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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8화

이 말이 나오자, 부진환은 온몸이 굳어버렸다.

진익의 눈빛은 기대로 불타올랐다.

어려서부터 그는 비록 황자였지만, 그를 존경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친여동생마저도 늘 그를 때리기 일상이었다.

전혀 체면을 고려하지 않았다.

눈앞의 이 사람은 천궐국의 전신인 왕야이고, 권세가 하늘을 찌르는 섭정왕이다.

경건하게 무릎 꿇는 그의 모습이 정말 기대된다.

부진환은 손바닥을 더욱 꽉 움켜쥐었다.

사실 부진환은 진익과 협상할 수 있었다. 많고 많은 조건을 그와 협상할 수 있었다.

하지만, 협상은 전술이 필요하고, 침착하고 전혀 흐트러지지 않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지금의 부진환은 할 수 없다.

그리고 기다릴 수도 없다.

그의 눈빛이 돌연 무거워지더니, 옷자락을 젖히고 무릎을 꿇었다.

쿵 하는 소리, 무릎이 땅에 닿는 그 순간 들려오는 소리는 유난히 무겁고 답답했지만, 진익은 유난히 듣기 좋았다.

부인할 수 없는 건. 지금 진익은 지극히 큰 만족감을 얻었다.

이것은 이 몇 년 동안, 그가 항상 찾아 헤맸지만, 얻을 수 없었던 느낌이었다.

특히 지금 그의 앞에 무릎을 꿇고 있는 사람은 천궐국의 가장 강한 사람이고, 천궐국의 높은 자리에 앉아 있는 분이다.

부진환은 평생 아마도 그의 부황에게만 무릎을 꿇어 봤을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하니 진익은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좋소. 당신이 이토록 간곡하니, 내가 도와주겠소.”

말을 끝내고, 진익은 감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부진환은 그제야 천천히 일어났다. 그는 긴장한 마음으로 그 감방을 바라보았으며, 멀리서 피를 흘리며 형을 당하고 있는 낙청연을 바라보았다.

진익의 뒷모습을 보며, 부진환은 마음속으로 진익이 조금만 더, 조금만 더 빨리 움직이길 바랐다.

진익은 감방으로 왔다.

고 황후는 진익이 온 것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를 쳐다보지 않았다.

진익은 체면 불구하고 입을 열었다. “모후, 이 낙청연은 어찌 됐든 침서의 사람아닙니까? 만약 낙청연을 죽이면, 침서는 절대 가만있지 않을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고 황후는 돌연 눈빛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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