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1149화

Author: 완경음
last update Last Updated: 2024-10-29 19:42:56
낙청연은 웃었다.

“너무 오래 자서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구나.”

“네 아버지는? 너와 함께 경도로 돌아가느냐?”

송천초는 고개를 저었다.

“제월산장이 불에 탔지만 저희 집안은 대대로 그곳에서 살았습니다. 제 아버지는 그곳에 남아 제월산장을 다시 지을 생각입니다.”

그 말에 낙청연은 살짝 놀랐다.

“그러면 약재는...”

송천초는 웃었다.

“약재는 사람들에게 쓰려고 있는 겁니다. 사람들을 구하는 데 쓰여야 약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번에 백 년 동안 모았던 것들을 전부 잃게 되었지만 백 년 뒤면 다시 모을 수 있을 겁니다.”

그 말에 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풍도 상회의 상대는 서릉에 갈 수 있으니 우리가 산장을 재건하는 걸 돕겠다.”

“그런데 왜 넌 서릉에 남아 아버지를 돕지 않은 것이냐?”

송천초는 걱정스러운 얼굴로 그녀를 보았다.

“이번에 저희 집 일 때문에 그대가 이렇게 다치지 않았습니까? 그대의 손이 다 낫는 걸 직접 봐야겠습니다.”

“게다가... 그도 최근 제게 살갑지 않아서...”

송천초는 미간을 구겼다. 그녀의 눈동자에서 걱정스러움이 보였다.

“초경 말이냐?”

낙청연은 놀랐고 송천초는 고개를 끄덕였다.

“산에 있을 때부터 그랬습니다. 산에서 내려온 뒤로는 본 적도 없고요. 날씨가 점점 추워지는 데 최근 들어 그의 상태가 점점 악화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경도로 돌아간 뒤 그를 보러 갈 생각입니다.”

“그대의 상처가 다 낫는다면 진소한이 저와 함께 서릉으로 돌아가 산장을 재건하는 걸 도울 것입니다.”

“청연, 그때가 되면 우리는 아마도 오랫동안 보지 못할 겁니다.”

송천초는 미련 가득한 얼굴로 낙청연을 붙잡았다.

낙청연은 웃었다.

“괜찮다. 때가 되면 내가 널 찾으러 서릉으로 가겠다.”

송천초는 고개를 끄덕였다.

얘기를 나누고 있는데 밖에서 말을 채찍질하는 소리가 들려왔고 이내 마차까지 가까워졌다.

갑자기 랑목의 목소리가 들렸다.

“누이!”

낙청연이 창문을 열자 납매향이 확 풍겼다.

랑목이 팔을 뻗어 그녀에게 납매를 건넸다.

노란색의 납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Related chapters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1150화

    그 말에 낙청연과 부진환의 안색이 삽시에 달라졌다.“뭐라고?”두 사람은 곧장 입궁했다.조정의 백관들이 초조한 얼굴로 황제의 침궁 밖을 둘러싸고 있었다.부진환과 낙청연 두 사람은 급한 나머지 옷을 갈아입을 새도 없이 그곳에 도착했고 밖에 가로막혔다.“왕야, 왕비 마마. 폐하께서 목숨이 위태로우셔서 목 태의가 아무도 들일 수 없다고 했습니다. 한기와 함께 들어가면 폐하를 자극할 수도 있다고 했습니다.”부진환과 낙청연은 감히 안에 들어가지 못하고 침궁 밖에 서 있어야 했다.낙청연은 잠깐 고민하다가 창문 밖에 서서 소리쳤다.“목 장원! 폐하께서 어떤 병에 걸리셨는가?”낙청연의 목소리가 들리자 목 장원은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을 본 것만 같았다.“폐하께서는 중독된 듯하오. 하지만 급성 중독은 아니오. 꽤 오래 축적되었다가 이제야 발병한 듯하오. 얼굴에 자줏빛이 돌고 호흡이 어려우며 조금이라도 이상한 기운이 있으면 폐하를 자극할 수 있소.”“온몸의 혈맥이 확연히 불거졌는데 질식 때문인 듯하오. 침을 놓아 경맥을 통하게 했고 폐하의 등을 여러 차례 두들기니 각혈했소. 게다가 피에 핏덩이 같은 것이 섞여 있는데 무엇인지는 모르겠소.”그 말에 낙청연의 미간이 구겨졌다.그녀는 잠깐 고민하다가 말했다.“목 장원, 폐하께서 의식이 있으시오?”목 장원이 대답했다.“없소. 정신을 잃었소.”낙청연이 곧바로 대꾸했다.“목 장원, 폐하를 당장 일으켜 앉히고 무릎으로 폐하의 등을 누르시오.”그 소리에 대신 여럿이 창밖에 우르르 모여들었다.목 장원은 곧바로 낙청연의 분부에 따라 움직였고 이내 놀란 목소리로 말했다.“폐하께서 피를 아주 많이 토하셨소! 질척거리는 점액 같은 것도 토하셨소!”낙청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것은 피가 아니라 식물의 붉은색 진액이오. 열을 만나면 머리카락처럼 얇은 것을 만들어내고 진액이 끈적끈적해지면서 목구멍이 막혀 질식해 죽게 되오.”목 장원은 깨달은 얼굴이었다.“그렇군.”“폐하께서 많이 나아지셨소!”주위 대신들

    Last Updated : 2024-10-29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1151화

