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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4화

침서는 실눈을 뜨며 차가운 눈빛으로 덤덤히 말했다.

“낙요는 죽지 않을 것이오. 그리고 그녀는 불전연이 필요 없소.”

“이건 내게 더는 중요하지 않소.”

침서는 천천히 허리를 숙이더니 유유히 입을 열었다.

“만약 이 불전연만 훔쳤다면 살려주지. 낙요를 도성까지 호송해 준 공이 있으니 말이오.”

침서의 한기가 감도는 눈동자를 보고 있으면 등골이 오싹했다.

“하지만 당신은 내 밀실에 들어가 내 일을 망쳤으니 죽어야 하오!”

도망친 혼백을 떠올리자 침서의 눈동자에 살기가 감돌았다.

그는 분사검을 움켜쥐고 힘껏 검을 휘둘렀다.

피가 흩뿌려졌고 구십칠의 몸이 그대로 쓰러졌다.

난희의 옷자락에 피가 튀었다. 그녀는 긴장한 표정으로 침을 삼켰고 눈동자는 두려움으로 가득 찼다.

만약 오늘 누군가 밀실에 잠입하지 않았다면 죽은 사람은 아마 그녀였을 것이다.

침서는 분사검을 내려놓고 차가운 목소리로 분부했다.

“시체는 먼 곳에 내던지거라. 조용히 움직여야 한다.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하거라.”

“알겠습니다!”

곧 시체가 옮겨졌다.

침서는 피곤한 얼굴로 돌아서더니 침상에 누워 덤덤히 말했다.

“이만 가보거라.”

난희는 고개를 끄덕인 뒤 방에서 나왔다.

바닥에 널브러진 불전연을 본 난희는 조심스럽게 침서를 힐끔 보았다. 침서는 눈을 감고 있었다.

그녀는 허리를 숙여 불전연을 줍더니 방문을 닫았다.

방에서 나온 뒤 그녀는 복잡한 심경으로 불전연을 바라보았다.

구십칠은 이번에 낙요를 위해 불전연을 구하려고 이곳에 왔을 것이다. 사람들은 그가 8대 가문의 도장도 훔칠 수 있는 실력이 대단한 도적이라고 했다.

그는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었다.

그러나 오늘 그는 장군 저택에서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난희는 돌아가서 불전연을 비단함 안에 숨겨두었다.

-

꿈속에서 낙요는 몸을 흠칫 떨더니 화들짝 놀라 잠에서 깼다.

깨어나서 밖을 보니 아직 날이 어두웠다.

악몽을 꾸지도 않았는데 왜 갑자기 놀라서 잠이 깬 걸까?

낙요는 일어나 앉은 뒤 촛불을 밝혔다.

그녀는 불안한 마음에 나침반을 꺼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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