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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84화

부진환은 황급히 거절해다.

“안 됩니다, 폐하.”

“김 현령의 딸은 저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습니다. 전 그저 그녀를 친우로 생각하고요. 억지로 묶어놓는다면 행복하지 않을 겁니다. 오히려 김 현령의 부탁을 어긴 것이 되겠지요.”

“김 현령의 딸은 제가 잘 보살필 테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부진환은 거절의 의사를 표시했다.

그런데 이때 등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침서가 천천히 걸어온 것이다.

그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세자와 김현령의 딸이 반드시 혼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건 세자의 개인적인 감정과는 상관없는 일입니다.”

“세자는 김 현령 먼저 약속을 했는데 그 약속을 어긴다면 사람들이 세자를 어떻게 보겠습니까? 어쩌면 안 좋은 소문이 돌면서 폐하까지 험담을 들을지도 모릅니다.”

“게다가 김 현령은 백성을 구하기 위해 자기 목숨을 바쳤습니다. 엄청난 공로를 세운 셈이지요. 그가 죽기 전 남긴 마지막 소원마저 이루어주지 못한다면 백관들이 실망하지 않겠습니까?”

“앞으로 그 누가 조정을 위해 일하겠습니까?”

“이건 세자 혼자만의 일이 아니니 세자는 당연히 결정할 권리가 없습니다.”

침서는 말을 마치며 의기양양한 얼굴로 부진환을 보았다.

부진환은 안색이 좋지 않았다. 그리고 황제는 침서의 말을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일리 있구나.”

“세자, 이 일은 사양하지 말거라. 짐이 두 사람의 혼인을 허락할 것이다.”

부진환이 아무리 설득해도 소용없었다. 황제는 그와 김옥한을 반드시 혼인시킬 생각이었다.

부진환은 심각한 표정으로 어서방에서 나왔고 진익은 옆에서 웃으며 말했다.

“세자, 울상 할 필요 없소. 김 현령의 딸은 온화하고 세심하며 다정하지. 세자와 혼인한다고 해도 겨우 명분일 뿐이오. 몇 년 지난 뒤 도저히 마음에 들지 않으면 핑계를 찾아 헤어지면 되지.”

부진환은 대답하지 않고 어두운 안색으로 계속해 앞으로 걸었다.

진익이 계속해 말했다.

“난 세자가 김 현령의 딸과 그런 약속을 했는 줄은 몰랐소. 그날 비가 크게 내려 두 마디만 듣고 떠났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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