    낙청연은 마음이 무거워져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사실 그녀 또한 느낄 수 있었다. 정해진 운명이니 최종적으로 결과를 바꿀 수 없으리라는 걸 말이다.모든 이들의 운명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누군가의 운명을 바꾼다면 다른 이들의 운명 또한 달라진다.낙청연이 부경한에게 재앙이 찾아올 거라 예견해 그를 구하려 했는데 그 와중에 제월산장에 사건이 터졌다.그리고 돌아와 보니 부경한은 결국 사고를 당했다. 비록 목숨은 구했지만 말이다.-연이어 며칠 동안 부경한은 병상에 누워있었고 몇 번 깨어난 적이 있지만 이내 잠이 들었다.조정 대신들은 몇 번이나 사석에서 의논했다.황제가 병상에 누워있어 조정의 업무를 처리할 수 없었기에 큰일이든 작은 일이든 막론하고 모두 부진환이 결정을 내렸다.이미 적지 않은 대신들이 태상황을 찾아가 5황자 부운주가 조정 정무를 대신 관리하게 해달라고 청했다.낙청연은 태상황의 병을 고치기 위해 그를 자주 찾아뵀으니 당연히 들은 얘기가 많았다.역시나 이런 때가 되니 부진환을 추천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고 다들 5황자 부운주를 추천했다.낙청연은 그 이유를 대략 짐작할 수 있었다.첫째로는 부진환의 생모가 이궁의난 범인이고 요비라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들 중 대부분이 당시 여비를 죽여야 한다고 의견을 냈었기에 부진환이 황제가 된다면 그들에게 복수를 할까 봐 두려워했다.부진환이 그들에게 무슨 짓을 한 적은 없지만 말이다. 게다가 그들은 겉으로는 부진환을 살갑게 대했다.그리고 부진환에게 여국인의 피가 흐른다는 것도 그들에게는 위험 요소였다.둘째로는 부운주가 용감하게 계략으로 진주를 평정했기 때문이다. 예전에 태후와 부진환에게 장악당해 아무런 세력도 없고 그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기 때문에 천궐국에 전혀 위협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다.그는 엄씨 가문이나 섭정왕의 편이 되지 않을 것이기에 세력 균형을 맞추기에 적합하다는 게 그 이유였다.태상황은 매일 대신들의 추천을 들었지만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낙청연도 그가 어떤 생각을

    Last Updated : 2024-10-29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1152화

    부운주가 경도로 돌아오고 나서 조정에 나간 첫째 날 태상황이 명령을 하나 내렸다.부운주가 대신 조정의 정무를 관리하고 부진환이 그를 보좌하라는 명령이었다.그것은 태상황이 직접 말하고 낙청연이 대신 쓴 것이었다.낙청연은 태상황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다. 그래서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었다.부진환은 천궐국을 위해 아주 많은 일을 했고 혁혁한 공로도 세웠는데 태상황은 그의 공을 인정하지 않는 것 같았다.부진환은 그것에 아무런 불만이 없었지만 이 명령을 듣는 순간 약간 허탈함이 들었다.부운주가 조정의 정무를 대신 맡아 하는 것을 반대하는 사람은 없었다.오히려 다들 반기는 듯했다.다들 흩어진 뒤 부운주는 부진환의 앞에 서서 말했다.“앞으로 형님께서 많이 도와주십시오. 제가 아직 모르는 부분이 많다 보니 아낌없이 가르쳐 주셨으면 합니다.”부진환은 덤덤하게 대꾸했다.“그러면 어서방에 가서 자세히 얘기하자꾸나.”어서방에 도착하니 둘 뿐이었다.부운주는 정무가 아니라 다른 것을 물었다.“형님께서는 정말 진심으로 낙청연을 대하는 것입니까?”부진환이 날카로운 눈매로 그를 보았다.“그렇게 아득바득 이 자리에 앉으려 하는 건 낙청연을 위해서냐?”“그동안 참 잘 감추었구나. 나까지도 속았으니 말이다.”“난 너와 그 자리를 다투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네가 만약 권력을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거나 낙청연에게 무슨 짓이라도 한다면 각오해야 할 것이다.”“난 널 그 자리에 앉힐 수도 있지만 끌어내릴 수도 있다.”부운주는 강렬한 위협을 느꼈다. 그는 싱긋 웃었다.“전 당연히 형님의 실력을 믿습니다. 고작 몇 년 사이에 엄씨 가문을 쓰러뜨리셨으니 말입니다. 형님은 줄곧 제 본보기였습니다.”“전 낙청연을 어떻게 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녀가 형님을 좋아한다면 그것도 그녀의 선택입니다. 저 또한 그녀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형님, 부디 그녀의 뜻과 결정을 존중하고 그녀를 잘 대해주셨으면 합니다. 그녀를 저버리지 마세요.”“그렇지 않으면

    Last Updated : 2024-10-29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1153화

    부진환은 잠깐 고민한 뒤 말했다.“음식을 잘하는 주루는 거의 다 가봤구나. 호서골목(湖西巷)의 양고기 국이 괜찮다던데 그걸로 몸을 좀 녹이겠느냐?”낙청연은 고개를 끄덕였다.“좋습니다!”곧이어 두 사람은 오래된 식당으로 가서 양고기 국 두 그릇을 시켰다. 그릇이 얼굴보다도 더 컸다.탁자 위에는 고기와 채소가 있었고 양고기 국도 있었는데 겨울에 먹으니 아주 만족스러웠다.두 사람은 식사를 했고 낙청연은 술 한 잔 따르며 말했다.“진주의 승리를 축하합시다!”부진환은 살짝 웃더니 잔을 들어 낙청연의 잔과 부딪힌 뒤 단숨에 술을 들이켰다.낙청연이 또 말했다.“오늘 태상황께서 제게... 부운주가 조정 정무를 대신 관리하게 된 이유를 설명해주었습니다.”“태상황께서는 왕야가 너무 많은 짐을 짊어져서 힘들까 봐 걱정하셨습니다. 그래서 부운주에게 대신 정무를 관리하게 한 것입니다.”그 말에 부진환은 살짝 놀랐다.그는 낙청연을 그윽하게 바라보았다.“왜 그러십니까? 제가 뭘 잘못 말했습니까?”낙청연은 의아한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고 부진환은 웃었다.“아니다. 고맙다.”“또 고맙다고요? 이렇게 정중할 필요가 있습니까?”낙청연은 턱을 괴고 그를 바라보았다.부진환이 고기 한 점을 집어 그녀에게 먹여주었다.“청연아.”“네?”“너에게 내 마음을 꿰뚫어 보는 능력이 있는 것이냐? 내 생각을 어떻게 다 아는 것이냐?”그는 오늘 태상황의 명령 때문에 잠깐이지만 다소 실망했다.그렇지만 그에게 물을 엄두는 나지 않았다.이궁의난이 있은 뒤로 그는 자신과 부황 사이에 벽이 있다고 느꼈다.낙청연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그건 저희 호흡이 잘 맞는다는 뜻이겠죠.”“어떻습니까? 답을 알게 되었으니 이제 마음이 좀 풀리셨습니까?”부진환은 살짝 마음이 설렜다. 그는 낙청연의 얼굴을 받쳐 들고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그녀의 말대로 마음이 풀리긴 했다.바로 그때, 노기등등한 누군가가 안으로 달려 들어왔다.“누이! 나 몰래 그와 함께 밥을 먹으러 온 것이오? 나

