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는 이때까지 황후의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없다.늘 도도하고 고개를 숙일 줄 몰랐으며, 무릎 꿇는 일은 더더욱 없었다.하지만 이번에, 그녀는 이렇게 오래 무릎을 꿇고 있다.황제는 결국 마음이 약해졌고, 느긋한 어투로 말했다.“알겠소. 그럼, 이번은 용서할 테니, 앞으로 황후가 잘 가르치고 잘 단속하여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시오. 짐은 다시는 보고 싶지 않소.”이 말을 들은 황후는 기뻐하며 말했다. “예! 폐하, 감사합니다.”그리고 황제는 황후에게 성지를 주었다.황후는 즉시 사람을 시켜 고묘묘를 구하러 갔다.그 시각, 고묘묘는 이미 곤장 50대를 맞았고, 걸상을 잡을 힘도 없었으며, 걸상에서 떨어져 땅바닥에서 몇 바퀴 뒹굴었다.시위는 그녀를 다시 걸상 위에 옮겨 놓았다.계속해서 곤장을 내리치려는데 한 궁인이 급히 달려와 황제의 성지를 꺼냈다.“멈추시오! 멈추시오!”“성지입니다. 곤장은 멈추고, 공주에게 불경 천 번을 베껴 쓰도록 벌한다.”“속히 공주마마를 들어가시오.”그리하여 그들은 고묘묘를 들어 황후의 침궁으로 데려가려고 했다.황후는 길에서 애타게 기다리고 있었다.피범벅이 된 사람을 보고 황후의 안색은 확 변했다. “왜 이렇게 심하게 다쳤느냐?”“어서 의원을 부르거라!”황후의 마음은 부서지는 것 같았다.그러나 고묘묘는 어렴풋이 눈을 뜨더니 허약한 목소리로 말했다. “장군부로 돌아가겠습니다… 저를 장군부로 데려다주십시오… “이 말을 들은 황후는 놀라서 제자리에 굳어버렸다.“많이 다쳤으니, 상처가 회복되면 돌아가거라.”하지만 고묘묘가 말했다. “아닙니다… 지금 돌아가겠습니다… ““침서가 아직 깨어나지 않았습니다… “이 말을 들은 황후의 안색은 흐려졌다.“또 침서야! 또 침서를 위해서야! 이번에도 침서를 위해 복수하려다가 함정에 빠진 거잖아.”“지금 돌아가 침서를 보살피려고 네 목숨도 버리는 것이냐?”황후는 몹시 화가 났다.황후는 고묘묘가 침서 때문에 이런 재앙이 생길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하지만
태의는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저었다. “침서 장군의 상태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습니다. 제가 이미 약을 썼지만, 장군께서는… 스스로 깨어나려고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장군님은 살고자 하는 의지력이 없습니다… ““침서 장군의 몸은, 삶에 대한 의지만 강하다면 약을 쓰면 얼마든지 깨어날 수 있습니다.”여기까지 듣던 고묘묘는 주먹을 불끈 쥐었다.마음은 아프기 그지없었다.낙요!낙요가 침서의 삶에 대한 의지를 다 앗아갔다.어찌 낙요에게 찔려서 삶에 대한 의지까지 포기한단 말인가?고묘묘의 마음은 바늘에 찔린 듯이 아팠고, 그녀는 눈시울을 붉히며 코를 훌쩍이더니 태의에게 물었다. “그럼, 침서 장군은 지금 의식이 있느냐? 나의 말을 들을 수 있느냐?”태의가 대답했다. “그동안 장군님을 치료한 경과를 보면, 장군님은 외부 사물에 대해 지각할 수 있지만, 우리 같은 보통사람처럼 정신이 맑지는 않습니다.”“만약 장군님께서 살고자 하는 의지만 생기면 장군님은 무탈하실 겁니다!”이 말을 들은 고묘묘는 주먹을 더욱 꽉 움켜쥐었다.“그래, 알겠다.”“쓸 수 있는 모든 약을 장군께 쓰거라. 