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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899화

최근 들어 그녀는 가끔 예전에 있었던 일을 꿈에서 봤다. 아마도 그녀가 잊은 기억들일 것이다.

그리고 가끔 옛일을 떠올릴 때 예전에는 떠오르지 않았던 기억들이 저도 모르게 조금씩 회복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낙요는 당장이라도 더 많은 기억을 떠올리고 싶었다.

바로 그때, 부진환이 뜨거운 물을 받아 와서 문 앞에 섰다.

“대제사장님.”

방문을 연 낙요는 그를 본 순간 살짝 놀랐다.

“누워서 쉬지 않고 왜 또 온 것이오?”

부진환의 입가에 옅은 미소가 걸려 있었다.

“제가 오지 않으면 대제사장님께서 익숙하지 않을까 봐서요.”

“웃기는 소리군. 당신이 없는 것이 익숙하지 않을 리가?”

낙요는 차가운 어조로 말했지만 부진환을 쫓아내진 않았다.

부진환은 침상 옆에 섰고 낙요는 자리에 앉았다.

그녀는 고단했다.

부진환은 낙요의 신발을 벗긴 뒤 그녀의 발을 뜨거운 물에 담갔고 적당한 힘으로 안마했다.

낙요는 편하게 눈을 감고 덤덤히 말했다.

“약을 먹어서 몸이 좀 나아졌소?”

부진환은 고개를 끄덕였다.

“많이 나아졌습니다.”

“그러면 다행이군.”

“진익이 돌아오면 역소천의 죄를 묻고 그를 처형할 것이오. 당신의 상처 또한 반 이상 나을 것이오.”

부진환은 살짝 놀라며 고개를 들어 그녀를 보았다.

“대제사장님, 그들과 무슨 거래를 한 겁니까?”

낙요는 대답하지 않았다.

부진환은 눈빛이 암담해졌다.

“전 대제사장님을 위해 한 일이 없습니다. 그러실 필요 없습니다.”

낙요는 덤덤히 입을 열었다.

“여단청과 월규였어도 난 그렇게 했을 것이오.”

말하면서 그녀를 진지한 얼굴로 부진환을 바라보았다.

“그건 당신이랑 상관이 없소.”

부진환은 씁쓸하게 웃었다.

“알고 있습니다.”

“대제사님장께서는 의리를 중요시하는 분이니 오늘 다른 사람이었어도 대제사장님께서는 구하려고 하셨겠지요.”

부진환은 말하면서 속이 답답했다.

그는 구십칠이 죽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었다.

살릴 수 있다면 낙요가 가만히 있을 리가 없었다.

그녀가 지금까지 아무런 얘기도 하지 않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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