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안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그 말은, 당신 마음속에 그 사람이 성도윤보다 더 중요한 위치에 있다는 거야?”남자의 눈빛은 차가웠고, 거의 이를 악물고 분개한 듯 따져 물었다.“그걸 말이라고 해? 당연한 거 아니야?”차설아는 흐리멍덩한 상태에서 성도윤의 뺨을 한 대 때리더니 또 고양이처럼 그를 더 꽉 껴안았다.“미스터 Q, 내 마음속에는 당신이 가장 중요해. 그러니까 당신이랑 결혼했지. 성도윤은 4년 전에 이미 마음에서 깨끗이 비워냈어...”“그 자식은 아마 당신이 인품도 좋고, 얼굴도 잘생긴 걸 질투해서 당신 얼굴을 망가뜨렸을 거야. 걱정하지 마... 내가 언젠가 꼭 당신을 도와 복수할 거야!”“그래?”성도윤은 코웃음을 쳤다.“어떻게 복수할 생각인데?”“그거야 간단하지. 그 자식이 당신 얼굴을 망가뜨렸으니, 나도 그 자식 얼굴을 망가뜨려야지...”차설아는 술 트림을 하고, 손을 크게 흔들어 껄껄 웃었다.“그 자식 얼굴에 ‘나는 추남’이라고 글자를 크게 새겨야지. 하하하.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풉!”앞에서 운전하고 있던 진무열은 계속 웃음을 참고 있었지만, 차설아의 복수 계획을 듣고 나니 도저히 참을 수 없어 말했다.“하하, 대표님. 저 못 들었어요. 아무것도 못 들었습니다.”“닥치고 운전해.”체면이 구겨질 대로 구겨진 성도윤의 말투는 싸늘했다. 품에 안긴 여자가 술에 취해 비몽사몽 한 상태가 아니었다면, 그는 벌써 여자에게 폭력을 가했을 것이다.진무열은 백미러를 통해 차설아를 향한 성도윤의 눈빛을 살폈다. 그야말로... 눈에서 꿀이 뚝뚝 떨어질 정도였다.그는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대표님, 이제야 대표님 마음속에 누가 가장 중요한지 아신 거예요?”“난 늘 내 마음을 알고 있었어. 다만 전에는 다른 것들을 신경 쓰느라 정말 나에게 중요한 걸 포기했었지. 지금은 하느님이 기회를 다시 한번 주셨으니, 절대 놓치지 않을 거야.”성도윤은 여기까지 말하고 차설아의 손을 꽉 잡았다. 마치 남은 생의 행복을 움켜쥔 듯
“죄송해요, 대표님. 제가 주제넘었어요. 저는 그저 대표님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 어쨌든 사모님은 모르고...”“이미 알고 있어. 그러니 나 믿어줄 거야.”성도윤은 당연히 지금 상황에서 임채원이 죽었다고 해도 언급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하지만 그녀는 형이 가장 사랑한 여자이기 때문에 비참한 결과를 맞이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사모님 이미 진실을 아셨어요?”진무열은 조금 의외라는 표정을 짓더니 표정은 더욱 의혹스러웠다.“그럼 당시 대표님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걸 알면서도, 사모님이 지금 대표님을 이렇게까지 배척하는 거예요? 설마... 진짜 다른 남자를 사랑하게 된 건 아닐까요?”“아마도!”성도윤의 덤덤한 표정에 진무열은 더욱 당혹스러웠다.“이상하네요, 대표님 성격에 사모님이 다른 남자를 사랑한 걸 아셨다면 진작 뚜껑이 열리셨을 텐데 왜 이렇게 담담한 거죠? 그렇게 속이 넓은 분 아니시잖아요!”자존심이 강한 남자일수록 소유욕이 강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여자가 일편단심이기를 바란다.보통 남자도 자기 여자의 마음속에 다른 남자를 품고 있는 걸 용납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 평생 유아독존으로 살아오던 성도윤이 이렇게 마음이 넓다니! 