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622화

성도윤은 냅킨으로 천천히 입을 닦고, 갑자기 웃음을 터뜨리며 차설아를 향해 말했다.

“나는 당신이 왜 나를 찾아왔는지 모르겠어. 설마 아직 나한테 미련이 남아서 재혼하려는 거야?”

“좋아, 너무 좋네.”

소영금은 바보처럼 박수를 치며 설레는 표정으로 차설아의 어깨를 두드렸다.

“설아야, 재혼하고 싶으면 재혼하고 싶다고 해. 그렇게 우물쭈물해서 뭐 하니? 넌 전혀 저 바보의 의견을 묻지 않아도 돼. 쟤는 그냥 바보 멍청이야... 이 일 내가 너희 둘을 위해 준비해 줄게. 내가 바로 준비해서 너희들이 전보다 더 성대하고 호화로운 로맨틱한 결혼식을 하게 해줄게.”

성주혁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고 얼굴에는 기쁨으로 가득 찼다.

“설아야, 네가 드디어 잘 생각했구나. 너와 도윤이 진작에 재혼했어야 했어. 할아버지와 성씨 집안 사람들 모두 너희의 재혼을 지지해.”

“그, 그런 거 아니에요!”

차설아는 얼굴이 홍당무처럼 빨개져 급해서 말했다.

“전 도윤 씨와 재혼하기 위해 찾아온 게 아니에요. 저와 도윤 씨는 진작에 애정이 식었고 전 평생 솔로로 살 거니까 도윤 씨와 재혼할 가능성은 전혀 없어요.”

뭇사람의 안색이 어두워졌고 분위기는 어색하기 그지없었다.

성도윤도 웃음을 거두고 차가운 눈빛으로 침묵을 지켰다.

성주혁이 말했다.

“설아야, 네가 도윤이와 재혼하지 않겠다면 도윤이를 왜 찾는 거냐?”

“저는...”

차설아는 입술을 깨물며 말할 수 없었다.

성씨 집안이 아이의 존재를 알고 있는지 확실하지 않았다. 만약 그들이 아무것도 모르는데 그냥 말해버리면 오히려 긁어 부스럼 만드는 꼴이 된다.

“이건 저와 도윤 씨의 개인적인 일이니, 사람들 앞에서 말하기 곤란해요...”

차설아는 성도윤을 노려보며 말했다.

“도윤 씨가 나한테 몇 분만 시간을 내줬으면 좋겠어. 나가서 얘기해.”

성도윤은 턱을 치켜든 채 시종일관 오만한 자세를 취하며 쌀쌀맞게 말했다.

“당신이 나와 재혼을 할 것도 아니니 우리 관계를 놓고 본다면 거리를 두는 게 좋을것 같아. 다른 사람이 보면 좋지 않잖아?”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