    Last Updated : 2024-10-29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1154화

    낙월영이 또 움직이다니, 엄내심이 또 나타난 건 아닐까?“낙월영은? 저택을 나섰느냐?”저택을 나섰다면 가장 좋았다. 엄내심을 잡고 내친김에 낙월영까지 처리할 수 있으니 말이다.그런데 지초가 말했다.“아니요. 주방에 가서 계집종의 옷으로 갈아입었습니다. 뭘 할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낙청연은 잠깐 고민하다가 분부했다.“지초야, 마당의 계집종들을 전부 물리거라.”지초가 대답했다.“네.”곧이어 지초가 사람들을 전부 데리고 떠났다.낙청연은 의서를 내려놓고 침상에 누운 뒤 이불을 덮었다.“콜록콜록...”날이 하루하루 추워지면서 낙청연은 그만 고뿔에 걸려버렸다.그녀는 잠깐 누워 눈을 감았다.서서히 밤이 깊어지고 날이 어두워졌다. 낙청연은 잠깐 졸았다.비몽사몽하고 있는데 누군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와 그녀에게 다가갔다.곧이어 향로가 열렸고 그자가 무엇을 하는지 알 수 없었다.발걸음은 그곳에 멈추었다. 낙청연은 등 뒤에서 누군가 그녀를 주시하고 있는 걸 느꼈다.낙월영은 낙청연이 누워있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이를 악물었다.엄내심은 낙청연에게 약을 먹이고 섭정왕부에서 도망치라고 했다.그런데 그냥 떠나기는 싫었다.자신이야말로 원래 섭정왕부의 여주인이니 말이다.지금 그녀는 집도 없기에 섭정왕부에서 도망친다고 해도 갈 데가 없었다.게다가 그녀는 낙청연을 죽여 복수할 생각이었다.그래서 떠날 수 없었다.이번에 낙청연은 서릉에서 돌아온 뒤 심한 상처를 입었다.이것은 낙청연을 죽일 좋은 기회였다!낙월영은 그 자리에 서서 향로 안의 향이 타는 걸 기다렸고 낙청연은 줄곧 움직이지 않았다.낙청연이 이미 기절했을 거로 생각한 낙월영은 비수를 꺼내 들었다.낙월영이 왜 아직도 손을 쓰지 않는지 낙청연이 궁금해하고 있을 때 갑자기 살기가 느껴졌다.낙청연은 눈빛이 어두워졌고 눈을 뜨고 돌아서서 낙월영을 발로 걷어찼다.낙월영은 바닥에 세게 부딪쳤고 크게 놀랐다.그녀는 곧바로 몸을 일으켜 방문을 열고 밖으로 뛰쳐나갔다.추운 밤, 밖에서는 눈송이가

    Last Updated : 2024-10-29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1155화

    그 말에 부진환의 안색이 달라졌다.낙월영이 도망쳤다고?그는 빠르게 낙청연의 처소로 향했다.낙월영의 숨이 끊기지 않았는데 계집종이 마당으로 달려와 보고했다.“왕비 마마, 왕야께서 돌아오셨습니다. 지금 이곳으로 오고 계십니다!”낙청연의 안색이 삽시에 달라졌다.“그를 막거라!”말을 마친 뒤 낙청연은 천을 건네받고 힘껏 잡아당겼다. 부진환이 오기 전에 그녀를 죽일 셈이었다.낙월영이 또 부진환에게 일러바칠 게 뻔했기 때문이다.그러나 낙월영은 부진환이 돌아왔다는 말에 지푸라기라도 잡은 사람처럼 미친 듯이 발버둥 쳤고 낙청연을 주먹과 발길질로 때리면서 그녀를 막으려 했다.결국 늦어버렸다.부진환이 마당 안으로 들어왔고 그 광경을 보는 순간 안색이 확연히 달라졌다. 그는 낙청연에게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그녀의 가슴팍을 주먹으로 쳤다.낙청연은 피를 토하며 바닥에 쓰러졌다.“왕비 마마!”지초는 대경실색하며 그녀에게 다가갔다.흰 천이 풀리자 낙월영은 바닥에 꿇어앉은 채로 부진환의 다리를 잡았다.“왕야... 왕비 마마가 절 죽이려 했습니다! 절 죽이려 했다고요!”“얼른 왕비 마마를 죽이세요! 빨리 죽이세요! 그렇지 않으면 제가 죽을 겁니다!”부진환은 눈에 핏발이 섰는지 눈동자가 빨갛게 되었다. 완전히 이성을 잃은 그는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낙청연을 노려보더니 별안간 낙청연의 목을 졸랐다.지초는 겁을 먹고 울음을 터뜨렸다.“왕야, 뭐 하시는 겁니까? 왕야! 이건 왕비 마마입니다! 왕비 마마란 말입니다!”낙청연은 부진환에게 들어 올려졌고 숨이 쉬어지지 않아 부진환의 손가락을 떼려 안간힘을 썼다.“부진환...”그 순간 부진환은 살짝 움찔했고 잠깐이지만 정신을 차렸다.하지만 낙월영의 울부짖는 소리와 명령을 이길 수는 없었다.“죽이세요! 왕야! 죽이세요!”부진환의 눈동자가 다시 한번 살기로 가득 찼다.강렬한 반발심 때문에 부진환은 다시 한번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고 잠시 몸부림치다가 낙청연의 복부를 세게 때렸다.낙청연은 멀리 날아가 벽에 부딪힌