너무 비정상이었다.“이 여자가 누구를 사랑하든, 마음이 움직인 남자는 결국 나 성도윤 한 명이니, 쓸데없는 질투는 하지 않아도 돼.”성도윤은 의미심장하게 대답했다.그의 말에 진무열은 머리가 빙빙 돌았고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대표님, 저 아이큐 테스트해요? 쓸데없는 질투는 하지 않아도 된다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이 얘기는 그만하지.”진무열이 계속 꼬치꼬치 캐묻자 성도윤은 화제를 중단했다.워낙 감정표현에 서툰 성도윤은 차설아에 대한 감정이 얼마나 깊은지 당연히 드러낼 리 없었다.하지만 진무열 이 녀석이 눈치 없이 계속 캐물으니 그는 짜증이 났다.“네, 그럼 다시 임채원 씨 얘기로 돌아가죠.”진무열은 사실대로 보고했다.“사실, 임채원 씨가
“그럴 일 없어.”성도윤은 냉랭한 태도로 말했다.“진짜 만약에 그런 상황이 온다면요?”진무열은 포기하지 않고 끈질기게 물었다.“그래도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게 사람 인생이잖아요. 만약 사모님과 임채원 씨가 물과 불처럼 서로 공존할 수 없어 한 명만 살 수 있다면 누구를 구하시겠어요?”성도윤은 대답 대신 차설아를 보는 눈빛이 더욱 부드럽고 확고해졌다.답은 이미 정해졌다!4년 전, 그의 잘못된 선택으로 그와 차설아는 4년이나 떨어져 있었다.4년 후, 그는 절대 같은 구덩이에 다시 넘어지지 않을 것이다.그와 차설아, 그리고 아이들은 더 이상의 4년을 낭비할 수 없었다.차가 성씨 가문 큰집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새벽 2시가 넘었다.“대표님, 도착했어요.”진무열이 나지막이 말했다.“그래.”성도윤도 간단히 대답하며 두 사람 모두 조심스러운 모습이었다. 마치 잠든 아기를 지키는 것처럼 차설아가 깰까 봐 살금살금 움직였다.“저기... 혹시 제 도움이 필요하세요?”진무열은 백미러를 통해 성도윤의 처지를 발견한 것이다.지금의 차설아는 더욱 깊이 취해서 마치 주꾸미처럼 머리를 성도윤의 품에 파묻고 손발로 남자를 휘감아 꼼짝도 못 하게 만들었다.“괜찮아.”성도윤은 차갑게 말했다.“진 비서가 할 일은 없으니까 돌아가.”“그래요, 그럼 몸조심하세요.”진무열은 자신이 방해꾼이라는 것을 깨닫고 몸을 약간 숙이고는 차에서 내렸다. 문을 닫을 때 당부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특히 허리 조심하세요.”성도윤은 사람을 죽일 듯한 눈빛으로 말했다.“빨리 가!”진무열은 억울한 표정으로 말했다.“대표님, 이상한 쪽으로 생각하지 마세요. 저는 진짜 허를 삐끗할까 봐 걱정돼서 한 말이에요.”진무열의 말은 확실히 애매하고 오해의 여지가 다분했다.사실 그는 정말 성도윤의 허리를 걱정해서 한 말이었다.만약 성도윤이 지금처럼 몸에 ‘주꾸미’를 지닌 상태를 유지한다면, 내일 아침 분명 허리를 움직이기 어려울 것이다.성도윤은 진무열이 떠난 뒤에야 그가 말
성도윤은 분노했지만 어쩔 수 없는 표정으로 물었다.“그 사람이랑 안 지 얼마 되지도 않았잖아. 심지어 얼굴도 제대로 본 적 없으면서 감정이 그렇게 깊다고? 대체 어디가 그렇게 좋아?”“좋은 데가 어디 한두 군데인 줄 알아?”“예를 들면?”“예를 들어, 그 사람은 나에게 밥을 해줘. 매일 퇴근해서 집에 가면, 아무리 몸과 마음이 피곤해도 식탁에 따뜻한 밥이 차려져 있는 걸 보면 마음이 따뜻해지거든...”“밥은 누가 못해? 요리 학원에 등록하면 누구든지 할 수 있어.”“맞아, 이 세상에 요리 잘하는 사람은 널리고 널렸지만, 미스터 Q는 오직 한 사람뿐이야. 쓰레기 전남편은 절대 대체할 수 없다고.”“그럼 대체할 필요 없이 두 사람이... 같은 사람이란 생각은 안 해봤어?”성도윤은 이 말을 내뱉는 순간 바로 후회했다.