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09화

서재는 매우 크고 깜깜했다. 그 안에는 책장이 줄지어 놓여 있었다.

성도윤은 무표정으로 불을 켰더니 소파에 앉아 있는 성주혁을 보고는 깜짝 놀라 뒷걸음질을 쳤다.

“할아버지, 늦은 시간인데 주무시지 않고 왜 여기에 계세요? 저를 놀래려고 작정하셨어요?”

성주혁은 한껏 어두워진 얼굴로 벌컥 역정을 냈다.

“나 자신을 놀라게 해서 이대로 죽고 말지. 아들이고 손주고 다 속을 썩여서야. 내가 차라리 죽는 게 낫겠어.”

“왜 또 그러세요...”

성도윤은 이마를 짚으며 감정을 다스리고는 성주혁 앞에 웅크리고 앉아 인내심 있게 말했다.

“저한테 말해보세요, 오늘 또 무슨 일 때문에 화가 나셨어요?”

“아무것도 아니야. 그냥 내가 쓸모없는 사람이지. 늙어서 눈도 침침해 사람 하나 제대로 못 보고 말이야.”

성주혁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는 한숨을 푹 쉬었다.

그는 차무진과 전장을 누비며 적을 무찌르고 의기양양했던 과거를 떠올렸다.

하지만 지금의 그는 제대로 잘 걸지도 못했고, 말도 똑똑히 하지 못했고, 심지어 눈까지 침침해졌으니...

성주혁이 갑자기 휴대폰을 꺼내더니 주름이 가득한 손가락으로 스크린을 짚으며 큰 소리로 말했다.

“어휴, 내가 눈이 안 좋아서 그래. 도윤아, 이리 와서 할아버지 도와줘. 이 동영상 속 여자가 누구야? 싸움을 이렇게 잘해?”

“누구요?”

성도윤이 고개를 내밀고는 진지한 얼굴로 보기 시작했다.

성주혁이 그에게 보여준 동영상은 바로 차설아가 도로에서 남자를 제압해 실검까지 오른 그 동영상이었다.

그는 갑자기 성주혁의 뜻을 알아챘다.

그래서 그는 실눈을 뜨더니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러게요, 이 여자가 누구죠? 조회수 찍으려고 일부러 연기하는 거 아닐까요? 사람들이 뜨려고 정말 아무 짓이나 다 하네요. 이런 건 그만 보세요, 다 가짜니까.”

성도윤은 성주혁의 휴대폰을 뺏으려고 했다.

그러자 휘청거리던 성주혁은 갑자기 정신이 번쩍 든 얼굴로 경고하며 말했다.

“자식, 어디서 모르는 척이야. 눈 똑바로 뜨고 봐. 영상 속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