    Last Updated : 2024-10-29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1156화

    밖에서 듣던 부진환은 가슴이 찢어지는 듯 아팠다.머리를 숙여 자기 손을 보며, 하마터면 낙청연을 죽일 뻔한 자신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도 그동안 분명히 자신을 잘 통제해왔다.그런데 오늘은 자신을 통제할 수 없었다.이러다간, 낙청연이 정말 그의 손에 죽게 될까 봐 두렵다.낙청연은 그를 위해 이미 너무 많은 것을 바쳤는데, 어떻게 그런 그녀를 그토록 다치게 할 수 있단 말인가?잠깐 서 있다가, 부진환은 눈빛이 차가워지더니 몸을 돌려 떠나갔다.오늘 밤, 눈이 펑펑 내려 어깨 위에 수북이 쌓였다.부진환이 돌아갈 때, 땅 위에는 이미 흰 눈이 두껍게 쌓였다.소유는 우산을 쓰고 쫓아와, 부진환의 머리 위에 씌워주며 말했다. “왕야.”부진환은 무거운 심정으로 앞으로 걸어갔다. 소유도 왕야의 생각을 알 수 없었다.정원에 거의 다 와서, 부진환은 발걸음을 멈추더니, 머리를 돌려 다른 방향으로 갔다.“본왕을 따라오지 말거라.”말을 마치고 부진환은 낙월영의 정원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소유는 따라가지 않았다.--부진환은 낙월영의 정원에 도착하자, 시위를 전부 철수시켰다.목소리를 듣고, 낙월영이 방안에서 달려 나왔다. 그는 얇은 옷차림에 맨발로 눈밭에 발을 들였다.“왕야께서 틀림없이 저를 보러 올 줄 알고 있었습니다.”“왕야는 절대 저를 버리지 않습니다. 맞습니까?’낙월영은 울면서 부진환을 꼭 껴안았다.그러나 낙월영은 속으로 득의양양했다. 왕야는 그녀를 위해, 하마터면 낙청연을 죽일 뻔했으니까.몇 번만 더 이렇게 하면 왕야는 반드시 낙청연을 죽일 것이다!그때 되면, 이 섭정왕부는 그녀의 세상이다!낙청연이라는 이 눈에 거슬리는 존재는 더 이상 없을 것이다.부진환의 눈동자는 차가웠다. 그는 낙월영을 떼어놓고 음산한 눈빛으로 그녀를 쳐다보았다.낙월영은 부진환의 눈빛을 보더니, 순간 등골이 서늘했다. “왕야…… 어찌 이렇게 저를 쳐다보십니까……”“왕야, 너무 춥습니다……” 낙월영은 눈물이 그렁그렁한 두 눈으로 가여운

    Last Updated : 2024-10-29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1157화

    ”낙청연을 죽이고, 제가 왕비가 되게 해주세요.”낙월영은 울며 애원했다. 그러나 사실은 기회를 틈타 부진환에게 명령을 내리는 것이었다.아파서 죽기 싫으면, 그는 반드시 낙청연을 죽여야 한다!부진환의 두 눈은 새빨갛게 충혈되었고, 파란 핏대가 솟아났으며, 두 주먹을 꼭 쥐고 눈가에 독기를 품었다.그는 내력을 모아, 온몸을 흠칫 떨었다.쇄골정 한 개가 그의 몸속에서 튀어나왔다.부진환의 등 뒤에 딱 붙어있던 낙월영은 순간 굳어버렸다.멍하니 머리를 숙이고, 가슴에 난 피 구멍을 쳐다보더니, 연신 뒤로 몇 걸음 물러났다.낙월영은 눈밭에 힘없이 쓰러졌다.선혈이 낙월영의 몸에서 흘러나왔다. 그는 입을 벌리며 부진환을 향해 손을 들었다. “왕야, 살…… 저를 살려주세요……”부진환은 차가운 눈빛으로 낙월영을 쳐다보았다.그러나 이내 죽고 싶을 정도의 아픔이 뒤따랐다.부진환은 새하얀 눈 위에 선혈을 왈칵 뿜더니, 힘없이 선혈 속에 쓰러졌다.그는 주동적으로 낙월영을 죽일 수는 없지만, 쇄골정을 빌어 낙월영에게 치명적인 일격을 가했다.그러나 뒤따라 엄습해오는 극심한 통증은, 그를 감당할 수 없게 했다.소유가 조용히 달려와, 이 광경을 보고 몹시 놀랐다.그는 즉시 부진환을 등에 업고 땅바닥에 누워 구조를 요청하는 낙월영을 힐끔 쳐다보고는 몸을 돌려 가버렸다.낙월영은 고통스러워 가슴을 움켜쥐었다. 선혈이 흐르는 걸 느끼며, 뼛속까지 시린 엄동설한에 그녀의 체온은 천천히 내려갔다..부진환을 방으로 업고 간 소유는 사람을 시켜 송천초를 모셔 오라고 했다. 하지만 지금 송천초는 수도에 없었다.어쩔 수 없이 목 태의를 모셔 와, 부진환을 치료하게 했다.목 태의는 부진환의 상처를 보더니, 하마터면 몸을 돌려 가버릴 뻔했다.목 태의의 성격상, 그는 분명 이건 살릴 수 없다고 포기해라고 했을 것이다.하지만 이분은 섭정왕이다!지금 태상황의 병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부운주가 국정을 대행하고 있으니, 기반이 불안정하므로 아직은 섭정왕의 보좌가 필요하다!

