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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38화

차설아의 말은 뭔가를 암시하는 듯했다.

서은아도 바보가 아닌 이상 바로 그녀의 뜻을 알아낼 수 있었다.

“그때 차설아 씨가 도윤이와 이혼할 때도 많이 비참했던 걸로 기억해요. 성씨 가문에서 쫓겨난 건 물론이고 해안시에서도 자리를 잡을 수 없었으니 말이에요...”

여기까지 말한 서은아는 차설아에 대한 적개심이 조금 덜해졌다. 오히려 같은 처지였던 그녀가 불쌍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정말 대단한 사람은 따로 있죠. 그 여자는 순진한 얼굴을 믿고 이 게임의 승자가 되었으니까요. 도윤이가 그동안 그 여자의 곁을 지키고 그 여자를 아이처럼 보호했어요. 그 생각만 하면 화가 나네요.”

서은아는 말할수록 화가 치밀어 올라 저도 모르게 운전대를 세게 내리쳤다.

차설아가 말한 사람이 누군지 그녀는 당연히 알고 있었다. 바로 그때 차설아가 성씨 가문에서 내쫓기게 한 임채원이었다!

“화가 나도 소용이 없어요, 당신 친구인 도윤 씨는 그 여자에게 제대로 홀렸거든요. 나를 어떻게 상대할지 고민하는 것보다 임채원이 쓰던 수법으로 연약한 척, 불쌍한 척하는 게 훨씬 효과적일 거예요. 그리고 기회를 엿보고 도윤 씨와 잠자리를 가져요. 아이가 생기면 당연히 도윤 씨도 당신을 좋아하게 될 거예요.”

차설아는 경험자로서 서은아에게 어떻게 하면 성도윤의 마음을 공략할 수 있는지 진심으로 가르쳐주고 있었다. 너무 진실한 모습이라 서은아조차 깜짝 놀랐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바보를 보듯 차설아를 쳐다봤다.

“왜 나를 봐요? 이게 다 내가 호되게 당한 경험들이에요. 성도윤 같은 남자들에게는 먹히는 수법이라 충분히 그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 거예요. 믿지 못하겠으면 한 번 직접 해봐요. 해보면 알 거 아니에요.”

“정말 도윤이에게 아무 미련이 남지 않은 거예요? 왜 나에게 도윤이의 마음을 공략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죠?”

“당연하죠.”

차설아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내가 만약 그 사람에게 마음이 남아있었으면 서은아 씨가 그 사람 근처에도 가지 못하게 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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