절대 그를 죽게 둬서는 안 된다! 그리고 다른 건. 내가 방법을 생각해 보겠다.”태의는 공손하게 대답했다. “예!”당행이 이번에 태의들은 황후의 명을 받고 왔고, 황후는 침서를 살리기 위해 진귀한 약재까지 많이 챙겨주었다.마침 침서에게 쓸 수 있게 되었다.침서가 죽으면, 아마 공주마마는 바로 그들을 죽여 버릴 것이다.그래서 태의들은 침서의 상처를 치료하는데, 각별히 신경 썼다.태의는 상처를 치료 후, 장군부에서 나왔다.고묘묘는 몸의 상처 때문에 똑바로 앉을 수도 없었다.그녀는 계집종의 부축하에 힘겹게 발걸음을 옮겨 난희의 방으로 찾아왔다.갑자기 들이닥친 고묘묘를 보고 난희는 깜짝 놀랐다.난희는 탁자 옆에 앉아 손바닥의 상처에 약을 바꾸고 있었다.그녀는 고묘묘를 보더니, 손바닥의 상처를 싸맬 겨를도 없이 다급히 몸을 일으켜 예를 행했다. “공주마마.”침
고묘묘는 화가 나서 방에서 나갔다. “옷은 사람을 시켜 보내주겠으니, 오늘 밤에 당장 장군님 방으로 가거라.”난희가 침서 곁에 있을 수 있었던 건, 낙요를 닮았기 때문이었다.난희는 아파서 땅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손은 너무 아파서 덜덜 떨렸고, 이마에는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통증이 약간 가시자, 난희는 다시 상처를 싸맸다.저녁 무렵, 계집종이 옷과 머리 장식을 가져왔다. “난희 낭자, 소인이 환복과 화장을 도와드리겠습니다.”난희는 약간 이해가 안 되었지만, 옷을 갈아입은 후, 순간 모든 걸 알게 되었다.계집종은 그녀를 거울 앞에 앉혀 놓고 화장을 해주기 시작했다거울 속 자기 모습은 점점 낙요를 닮아가고 있었다.그 시각, 난희는 드디어 고묘묘의 뜻을 알아차렸다.치장을 마치자, 계집종이 그녀를 침서의 방으로 데려갔다.고묘묘도 함께 들어와 침서의 침상 옆에 서서 냉랭하게 말했다.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있는 거지?”“침서 장군께서 깨어나기 전까지 넌 낙요처럼 말하고 침서 곁에서 보살피며 그에게 살아갈 용기를 줘야 한다.”난희는 거절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었다.그녀도 침서가 깨어나길 바랐기 때문이다.만약 이런 방법으로 참서를 살릴 수 있다면 그녀는 당연히 동의한다.고묘묘는 방에서 나가면서 방문을 닫아 주었다.난희는 침상 옆에 앉아 침서의 손을 잡고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침서, 죽으면 안 됩니다.”“당신이 죽으면 저에게 적수가 없습니다.”난희는 침서의 침상 옆에서 밤새도록 말했다.고묘묘는 문밖에서 한참 동안 듣다가 힘없이 담벼락에 기대었고, 마음이 무거웠다.그저 난희가 침서를 깨어나게 하길 바랄 뿐이었다.--다음 날.잠에서 깨어난 낙요는 자신이 그렇게 오랫동안 잤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방문을 열자, 햇살이 쏟아져 들어왔다.오늘 날씨는 정말 좋았다.비록 엄동설한이지만, 햇볕은 유난히 따사로웠다.저택은 시끌벅적했다.낙요가 소리를 나는 쪽을 따라 걸어가 보니, 송천초가 정원에서 화초를 심고 있었고, 시완이 옆에서