    Last Updated : 2024-10-29

Latest chapter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13화

    “대체 뭘 하려는 거냐!”초경이 매섭게 물었다.“나는 살고 싶다. 나를 풀어주면 안전한 곳에 가서 이 여자를 풀어주마.”그 말을 듣고 초경이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너를 풀어주면 천초를 놓아줄 것이라 믿지 않는다.”묵계가 담담하게 웃었다.“비록 웅황주가 나를 몰아냈지만, 이미 이 여인의 몸에 혼을 한 가닥 남겼다. 지금 두 가닥의 혼이 몸에 들어있으니, 7일 후 혼을 잃고 나의 몸이 될 것이다.”“이 몸은 이제 내 것이다.”“더 이상 시간 낭비하지 말고 얘기할 자격도 없다. 내 말대로 해야 이 여자는 살 기회가 있다!”“나를 놓아주거라!”묵계의 위협에 초경은 주먹을 꽉 쥐고 분노를 억눌렀다.“가거라.”“3일 후, 반드시 천초를 만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반드시 널 찾아 죽일 것이다.”묵계가 입꼬리를 올렸다.“좋다!”말을 마치고 묵계는 약사의 몸을 끌고 빠르게 그곳을 떠났다.낙현책이 빠른 걸음으로 앞으로 걸어갔다.“정말 이렇게 풀어주는 것입니까? 천초 고모를 놓아주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초경은 묵계가 떠난 방향을 빤히 보며 말했다.“괜찮다. 멀리 가지 못할 것이다.”낙현책은 살짝 놀랐다.이내 다들 그녀를 따라갔다.그들은 바닷가 암초에서 묵계를 따라잡았고 그녀는 이미 쓰러져 있었다.유생은 그녀가 중독된 것을 알아차렸다. 발목을 보니, 어느새 뱀에게 물려 있었다.유생이 고개를 돌려 초경을 바라보았다. 보아하니 초경이 한 일인 것 같았다.초경은 놀라지 않고 마음 아픈 표정으로 송천초를 안았다.“천초를 데리고 먼저 돌아갈 테니 너희들은 부 태사를 돕거라.”“예!”이내 초경은 시선 속에서 사라졌다.다들 부 태사를 도우러 갔다.부진환은 병사를 이끌고 동하국을 공격했다. 비록 동하국 사람은 적지 않았지만, 방어에 강한 성벽과 무기가 없었고 선박뿐이었다.여국 병사들이 끊임없이 섬에 오르고 있으니, 동하국이 멸망하는 것은 시간문제다.초경은 송천초를 안고 청주로 돌아와 묵계의 혼을 어떻게든 몰아내려고 했지만, 줄곧 실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12화

    바로 그때, 하늘에서 금색 진법이 나타나 묵계를 진법 안으로 가두었다. 귀를 뚫을 듯한 그 노랫소리는 진법 속에 가로막혔다.흰옷을 입은 제사장족 제자 수십 명이 하늘에서 나타났다.그들은 복숭아나무 위에 가볍게 서서 열 손가락으로 진법을 그렸고 손끝에는 금빛 부문이 흐르고 있었다.묵계는 깜짝 놀란 후 그제야 자신이 속았다는 것을 알아차렸다.그녀는 깜짝 놀라 송천초를 바라보았다.“너구나!”송천초가 차갑게 웃었다.“설마 내가 혼자 왔다고 생각하는 것입니까?”묵계는 굳은 표정으로 분노에 찬 듯 말했다.“괘씸하구나! 너에게 속다니!”그때, 밖에서도 싸우는 소리가 들려왔다.송천초가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부 태사가 사람을 데리고 동하국을 공격했으니, 당신은 도망가지 못할 것입니다.”“차라리 순순히 잡히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그녀는 어젯밤 묵계를 만난 후 막사로 돌아가 바로 이 일을 부진환에게 알리고 대책을 논의했다.부진환은 그 여자가 동하국 약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다. 초경도 분명 그 여자의 손에 있을 테니 그에 따른 계획을 세웠다.그녀가 혼자 묵계를 만나러 간 것도 다른 사람에게 길을 안내하기 위해서였다. 다들 기관선을 이용해 그녀의 뒤를 따라가고 있었다.묵계가 뱀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송천초는 웅황을 가득 챙겨 몸을 지키려 했다.묵계는 진법 속에서 절망하여 초경을 바라보며 말했다.“너와 나도 동족이라 할 수 있다. 나한테 한 짓을 다시 너한테도 할 것이다! 사람은 절대 믿어선 안 된다!”“정말 저 사람들을 도우려는 것이냐?”“초경. 난 너를 죽이려 한 적 없다!”초경은 한숨을 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너의 처지가 안쓰럽지만, 우린 동족이 아니다.”“우린 다르니, 같다고 하지 말거라.”“너의 딱한 처지를 보아, 솔직히 말하마. 동하국은 곧 멸망할 것이니, 너도 원수를 갚은 셈이다. 마음 놓고 떠나거라.”그 말을 듣고 묵계는 넋을 잃고 그들을 싸늘하게 훑어보았다.“죽으려면 함께 죽겠다!”묵계는 하늘을 향해 소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11화

