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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5화

“맞아, 전기가 오기 전에는 켜지지 않아.”

차설아의 표정이 굳어졌다.

“뭐? 그럼 만약 밤새 전기가 들어오지 않으면, 당신과 함께 밤을 보내야 하는 거야?”

“괜찮아, 고작 하룻밤이잖아. 나 참을 수 있어.”

성도윤은 아주 담담했다. 아까 약하고 무기력해서 흐느끼며 껴안으려는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차설아는 속은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성도윤이 굳이 자신을 속일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다.

“당신 PTSD 때문에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호흡도 가빠지며 오장이 쇠약해져 죽는다며?”

그녀는 남자에게 질문했다.

“당신이 안아주면 이겨낼 수 있어. 내가 말한 참을 수 있다는 건 당신이라면 참을 수 있다는 뜻이었어.”

“???”

차설아는 눈을 희번덕거렸다.

“이봐, 당신은 나를 참을 수 있어도 나는 당신을 참을 수 없어. 나는 오늘 반드시 나가야 해.”

그녀는 휴대전화 불빛을 빌려 문 자물쇠를 비틀어 열려고 했다. 그런데 핸드폰 배터리가 없어서 휴대폰이 자동으로 꺼졌다.

서재 전체가 다시 어둠에 휩싸였다.

“젠장!”

차설아는 눈이 먼 사람처럼 아무렇게 손을 뻗어 문고리를 잡아 무력으로 열려고 이리저리 힘을 썼다.

그러다가 결국... 이상한 걸 잡은 것 같았다.

“콜록콜록, 당신 이게... 뭐하는 짓이야?”

성도윤은 꼼짝도 못하고 어색한 목소리로 물었다.

“문 손잡이를 잡고 싶은데, 이거 왜... 촉감이 이상하지?”

차설아는 아무렇지 않게 함부로 주물렀다.

“헉, 설마 이거 당신꺼...”

반응이 오자 그녀는 감전된 듯 얼른 손을 풀었다.

그리고 어둠 속에서 두 사람의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미, 미, 미안해. 일부러 그런 게 아니야. 난 그저 손잡이를 잡으려고 했는데, 뜻밖에도...”

차설아는 혀가 꼬여 온전한 말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이렇게 공교롭게도 그의 거시기를 잡다니. 이게 고의가 아니라는 걸 믿을 수 없었다.

성도윤은 애써 호흡을 가다듬으며 덤덤한 척했다.

“변태는 많이 봤어도 당신처럼 대담한 사람은 처음 봐. 정말 놀라워.”

“아니야, 나 정말 고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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