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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4화

통증은 물밀듯이 밀려왔다. 피비린 냄새가 또 목구멍 끝까지 차올랐다.

“왜 그러느냐?” 초경은 미간을 찌푸리며 물었다.

“괜찮다.” 낙청연은 억지로 몸을 지탱하여 일어났다. 더 괴로운 건 지금 눈부신 햇빛이었다.

눈이 시려 눈물을 주체할 수 없었다.

“왕비 마마, 왕비 마마!” 지초는 낙청연의 품속으로 달려가 눈물범벅이 되어 말했다. “왕비 마마, 괜찮으십니까?”

“혼잡한 틈을 타 우리 빨리 이곳을 뜹시다.” 지초는 낙청연을 끌고 황급히 후문으로 도망쳤다.

지초는 소유가 했던 말을 기억하고 있었다. 모든 것을 준비해 놓았으니, 더 큰 일이 생기기 전에 왕비를 데리고 도망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다들 왕비가 죽지 않은 걸 알게 되면, 왕비는 정말 도망갈 수 없을지도 모른다.

낙청연은 지초에게 끌려 후문으로 나갔다. 햇빛 때문에 낙청연은 눈이 시려 앞길이 아예 보이지 않았다.

마차에 올라서야 조금 완화됐다.

“왕비 마마, 어찌 우는 겁니까?” 지초는 다급히 손수건을 꺼냈다.

곧바로 초경이 따라서 마차에 올랐다. “너희 집 왕비는 밀실에 너무 오랫동안 갇혀 있어, 한순간 바깥의 빛에 적응하지 못해서 그러는 거다.”

이 말을 들은 지초는 다급히 상자 속에서 보따리를 꺼내더니, 검은색 넓은 두봉을 꺼내 낙청연에게 걸쳐주고 모자를 씌워주었다.

여위고 허약한 그 모습은 넓은 두봉에 싸여, 더욱 수척해 보였다.

“이렇게 빈틈없이 준비한 거야?” 낙청연은 상자 안의 물건을 보고 말했다.

지초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저는 왕비 마마께서 이곳에 갇혀 있는 걸 알고, 줄곧 왕비 마마를 구해낼 기회를 기다렸습니다.”

“우리 이번에 떠나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겁니다!”

낙청연은 잠시 멍해 있더니,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문발을 걷어 올리고 마지막으로 멀리서 다시 한번 섭정왕부를 바라보았다. 마음속은 이미 전혀 미련이 남지 않았다.

만회도 시도해보았고, 할 수 있는 건 이미 다 해봤다. 다만 이곳을 영원히 떠나려니, 마음은 약간 복잡했다.

“어디로 갈 생각이냐?” 초경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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