    “그는 감금되었다. 우리는 그를 구할 수 없다. 그를 구할 유일한 방법은 바로 너의 몸과 나의 힘을 합치는 것이다. 그래야 우리는 기회가 있다.”그 말을 듣고 송천초는 눈살을 찌푸렸다.“그게 무슨 뜻입니까?”묵계가 한 걸음 앞으로 다가갔다.“나와 하나가 될 수 있느냐? 그를 구할 수도 있고 그와 같은 수명을 가질 수도 있다.”“두 사람은 영원히 함께 있을 수 있다.”“하지만 대가로 아픔을 겪을 수도 있다.”“할 수 있느냐?”송천초는 미간을 찌푸리고 사색에 잠겨 대답하지 않았다.묵계가 말을 이었다.“이곳은 동하국이다. 그들이 설치한 함정에 나는 들어갈 수 없고 평범한 사람만 들어갈 수 있다. 하지만 네가 들어가도 그를 구할 수 있겠느냐?”“우리가 힘을 합치면 할 수 있다! 잠시 힘을 합쳐 그를 구하고 다시 방법을 생각해 떨어지는 것이 어떠냐?”묵계가 한참 말을 한 뒤에야 송천초는 그녀의 말을 허락했다.“좋습니다. 허락하겠습니다.”그 말을 듣고 묵계는 기쁠 따름이었다. 송천초가 이렇게 쉽게 넘어올 줄은 몰랐다.만약 이 몸을 빼앗는다면 초경에게 청신요를 쓰지 않아도 된다.“좋다. 바로 자리를 옮겨서 시작하자.”송천초는 고개를 끄덕이고 묵계를 따라 복숭아나무가 무성한 곳으로 갔다.사방을 둘러보니 온통 복숭아나무였고 다른 것은 없었다.송천초는 묵계의 말에 따라 다리를 꼬고 앉았다.묵계는 그녀의 맞은편에 앉아 그녀와 손바닥을 마주하고 있었다.“시작할 것이다. 조금 불편할 테니 참거라.”묵계는 말을 마치자마자 시작했다.송천초는 괴로워하며 눈살을 찌푸렸고 온몸의 기운이 복잡해지는 것을 느꼈다. 옆에 있던 복숭아 꽃잎이 우수수 떨어지기 시작했다.밀실에서 독을 없애려 애쓰고 있던 초경은 순간 송천초의 존재를 느꼈다.그는 번뜩 눈을 뜨고 송천초가 주위에 있는 것을 알아차렸다!게다가 그녀는 지금 위험하다!초경은 마음이 초조했다. 그는 송천초에게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독을 없애기도 전에 다급히 밀실 문을 부수고 뛰쳐나갔다.묵계의 혼이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10화

    송천초는 깜짝 놀랐다.그 여자는 분명 온몸이 흠뻑 젖었지만, 송천초를 향해 걸어오는 도중 옷과 머리카락이 말랐다.송천초는 위험을 감지하고 바로 사람을 부르려 했다.그녀가 있던 곳에 마침 암초가 있어 그 여자의 모습을 막았다. 옆에 바로 청주군의 막사가 있었는데 이렇게 대담하게 이곳으로 오다니!송천초가 사람을 부르려는 그때, 여자가 입을 열고 그녀를 저지했다.“나는 적의가 없다. 그저 너를 찾으러 왔다.”“저요?”송천초는 의아한 듯 그녀를 바라보았다.그녀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송천초라 하느냐?”묵계는 그녀를 살펴보았다. 그녀가 본 기억 속의 그 여자와 똑같이 생겼다.“어떻게 아는 것입니까?”묵계가 웃으며 말했다.“나는 묵계라고 한다. 초경이 위험에 처해 있어 너의 도움이 필요하다.”송천초는 그 말을 듣고 마음을 졸이며 저도 몰래 앞으로 한 걸음 걸어갔다.“무슨 일입니까?”“당신은 대체 무슨 사람입니까? 어찌 당신을 믿을 수 있습니까?”묵계 뒤에서 뱀 꼬리가 나타났다. 송천초는 깜짝 놀랐다.“나는 그와 동족이다. 그가 너를 찾아오라 한 것이다.”“만약 그를 구하고 싶다면 오늘 밤 홀로 이곳에 오거라. 아무에게도 말하지 마라. 너를 데리고 그를 만나러 가겠다.”그 말을 듣고 송천초가 물었다.“어디로 가는 것입니까? 동하국입니까?”“그곳 말고 더 있느냐?”“오직 너만이 그를 구할 수 있다. 이 일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말거라. 초경의 목숨을 구하고 싶다면 내가 시킨 대로 하거라.”말을 마치고 묵계는 경계하며 막사를 힐긋 보고 몸을 돌려 바다로 사라졌다.송천초가 추궁하기도 전에 묵계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녀가 무슨 사람인지 말한 것이 진짜인지 가짜인지도 알 수 없었다.하지만 종일 불안했던 것을 생각하면, 초경에게 정말 문제가 생겼을 수도 있다.갑자기 뒤에서 발소리가 들려왔다. 병사가 상황을 보러 왔다.“방금 이쪽에서 인기척이 있길래 보러 왔습니다. 무슨 일 없는 것입니까?”송천초는 망설이다 고개를 저었다.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09화