그는 확실히 미스터 Q가 맞았다. 정확히 말하면 미스터 Q를 대신한 사람이었다.진짜 미스터 Q는 그해 싸움에서 패배하여 생사를 알 수 없었다.오랜 세월 동안 성도윤은 가면 하나와 특수 개량된 목소리로 성심 전당포를 인수하여 영흥 부둣가의 새로운 질서를 잡았다.하지만 차설아와 아이들이 엮일 줄은 전혀 몰랐다. 운명이란 장난 앞에서 그들은 또 한 번 엮이게 된 것이다.거짓말 하나를 지키려면 천 개의 거짓말이 필요한 법이다.그가 가면을 쓰고 미스터 Q의 신분으로 그녀를 마주하고, 그녀의 믿음과 사랑을 얻게 되었을 때, 모든 것은 돌이킬 수 없게 되었다.만약 지금 모든 것을 고백한다면, 자존심이 강한 그녀는 성도윤이 분명 고의로 자신을 놀리고 모욕했다고 여길 것이다. 가뜩이나 균열이 생긴 그들 사이는 만회할 수 없을 정도에 이를 것이다...하지만 솔직하게 말하지 않으면, 성도윤은 또 어떻게 그녀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까?아이러니한 것이, 성도윤의 연적이 바로 자기 자신이라니. 이것 또한 일종의 업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미스터 Q, 이렇게 자기 자신을 모욕하면 안 되죠...”차설아는 남자의 따듯한 품에 안겨 횡설수설했다.
성도윤은 어리둥절하더니 곧 차설아가 자기 말을 오해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하룻밤을 보냈다는 것이 꼭 그 ‘하룻밤’이 아닌데 말이다. 하지만 성도윤은 설명하지 않고 입꼬리를 올리더니 비꼬듯 말했다.“나랑 자고 싶으면 자고, 대체 날 뭐로 보는 거야?”“장난감으로 여긴다. 왜?”차설아는 얼굴이 붉어져서 남자의 품에서 벗어났다. 이리저리 뒤척이더니 오만 원짜리 지폐 여섯 장을 꺼내 남자의 잘생긴 얼굴에 던지고는 말했다.“이건 하룻밤 비용이야. 충분한지 확인해 봐.”성도윤은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더니 잘생긴 얼굴에는 어이없는 웃음꽃이 피었다.“여섯 장? 충분하지.”“충분하면 됐어. 안녕!”차설아는 남자를 향해 손을 흔들고 문을 열고 자리를 뜨려 했다.사람이 편안하게 인생을 살 수 있는 유일한 비결은 바로 ‘뻔뻔함’이었다.얼굴이 아주 두껍다면 아무리 어이없는 일을 저질러도 심리적 압박도 없고 대가도 치르지 않을 것이다.예를 들어, 그녀가 성도윤과 하룻밤을 보낸 건, 절대 차설아의 ‘짐승 본능’ 때문이 아니라, 남자가 너무 잘생겼기 때문이다. 타고난 여우 기질이 너무 강해서 범죄를 부르는 건 성도윤이었으니 말이다.성도윤도 차에서 내려올 생각이었다. 하지만 어젯밤 ‘인간 요람’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 한 자세를 계속 유지하다 보니 뼈가 뻣뻣해졌고, 특히 허리가 시큰거렸다.그가 몸을 일으켜 앉자마자 허리춤에서 ‘뿌드득’하는 소리가 나더니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젠장!”진무열의 말대로 허리가... 삐끗한 것이다.“차설아!”그는 여자의 뒷모습을 향해 차갑게 소리를 질렀다.“또 왜?”“와서 좀 도와줘.”성도윤은 늘 체면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었다. 이렇게 창피한 순간에 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라면 절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을 것이다.“도와달라고?”차설아는 고개를 돌려 로봇처럼 뻣뻣하게 앉아 있는 남자를 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별로 도움이 필요한 것 같지 않은데?”“허리를 삐끗해서 움직일 수가 없다고!”
