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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5화

어쩔 수 없이 긴 다리로 성큼성큼 걸어 여자의 앞을 가로막은 성도윤은 두 손을 차설아의 얇은 어깨를 움켜쥐며 의미심장하게 말했다.

“나한테 하고 싶은 말 없어?”

“웃겨. 내가 무슨 할 말이 있겠어...”

차설아는 어깨 위에 올려진 큰 손을 힐끗 쳐다보며 차갑게 경고했다.

“놔!”

“내가 당신에게 못 알려준 것은 상황이 급박해서였어. 그럼 당신은 나에게 숨긴 게 없어?”

성도윤은 차설아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깊은 어조로 물었다.

차설아는 잠시 불안했다.

“다, 당신 무슨 뜻이야?”

“당신,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잖아... 당신 눈에는 내가 그 돼지처럼 멍청한 사람이고 당신은 내가 모르는 곳에서 나를 몇 년 동안 비웃었는지 몰라. 그렇지?”

성도윤은 저도 모르게 무의식적으로 손에 힘을 주었다. 원래 잘생긴 얼굴에 지금은 복잡한 감정이 드러났다. 분노, 고통, 그리고 약간의 무기력함까지... 눈앞의 여자를 어찌할 도리가 없는 무기력함이었다.

차설아도 자신이 없었다. 이 녀석이 뭘 발견했는지 몰랐다.

‘아이의 일은 절대 도윤 씨에게 들켜서는 안 돼, 그렇지 않으면 큰일이야.’

그래서 그녀는 굳은 표정으로 얼굴색 하나 바뀌지 않고 말했다.

“도윤 씨, 적반하장으로 나오지 마. 내가 당신과 혼인기간 온순하고 아내로서의 본분을 다하며 당신에게 숨긴 일이 하나도 없었어. 당신이 나가 바람피워 모두를 난처하게 했으면서 지금 당신이 오히려 피해자코스프레로 나를 비난하고 있다니. 당신 양심이 아프지도 않아?”

“허허, 당신 정말 나한테 숨기는 게 없는 게 확실해?”

성도윤의 차가운 눈빛은 차설아를 삼키려 들었다.

“내가 까발릴 때까지 기다릴 거야? 내가 까발리면 어떻게 할 건데?”

“다, 당신 겁주지 마. 난 지금까지 행실을 똑바로 했고 양심에 부끄럽지도 않아. 당신이 까발리고 싶으면 까발려.”

차설아는 겉으로 침착한 듯 보였지만, 속으로는 성도윤 몰래 성도윤의 아이를 낳았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을까 봐 당황했다.

“당신...”

성도윤은 말을 잇지 못하고 막 입을 열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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