    이상하게 들리는 그 노랫소리는 그의 의식을 흐릿하게 했다. 그는 애써 소리를 막으려고 했지만, 자꾸 귀를 파고들었다.초경은 한참 몸부림치다가 결국 사람의 모습으로 돌아와 머리를 움켜쥐고 고통스럽게 바닥에 쓰러졌다.묵계는 그 모습을 보고, 그제야 그에게 다가갔다.“너를 상대하기가 참 어렵구나. 하지만 나를 너무 얕본 것 같구나. 인어족의 청신요는 죽어가던 사람도 깨울 수 있고 사람의 마음을 현혹해 행동을 조종할 수도 있다. 쉬이 사용하지 않던 방법인데 이렇게 너에게 쓰게 됐구나.”묵계는 가볍게 웃으며 천천히 웅크리고 앉아 손을 뻗어 초경의 얼굴을 스쳤다.“청신요로 너의 기억을 바꾸면 오늘부터 나의 명을 따르며 나와 함께 있을 것이다.”“거부하지 말거라. 자칫 잘못하면 정신을 잃을 수도 있다.”묵계는 웃으며 말을 마치고 손을 초경의 머리 위에 얹은 후 청신요를 부르기 시작했다. 맑은 소리가 주문처럼 초경의 귓가에 맴돌면서 바늘처럼 그의 머리를 파고들었다.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묵계는 하얗게 질린 얼굴로 이마에 식은땀을 흘리며 애먹였다.그녀는 의지력이 이렇게 강한 사람을 본 적 없었다.묵계는 싸늘한 표정으로 이를 악물고 버텼다.“대체 무엇 때문에 이렇게 버티고 있는지 봐야겠구나!”그녀의 손끝이 초경의 미간에 가볍게 닿자, 그녀는 실패의 원인을 찾았다.그의 기억 속에는 온통 다른 여자뿐이다.그것도 평범한 여자였다.청신요의 통제를 받지 않고 기억을 지우지도 못할 정도로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니.묵계는 내키지 않았다. 그 여자가 자신과 함께 있고 싶지 않은 원인이었다. 평범한 사람은 고작 수십 년의 수명만 갖고 있어 결국 늙어 죽기에 그들과는 다르다.감정이라는 것을 그녀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그녀의 육체가 다치지 않았다면 청신요를 쓰는 것도 애먹을 리 없었을 것이다.보아하니 이 방법으로는 그를 통제할 수 없을 것이다.그럼...묵계의 눈에 빛이 반짝였다.묵계는 초경을 업고 돌아가 밀실에 가두었다.묵계는 그녀가 자리를 비웠을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08화

    묵계는 이 남자를 죽이기 아까웠다. 그도 자신과 마찬가지로 기나긴 수명을 갖고 있어 함께 수련할 수 있었다.이런 사람을 또 찾기 어려울 것이다.초경은 그 말을 듣고 조금 의아했다.“그럼, 너는 진정한 약사가 아니냐?”묵계가 콧방귀를 뀌었다.“물론이다. 그 여자는 이미 죽었다. 나의 몸을 망가트렸으니, 그녀가 바다로 들어간 기회를 틈타 그녀를 죽이고 몸을 차지했다. 하지만 이 뱀의 기운은 무슨 수를 써도 사라지지 않았다.”“그동안 약사의 신분으로 동하국에서 지내며 바다에서 보물을 발견하여 일반인과 다른 힘을 얻었다고 그들을 속이고 바다에 들어가 보물을 찾게 했다.”“이로써 그들의 내전을 일으켜 영원히 평화로이 지내지 못하게 하는 것으로 나의 한을 풀었다!”초경은 그제야 이유를 깨달았다.“여국 바다에 있는 진도 네가 깬 것 같구나.”초경은 부진환에게서 여국과 동하국의 전쟁에 관해 많은 얘기를 전해 들었다.다들 대진이 깨지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으면 동하국 사람은 여국 땅으로 침입할 수 없다.하지만 보통 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을 눈앞에 있는 이 괴물은 할 수 있었다.역시나 묵계가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물론 나다.”“내가 아니었다면 동하국 사람은 평생 여국 땅을 볼 수 없었을 것이다.”초경이 깊은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복수를 하고 싶지만, 동하국 사람을 모두 죽이지 않았다. 살생을 저질러 화를 입고 싶지 않은 것이구나.”“그래서 대진을 파괴하고, 동하국 내전을 일으키고 그들을 선동하여 여국을 공격한 것이냐? 그들이 전쟁으로 죽게 만들려는 것이냐?”“아주 완벽한 계획이구나. 하지만 전쟁을 일으켰으니, 결국 운명의 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묵계가 만족스럽게 웃기 시작했다.“나의 계획을 알아차리다니 정말 똑똑하구나.”“그들이 싸우려는 마음이 없었다면 대진이 사라졌다 해도 여국을 공격하지 않았을 것이다. 스스로 선택한 길이니, 나와 상관없다.”“내가 화를 입는다 해도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다.”말을 마치고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07화

    그는 이내 약사를 찾으러 갔다.그러나 도림을 벗어나기도 전에 초경은 앞에 길이 없는 것을 보고 발걸음을 멈추었다.그는 자리에 멈춰 서서 사방을 관찰하다 이곳이 미로라는 깨달았다. 그는 손바닥을 들었지만, 아무런 힘도 느껴지지 않았다.자세히 맡아보니, 바람 속에 복숭아 꽃향기와 옅은 약재의 향기가 섞여 있었다.독이 있다!뒤에서 여유로운 발소리와 묵계의 웃음 섞인 소리가 들려왔다.“왜 앞으로 가지 않습니까?”초경은 눈살을 찌푸리고 고개를 돌렸다. 지금의 묵계는 무서운 표정이 조금도 없었고 오히려 득의양양한 표정을 띠고 있었다.초경은 가슴이 떨려왔고 미간을 세게 찌푸렸다.“네가 바로 약사냐?”묵계가 입꼬리를 올리며 가볍게 웃었다.“먼 곳에서 나를 찾아왔는데, 약사라는 이름만 알고 계십니까? 제 이름도 모르는 것입니까?”“다들 저를 자릉약사라 부릅니다.”“이곳에 온 순간부터 알아차렸습니다. 비록 신분을 모르지만, 홀로 이곳에 온다는 건 분명 만만치 않은 상대겠지요. 그래서 도림에 손을 조금 썼습니다.”“도림에 들어선 후부터 이미 중독되었습니다. 이곳에 오래 있을수록 독은 더욱 세질 것입니다.”“그리고 이 독은 사족을 겨냥한 독입니다.”묵계는 의미심장하게 웃으며 초경을 바라보았다.초경은 슬쩍 내공을 써봤지만, 사지가 무기력했다. 무언가가 갑자기 그의 경맥을 막은 것처럼 내공이 안정을 잃고 통제하기 어려웠다.그는 손을 움켜쥐고 불편함을 참으며 내색하지 않았다.“사족? 나를 무서워하지 않은 것이냐? 넌 대체 누구냐?”초경은 의아했다. 분명 처음 만났을 때부터 그녀는 이상할 것 없이 평범한 사람 같았다.묵계가 가볍게 웃자, 뒤에 환영이 나타났고 그녀의 꼬리가 보였다.하지만 재빨리 사라져 버려서 초경은 뱀 꼬리인지 아닌지를 똑똑히 보지 못했다.“공자, 우린 같습니다. 저를 죽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아주 사이좋게 지낼 수도 있습니다.”묵계는 흥미진진하게 초경을 훑어보았고 눈빛에는 탐욕의 빛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초경의 강한 수위를 탐내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06화