성도윤은 전형적인 거짓 미소를 지으며 차설아를 향해 말했다.“당신 말이 맞아. 난 운동 좀 해야 해. 다 나으면 나랑 같이 운동해 줘.”“콜록!”차설아는 저도 모르게 비뚤어진 생각을 했고 민망해서 더 이상 깝죽거리지 못하고 이내 화제를 돌렸다.“병원까지 부축해 줄게.”“병원 안 가도 돼.”“허리를 다쳤을 때 병원에 가도 누워 있기만 해. 일단 부축해서 방으로 가 줘. 그리고 가정의 부르면 돼.”“그래.”차설아는 이 방법도 괜찮을 것 같았다.성씨 가문의 가정의는 해안에서 가장 권위 있는 병원의 전문의로 실력이 좋았다.“부축해 줄 테니까 내 목부터 잡아.”차설아는 허리를 약간 숙여 성도윤의 긴 팔을 잡아 자신의 어깨에 올려놓고는 남자를 부축해 차에서 내리려 했다.성도윤은 그녀의 모습에 당연히 마음이 아파 거절했다.“됐어. 그 야윈 몸으로 어떻게 감당하겠어...”“어허, 이놈. 지금 나 무시하는 거야? 난 당장 당신을 메고 2층까지 갈 수 있어!”“잘난 척하지 마. 여자가, 아...”성도윤의 비명과 함께 그의 몸이 허공에 붕 떠지더니 차설아의 등에 꼿꼿하게 업혔다.차설아의 발걸음은 아주 가벼웠다. 마치 가벼운 깃털을 짊어진 듯 실력으로 남자의 입을 틀어막았다.“꼬마야, 이 누나는 체력 단련할 때 한 번에 모래주머니 세 개는 거뜬히 업었단다. 족히 300근을 짊어진 거라고!”남자는 할 말을 잃었다.그는 차설아의 등에 엎드린 채 숨을 죽이고 꼼짝도 하지 않았다.‘역시 차무진 장군의 손녀야. 이게 어디를 봐서 약골 아가씨야. 완전 핵무기나 다름없잖아!’그는 자신과 결혼한 4년 동안 차설아가 어떻게 조금도 티를 내지 않았는지 궁금할 정도였다.차설아는 손쉽게 성도윤을 메고 침실에 도착했다.“바로 오 닥터 부를 테니까 누워서 움직이지 말고 있어.”“당신도 좀 쉬어.”성도윤은 그녀가 걱정되어 말했다.아무리 ‘핵무기’라고 해도 여자로서 체력에 한계가 있을 것이니, 만약 힘들어서 무슨 문제라도 생기면 오히려 큰일이다.“힘들지도 않은
이렇게 생각한 차설아는 남아서 성도윤과 이혼에 대해 잘 상의하기로 했다.오 닥터는 곧장 성씨 저택에 도착했다. 수년간의 의료 경험을 토대로, 성도윤은 요추 소관절 장애로 정상적인 배열을 잃어 허리 근육이 손상되고 힘을 제대로 받지 못하여 걷기와 눕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결론을 지었다.“도윤 씨 허리는 과부하로 인해 심하게 손상되었습니다. 몇 가지 질문을 근거로 가장 적합한 처방을 해드릴 예정입니다.”“물어보세요.”“저기...”오 닥터는 성도윤을 보고 또 차설아를 보더니 말을 잇지 못하는 모습이었다.“선생님,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 허리 부상이 심해서 반신불수가 된다거나 평생 침대에서 못 일어나는 건 아니겠죠?”차설아가 약간 긴장된 표정으로 물었다.보통 환자에게 희망이 없을 때 의사들이 이렇게 우물쭈물하는 모습을 보이니, 차설아는 최악의 상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음, 그건 아니지만 저는 그냥... 도윤 씨 허리가 어쩌다 이렇게 심하게 손상되었는지 묻고 싶지만, 두 분의 사생활이 관련될 수 있다는 생각에 묻기가 거북해서요.”오 닥터는 손을 비비며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아... 