"첫째는 당신의 몸을 보신하는 것이고, 둘째는 축하하는 것이다."우유도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나도 그런 뜻이야.""이번에 네가 침서를 암살한 일 때문에 조야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세자의 말 한마디에 조정은 비난하는 사람이 없어. 도리어 모두 침서를 비난하고 있다.""결국 그가 너를 죽이지 않았더라면 우리 여국이 대제사장을 몇 년 동안 잃지 않았을 텐데, 많은 내란 분쟁이 일어났을 거야.""지금 그의 생사조차 알 수 없지만, 이미 많은 사람이 그의 병권을 없애달라고 청을 하기 시작했어.""그리고 이번에 고묘묘가 처벌을 밟았으니, 응당 축하할만하지?" 우유는 매우 흥분해서 말했다.모든 사람이 기뻐했다.이것은 침서에게 맞서 초보적인 승리를 거두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낙요는 자신이 충동적으로 암살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예상치 못한 순산에 의외의 횡재를 한 것이다.이 모든 것은 부진환 덕분이다."그래요, 축하할 일입니다!""오늘 모처럼 사람이 이렇게 모였는데, 주락과 강영도 불러다 함께 즐기는 것이 어떻소." 곧 주락과 강여도 대제사장부로 왔다.봉시 부부와 송천초 그리고 초경도 함께 했다.탁자가 크지 않았기에, 두 개를 서로 맞대고 나서야 겨우 앉을 수 있었다.쇠고기와 양고기를 삶은 두 개의 큰 솥은 향기가 유난히 매혹적이었다.모두 화기애애하게 술을 마시고 고기를 먹었다.김옥한은 다른 사람과 친하지 않았기에 낙요가 그녀를 모두에게 소개했다.김옥한은 더욱 송구스러웠다.요 며칠 이곳에 머물면서 모두 그녀에게 잘해주었다, 낯선 환경에서 적응하지 못할까 봐 모두 그녀를 정성스레 보살폈다.낙요가 마음에 들어 하는 사람을 빼앗는 게 미안했다.가능한 , 빨리 부진환과 파혼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밥을 먹은 후 우유는 낙요를 데리고 따로 이야기를 나눴다."황상이 이미 사람을 보내 제사장 일족, 취혼산 부근에 온심동의 석상을 세우게 했어. 황상이 널 위로하기 위해 그런 거야.""네가 홧김에 여국을 떠날까 봐 두려웠던 모양이야."낙
그녀는 고통에 몸을 벌벌 떨었다.난희는 약병을 던질 뻔했다.그러나 곧이어 그 불처럼 화한 느낌이 덜해지더니 서늘한 기운이 느껴졌다.곧 상처가 아프지 않았다.난희는 살짝 놀랐다.보아하니 약에는 문제가 없어 보였다. 약을 바르고 나서 몇 초만 아팠던 것 같았다.그녀는 다시 약을 두껍게 바른 뒤 단단히 싸맸다.아직 연고가 남아있기에 그녀는 매우 소중하게 품속에 넣었다.침대 옆으로 가서 계속 침서를 돌봤다."당신을 미워하지 않아요, 그러니 깨어나 주면 안 돼요?"온종일 그녀는 침서의 방에 머물며 그에게 이야기했다.어느새 밤이 되었다.침서에게 약을 먹인 뒤, 난희는 다시 옆을 지켰다. 밤새 지쳤는지 눈꺼풀이 무거웠다.졸렸는지 습관적으로 하품했다. "침서..."그러나 창문 밖의 바람에 방 안의 촛불이 펄럭였다.침대 위에 있던 사람이 천천히 눈을 떴다.흐릿한 빛 속에서 그는 침대 옆에 앉아있는 낙요가 흐리멍덩하게 보였다."아요..."난희는 그 소리를 듣고 갑자기 정신을 차렸다. "깨셨군요!"침서가 그녀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아요, 이거 꿈 아니지?""그간 네가 날 돌봐줬던 거야?"난희가 멍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예, 접니다.""당신을 그간 미웠했지만 줄곧 마음속에는 당신뿐이었습니다. 날 속이고, 날 온심동을 죽이는 데 이용하려 하는 것이 속상했을 뿐입니다."이 말을 듣자, 침서는 애가 타서 일어나려 했다."아니야, 다음부터 그러지 않을게. 아요, 날 한 번만 용서해줄래?"