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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22화

성도윤은 어리둥절하더니 곧 차설아가 자기 말을 오해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룻밤을 보냈다는 것이 꼭 그 ‘하룻밤’이 아닌데 말이다. 하지만 성도윤은 설명하지 않고 입꼬리를 올리더니 비꼬듯 말했다.

“나랑 자고 싶으면 자고, 대체 날 뭐로 보는 거야?”

“장난감으로 여긴다. 왜?”

차설아는 얼굴이 붉어져서 남자의 품에서 벗어났다. 이리저리 뒤척이더니 오만 원짜리 지폐 여섯 장을 꺼내 남자의 잘생긴 얼굴에 던지고는 말했다.

“이건 하룻밤 비용이야. 충분한지 확인해 봐.”

성도윤은 잠시 말을 잇지 못하더니 잘생긴 얼굴에는 어이없는 웃음꽃이 피었다.

“여섯 장? 충분하지.”

“충분하면 됐어. 안녕!”

차설아는 남자를 향해 손을 흔들고 문을 열고 자리를 뜨려 했다.

사람이 편안하게 인생을 살 수 있는 유일한 비결은 바로 ‘뻔뻔함’이었다.

얼굴이 아주 두껍다면 아무리 어이없는 일을 저질러도 심리적 압박도 없고 대가도 치르지 않을 것이다.

예를 들어, 그녀가 성도윤과 하룻밤을 보낸 건, 절대 차설아의 ‘짐승 본능’ 때문이 아니라, 남자가 너무 잘생겼기 때문이다. 타고난 여우 기질이 너무 강해서 범죄를 부르는 건 성도윤이었으니 말이다.

성도윤도 차에서 내려올 생각이었다. 하지만 어젯밤 ‘인간 요람’ 역할을 제대로 하기 위해 한 자세를 계속 유지하다 보니 뼈가 뻣뻣해졌고, 특히 허리가 시큰거렸다.

그가 몸을 일으켜 앉자마자 허리춤에서 ‘뿌드득’하는 소리가 나더니 전혀 움직일 수 없었다.

“젠장!”

진무열의 말대로 허리가... 삐끗한 것이다.

“차설아!”

그는 여자의 뒷모습을 향해 차갑게 소리를 질렀다.

“또 왜?”

“와서 좀 도와줘.”

성도윤은 늘 체면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이었다. 이렇게 창피한 순간에 부득이한 상황이 아니라면 절대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을 것이다.

“도와달라고?”

차설아는 고개를 돌려 로봇처럼 뻣뻣하게 앉아 있는 남자를 보며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별로 도움이 필요한 것 같지 않은데?”

“허리를 삐끗해서 움직일 수가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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