“뭐라고? 말도 안 되오! 낙요, 당신의 죄를 덮기 위해 침서를 모함하는 것이지!”“우리는 침서와 아무런 원한도 없는데 그가 왜 내 아들을 죽인단 말이오?”낙요는 김량을 바라보며 차갑게 말했다.“그건 당신 아들이 호색한이라 화를 불러들인 것이오.”김량의 안색이 달라졌다.그는 곧바로 반박했다.“헛소리하지 마시오! 내 아들은 그런 사람이 아니오. 그런데 호색한이라니?”낙요가 차갑게 말했다.“김죽의 품행이 어떻든 나랑은 상관없소. 어제저녁 내가 당신 저택에 갔었으니 내가 떠난 걸 본 사람도 있겠지.”“당신 저택의 하인들을 불러와서 하나하나 물어보면 될 것을.”고 대인은 일리 있는 말이라고 생각해서 사람을 시켜 김씨 저택의 하인들을 불러올 생각이었다.그런데 김량이 화를 내며 말했다.“왜 당신 말대로 해야 하오? 당신의 혐의가 가장 큰데 당연히 당신을 옥에 가둬야지!”“대인! 공정하게 처리해 주시오!”고 대인은 짜증이 나서 호통을 쳤다.“김량! 관청의 사건 처리를 방해하지 마시오!”“여봐라, 김씨 저택의 하인들을 전부 데려와서 하나하나 물어 보아라!”이때 밖에서 낮은 목소리가 들려왔다.“그럴 필요 없소. 내가 사람을 데려왔소.”곧이어 부진환이 하인 몇 명을 데려왔다.“말하거라.”부진환이 옆으로 물러났고 하인들은 무릎을 꿇었다.그중 한 명이 입을 열었다.“어젯밤 대제사장께서 저택에 오셨습니다. 그 이유는... 도련님이 김옥한 낭자를 희롱해서였습니다. 방 안에서 김옥한 낭자가 소리를 지르는 것이 들렸고 곧이어 대제사장님께서 문을 박차고 들어가 김옥한 낭자를 데리고 나왔습니다.”“대제사장은 김옥한 낭자를 데리고 저택을 떠나셨고 전 도련님이 욕지거리를 하
이른 아침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고묘묘는 스며오는 한기에 화들짝 놀라서 잠에서 깨어나, 창문을 닫으라고 계집종을 불렀다.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반응이 없었다.어렴풋이 눈을 떴는데, 침상 맞은편에 누군가 앉아있었다.고묘묘는 깜짝 놀라서 벌떡 일어났다.침서를 본 고묘묘는 놀라 굳어 버렸다. “침서, 뭐 하는 겁니까?”“여기에 얼마나 계셨습니까?”어둡고 차가운 표정으로 이곳에 앉아 잠든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았을 침서를 생각하니, 정말 등골이 오싹했다.고묘묘는 다급히 옷을 입고 다가갔다.하지만 밖에 내리는 눈을 보고 순간 기뻐하며 말했다. “밖에 눈이 내려요. 함께 눈 구경 가자고 오신 겁니까?”침서는 음흉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며 냉랭하게 말했다.“그래, 밖으로 가서 무릎을 꿇거라.”고묘묘는 온몸이 흠칫 떨렸다.미소도 점차 사라졌다.“뭐라고 했습니까?”침서는 실눈을 뜨고 그녀를 쳐다보며 서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 말을 못 알아들은 것이냐? 밖에 나가 무릎을 꿇으라고 했다.”고묘묘는 순간 억울하면서도 화가 났다. “난희 때문입니까? 난희 때문에 저에게 벌을 주시는 겁니까?”“당신이 난희를 목 졸라 죽인 겁니다!”“제가 죽인 게 아닙니다!”인내를 잃은 침서는 벌떡 일어나 고묘묘를 덥석 잡더니 질질 끌고 밖으로 나가 한발로 그녀의 무릎을 걷어찼다.침서에게 걷어차인 고묘묘는 무릎을 털썩 꿇었다.눈밭에서 쿵 하는 소리가 들려왔다.고묘묘는 아픈 나머지 눈밭에 쓰러지고 말았다.무릎은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아팠다.침서의 손에는 긴 채찍이 들려 있었다.그는 채찍을 휘둘러 고묘묘의 목을 휘감았다.고묘묘는 벗어날 새도 없이 침서 앞에 끌려갔다.침서의 서늘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난희는 내가 죽인 게 맞고 그녀의 생사도 중요하지 않다.”“하지만 너의 잘못은 내 말을 듣지 않고 함부로 내 사람을 건드린 죄다.”그 음산한 목소리에 고묘묘는 등골이 오싹했다.“오늘은 단지 너에게 교훈을 주는 것뿐이니, 더 많은 고통을 겪기
다만 혼자 온 것이 아니라, 고묘묘도 함께 왔다.고 대인의 질문에 침서는 군말 없이 인정했다. “그렇소. 김죽은 내가 죽였소!”덤덤한 그 한마디 말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발칵 뒤집어졌다.이 말을 들은 김량도 아연실색했다. “당신이었소?”“왜 내 아들을 죽였소? 왜?”김량은 격분하여 침서에게 달려들었다. “내 아들을 살려내시오.”그러나 침서는 김량을 확 밀쳐냈다.“당신 아들은 죽어 마땅하오.”고 대인이 물었다“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오?”침서가 대답했다. “어젯밤, 나는 공주를 구하기 위해서 김씨 댁에 쳐들어가서 김죽을 죽였소.”이 말이 나오자, 주위는 순간 소란스러워졌다.곧이어 고묘묘가 말했다. “어제 나는 습격당해 상처 입고 기절했소. 그런데 누군가에게 끌려갔는데 깨어나 보니 김씨 댁에 있더군요. 김죽은 나를 유린까지 하려고 했소.”“당행이 침서 장군이 때마침 도착해서 나를 구했소.”고 대인은 깜짝 놀라서 말했다. “뭐라고요? 김죽이 감히… “고묘묘는 냉랭하게 말했다. “이 사람은 색마요. 그러니 죽어 마땅하오!”“고 대인께서 공정하게 처리해 주기 바라오.”고 대인은 노하여 말했다. “이는 김씨 집안 하인의 증언과 일치하니, 김죽의 소행이 확실하오. 그러니 김죽은 확실히 죽어 마땅하오.”“김량, 당신은 일단 돌아가시오.”“사건은 종결되었소!”이 말을 들은 김량은 대경실색하며 말했다. “대인, 제 아들이 그런 비참한 죽임을 당했는데 너무 억울합니다! 김죽이 설령 정말 그런 일을 저질렀다고 해도 율법으로 다스려야지 어찌 이렇게 잔인하게 죽인단 말입니까?”하지만 김량이 아무리 소란을 피워도 아무도 그를 상대하지 않았다.어쨌든 김죽은 공주를 납치했기 때문에 침서에게 참살당한 것이다.비록 율법에 어긋나지만, 도리는 있다.게다가 공주와 침서가 관련되어 있으니, 고 대인은 이 사건을 처리할 수 없다.그래서 바로 사건을 종결해 버렸다.하지만 이 사건의 실제 기록을 여전히 황제에게 올렸다.침서의 행위가 벌을 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