그러시군요!”차설아의 작은 얼굴이 순간 목덜미까지 빨개지더니 너무 민망한 나머지 고개를 돌렸다.‘이걸 어떻게 내 입으로 말해. 부끄러워 죽겠네!’성도윤은 덤덤하게 대답했다.“격렬한 운동을 한 것도 아니고 그저 한 자세를 오래 유지하다 보니 허리 근육에 무리가 간 것 같아요.”오 닥터는 듣고 마침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자세가 굳어져 생긴 손상이라면 그리 심각하지 않습니다. 보통 파스를 붙이고 3-5일 동안 휴식을 취하면 됩니다.성도윤은 고개를 끄덕였다.“앞으로 주의사항 같은 게 있나요?”“그럼 솔직히 말씀드리죠...”오 닥터는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한 자세가 너무 오래되면 허리가 손상되기 쉬우므로 앞으로 자세를 자주 바꿔서 신체의 모든 부분에 힘을 고르게 가할 것을 권장합니다.”“좋은 자세는 부부의 감정을 증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어떻게 여자를 앞에 두고 그런 낯 뜨거운 말을 거리낌 없이 내뱉을 수 있어? 이건 변태 같은 짓이라고!”“다른 여자에게 했다면 변태 짓이겠지만, 당신에게 했다면 기껏해야 부부간의 즐거움이겠지.”성도윤은 담담하게 말하면서도 눈빛에는 반드시 얻어야 한다는 확고함이 가득했다.“지금 우리는 합법적인 부부라는 걸 잊지 마. 부부가 올바른 자세에 대해 논의하는 게 뭐 어때서 그래?”“흥, 합법적인 부부?”차설아는 더욱 분노가 차올라 차갑게 말했다.“비열한 수단으로 내 민증을 가로채고, 직원을 매수해 놓고는 지금 ‘합법적’이라고 말할 염치가 있는 거야?”“당연히 합법적이지. 이의가 있다면 혼인 철회 신청해 봐. 판사가 당신을 지지해 줄까?”“성도윤! 당신 정말 비열해. 이 사기꾼!”차설아는 무력감에 남자를 향해 소리쳤다.그녀는 당연히 판사가 그녀의 결혼 철회를 판결하지 않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왜냐하면 이 자식은 매사에 빈틈이 없는 사람이라 법의 허점을 교묘하게 피해 갔기 때문이다.지금 상황에서 그와 이혼할 방법은 단 한 가지였다. 바로 그가 자발적으로 이혼에 동의하는 것, 가장 빠른 방법이기도 했다.“성도윤, 대표님, 나으리, 내가 이렇게 부탁할 테니까 나 놀리지 말고 그만 놔주면 안 될까요?”차설아는 어쩔 수 없이 딱딱한 갑옷을 걷어치우고 남자를 향해 두 손을 모아 부탁했다.“지금 나랑 이혼해 주면 앞으로 언제든 두 아이를 만나게 해줄게. 절대 막지 않을게.”차설아는 성도윤이 원하는 것이 그녀가 아니라 단지 합법적으로 그녀의 손에서 두 아이를 빼앗으려는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래서 이건 그녀가 할 수 있는 가장 큰 양보였다.성도윤은 빙긋 웃었다. 비록 누워 있었지만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는 듯한 오만함이 느껴졌다.“차설아, 내가 바보야? 이혼하지 않으면 당신과 아이를 합법적으로 가질 수 있는데 내가 왜 이혼하겠어?”그의 물음에 여자는 거의 멘탈이 무너질 뻔했다.“나쁜 자식, 대체 무슨 속셈이야. 나 미치게 하려고 작정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