    정확한 위치를 얻고 초경은 바로 몸을 돌려 떠났다.동하국 사람들은 무서울 것 없으니, 먼저 약사를 해결해야 한다!바람이 불어오자마자 초경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그는 바로 도림으로 도착했다.그가 도림에 나타나자, 불어온 바람이 꽃잎을 떨어뜨렸다.초경은 걸음을 옮겨 앞에 있는 정원을 향해 걸어갔다.그는 왠지 모르게 이곳에서 익숙한 기운을 느꼈다.뱀의 기운이다.초경은 눈살을 찌푸리고 정원을 살펴본 후 손을 들어 장풍으로 정원 문을 부쉈다.하지만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초경은 걸음을 옮기며 정원을 관찰하다 방에 아무도 없는 것을 보고 떠나려 했다.그 순간, 그의 시선은 벽에 걸려 있는 그림으로 향했다.뱀의 기운이다!그는 앞으로 걸어가 그림을 젖혔고 역시나 문 하나가 나타났다.그는 문을 열고 경계하며 안으로 들어갔다.구불구불한 형태의 아래로 향해 있는 계단으로 이루어진 암도였다.아래로 걸어가니 밀실이 보였다.그곳에는 뱀의 기운이 가득했다.구석진 곳에 바구니가 가득 쌓여 있는 것으로 보아 약사가 뱀을 잡아 약을 만들고 있는 것 같았다.그는 장풍으로 밀실 문을 열고 안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느끼고 바로 상대를 죽이려 했다.하지만 상대에게 가까이 가자, 밧줄에 묶인 채 두려움에 가득 찬 눈으로 그를 보고 있는 여인을 발견했다.초경은 눈살을 찌푸리고 제때 공격을 멈추었다.그가 내뿜은 살기가 여자의 헝클어진 머리카락을 움직였다.그녀는 깜짝 놀라 가슴을 쓸어내리며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초경이 그녀를 한 번 훑어보았다.“너는 누구냐? 약사는 어디 있느냐?”그녀는 일반 백성 차림에 묶여 있었다. 그녀의 옷은 더러웠고 머리카락도 헝클어져 있어 이곳에 갇힌 듯했다.“전... 묵계라 합니다.”여자는 무서워하는 듯 말을 더듬었다.“너한테 관심 없다. 약사는 어디에 있느냐?”“어디에 있는지 모릅니다. 약사는 보통 이 시진에 바다에 있습니다.”묵계가 얌전히 답했다.답을 들은 초경은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나려 했다.묵계는 깜짝 놀랐

  • 섭정왕의 왕비로 환생하다   제3105화

    “그럼, 동하국을 공격하려는 계획을 늦추려는 것이오? 그 여인을 상대로 우리는 이길 수 있을지 모를 일이오.”부진환이 사색에 잠긴 그때, 갑자기 옆에 누군가 걸어와 당당하게 말했다.“얼마나 대단한지 내가 한 번 만나보겠소.”걸어온 사람은 초경과 송천초였다.“방금 말한 그 사람이 정말 보통 사람의 실력을 뛰어넘었다면 나밖에 상대할 사람이 없을 것이오.”“불필요한 희생을 피하려면 나한테 지도를 주시오. 내가 만나보고 오겠소.”“그 여인을 해결한 후 다시 동하국을 공격해도 늦지 않았소.”그의 말을 듣고 부진환은 곰곰이 생각하다 지도를 건네주었다.“좋소. 가서 상황을 알아보고 상대의 실력을 파악하시오.”“어찌 됐든 동하국의 땅이니, 무슨 위험이 있을지 모르오. 꼭 조심하시오.”초경은 지도를 건네받았다.“좋소. 지금 바로 출발하겠소.”초경은 지도를 품에 넣으며 몸을 돌려 송천초를 바라보며 낮은 소리로 말했다.“곧 돌아올 것이오.”송천초가 고개를 끄덕였다.“조심하십시오.”그리고 초경은 동하국으로 떠났다.그의 속도로 반나절도 걸리지 않아 바다에 있는 그 나라를 찾았다. 비교적 큰 섬을 찾으면 되는 일이니 어려운 것 없었다.바다에서 나타난 그를 보고 동하국 병사들은 깜짝 놀라 적의 기습이라고 큰 소리로 외쳤다.다들 모여들어 해안가에 칼을 겨누었지만 가까이 온 사람이 초경 한 명인 것을 보고 외쳤다.“감히 이곳에 혼자 오다니!”“당장 생포하거라!”병사들이 그를 에워쌌지만, 초경이 소매를 휘두르자 다들 멀리 날아갔다.동하국 사람들은 깜짝 놀라 더 이상 그를 얕보지 않았다. 하지만 그들은 여전히 초경의 상대가 아니었다.압도적인 초경의 힘 앞에서 그들은 조금도 반항할 힘이 없었다.그렇게 초경은 동하국 왕궁까지 쳐들어갔다.아무도 그를 막을 수 없자, 누군가 다급히 소리쳤다.“약사를 부르거라! 어서 약사를 부르거라!”기세등등하게 쳐들어온 적을 보고 동하국은 대량의 병사를 보내 그가 궁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으려 헀다.동하국 왕은 이미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