침서가 힘없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난희가그를 침대로 다시 눌렀다. "다치셨습니다, 일어나지 마세요.""나중에 잘못한 것을 다시 되돌리면 용서할 수 있습니다."침서는 감격에 젖어 창백한 얼굴로 미소를 지었다."고마워.""아요..."침서가 그녀를 자신의 가슴으로 끌어안았다.난희가 그의 가슴에 엎드려 그의 심장 박동 소리를 들었다."꼭 건강 되찾아요."침서가 그녀의 머리를 어루만지며 말했다. "그럴 거야.""아요, 다시는 날 떠나지
고묘묘의 얼굴빛이 삽시간에 크게 변했다.벌떡 일어서더니 물었다. "뭐야?!"그녀는 화가 치밀어 침서의 방으로 향했다, 방문 사이로 민망한 소리가 들렸다.바로 쳐들어갈 생각으로 오긴 했지만, 손이 문에 닿자마자 다시 망설였다.주먹을 꽉 쥐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날카로운 눈빛으로 방문을 한 번 보더니 몸을 돌려 소매를 뿌리치고 사라졌다.지금은 침서부터 다시 살리기로 했다. 그다음 난희를 처리하기로 했다.다음날, 태의가 또다시 왔다.침서의 상태를 살피던 태의가 안색을 굳히며 말했다. "저... 장군께서 침대를 내려온 적 있습니까?""상처가 다 찢어졌습니다."난희는 움찔했다. 그녀는 침서를 막으려 했지만, 힘이 너무 셌던 탓에 그를 막을 수 없었다.어젯밤 너무 격렬하게 하는 바람에 깊은 상처가 찢어진 줄도 몰랐다.비록 그녀가 다시 침서의 상처를 싸매어 주었지만, 태의가 발견할 줄은 몰랐다.난희는 묘한 긴장감을 느꼈다.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고묘묘가 답했다. "요즘 장군님의 건강이 차츰 좋아지고 있소. 간밤에 정신이 흐리멍덩했는지, 침대에서 떨어졌고 그 바람에 상처가 찢어진 것 같소.""목숨에 큰 지장은 없겠지?"태의가 미간을 찌푸린 채 말했다. "넘어진 것 같지 않습니다. 원기가 없어져, 또 허약해졌습니다."했지만, 손이 계속해서 말했다. "장군이 건강하면 아무런 지장이 없습니다.""장군께서 이미 정신을 차렸다면, 그의 생명에 위협이 없다는 것이니, 안정을 취하면 됩니다.""보름만 더 지나면 완전히 낫을 겁니다." 고묘묘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알겠소, 고맙네."하지만 손은 오히려 등골이 서늘했다.고묘묘가 고맙다고 인사를 할 줄 몰랐다."다른 일이 없다면 소인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그래."태의가 서둘러 물러갔다.고묘묘의 음산한 눈빛이 난희에게 떨어졌다."어젯밤, 네가 장군을 모신 거냐?"난희는 약간 긴장했다. 그녀는 고묘묘에게 감출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태의가 한 말이 무엇을
난희는 방에 갇혀서 아무것도 먹지 못했다.낮에 몸종이 가져다준 음식은 전부 쉰 죽 반찬뿐이었고, 찐빵 두 개도 곰팡이가 핀 것이었다.난희는 놀라서 몸종에게 물었다. "이걸 먹으라고 준 거야?"몸종이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공주님이 분부한 것입니다. 저희는 명에 따르는 수밖에 없습니다."말을 마친 몸종은 몸을 돌려 나갔다.난희는 화가 나서 쫓아갔지만 이미 방문이 닫혔다.그녀는 방문을 세게 두드리며 외쳤다. "돌아와!""거기 누구 없느냐! 이리 오너라! 장군을 만나야겠다!"아무도 그녀에게 대답하지 않았다.그녀는 힘껏 문에 몸을 던졌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다. 문밖에는 자물쇠가 채워져 있었고 밖에는 아무도 없었다.난희는 화를 내며 그녀에게 가져다준 음식을 엎었다.의자에 앉아 화를 분출했다.침서를 구해야 할 땐 그녀를 필요로 하고, 침서가 깨어나자 그녀를 눈엣가시 취급을 했다.난희는 간신히 저녁까지 기다렸다. 저녁에 몸종이 다시 밥을 가져다주길 기다렸다.그러나 이번에도 역시 쉰 음식 뿐이었다. 어떻게 이런 음식들만 가지고 올 수 있는지도 의문이었다.난희가 몸종이 음식을 놓은 틈을 타 일어나 문을 박차고 나갔다.몸종은 깜짝 놀라 그녀를 즉시 쫓아갔다. "멈춰!""네가 이러면 공주님께서 널 더 가둬두실 거야!"그러나 난희는 아랑곳하지 않고 곧장 밖으로 뛰쳐나갔다.침서의 방으로 가고 싶었다.그러나 가던 중, 호위병에게 저지당했다.호위병은 그녀를 제자리에 바닥에 눌렀고 난희는 필사적으로 발버둥쳤다. "손 치워! 감히 나한테 손을 대?"난희가 발버둥을 쳤고, 호위병은 정강이를 걷어찼다. 난희가 바닥에 철퍼덕 넘어졌다.무의식중에 손으로 바닥을 짚었으나 손바닥의 상처가 유난히 아팠다."아..."그녀는 손바닥이 아파 자기도 모르게 한숨을 들이쉬었다."왜 못하겠니? 정말 자기가 장군의 안주인이라도 된다고 여기는 거야?"고묘묘가 천천히 걸어나왔다, 고묘묘는 난희의 다친 손을 꾹 밟았다."당신!" 난희가 화를 내며 고묘묘를 노려보았다.
굶주름이 찾아왔다. 쉰 밥과 나물을 한 번 쳐다본 그녀는 차갑게 시선을 돌려 물 한잔을 따라 마셨다.다음날 배달된 것은 역시나 쉰 밥과 쉰 나물이었다.난희는 이틀간 물만 마시면서 버텼다.그러나 밤이 되자 배고픔을 도저히 버틸 수 없었다.저런 음식을 보면서도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다. 그녀는 잠을 자지 못하고 뒤척였다.결국 굶주림을 참지 못한 그녀는 살기 위해 상한 음식을 먹기로 했다. 물로 보름을 버틸 수 없기 때문이다.그녀는 메스꺼움을 참고 억지로 음식을 씹지 않은 채 꿀꺽 삼켰다.그러나 목구멍에 음식이 들어가는 순간, 올라오는 시큼한 냄새는 속을 거북하게 했다.참을 수 있을 것 같았던 상한 음식이었으나, 절반도 먹지 못한 채 그녀는 모두 토해냈다.사흘째 되던 날, 그녀는 몸종에게 뇌물을 줄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몸종의 손에 묵직한 돈 가방을 쥐여주었다.몸종이 놀라 얼른 손사래를 치며 거절했다.난희가 목소리를 낮춰 말했다. "도망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신선한 찐빵을 몇 개 갖다 주기를 바랄 뿐이야.""어려운 요구 아니지?""주방에 가서 음식을 가져올 때 조용히 가져다줘."몸종은 흔들렸다, 그녀가 건네준 돈주머니가 아주 무거워서 때문이다.결국 몸종이 고개를 끄덕였다."매번 만두 하나를 가져다줄 수 있어."난희가 매우 기뻐했다. "고마워!"몸종은 과연 약속대로 끼니마다 그녀에게 찐빵 하나를 가져다주었다.소매 속에 하나를 슬쩍 넣어 가져왔다.쉰 밥과 나물에 비하면 찐빵 하나는 그녀에게 단비 같은 존재였다.적어도 그녀를 보름까지 살게 해줄 음식이다.먹는 문제는 해결이 되었다.4일째 되던 날, 난희의 연고가 다 떨어졌다.손바닥의 상처에 약을 바르지 못하면 더는 호전되지 않는다.5일째 되는 날, 상처는 나아지기는커녕 점점 악화하였다.처음에는 상처 주위가 하얗게 보였고 그녀는 거즈를 풀어 바람을 넣었다.그러나 여전히 나아지지 않았다. 상처 주위의 살은 하얗게 변하고 서서히 짓무르기 시작했다.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