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84화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대화창에는 아무런 메시지도 뜨지 않았다.

차설아는 더욱 흥미가 생겨 한 마디 더 보냈다.

“아니면 처음 뵙는 분?”

하지만 이젠 ‘입력 중...’이라는 글도 뜨지 않았다. 대화창에서 아예 쥐 죽은 듯 가만히 있었다.

‘답장을 안 해?’

차설아는 원래 관심이 없었지만, 지금은 도전정신이 불타올랐다.

‘꽤 개성 있는데? 아마 시크한 훈남 동생이겠지? 평소에 여자들의 대시만 받았으니 차가울 수밖에?’

마침 마음이 복잡했던 차설아는 차라리 상대방을 나무로 삼았다.

나무의 작용은 바로 ‘경청’만 하고 ‘영원히 입을 열지 않는 것’이다.

어두컴컴한 밤, 핸드폰의 희미한 불빛을 받으며 차설아는 폭풍 타자를 했다.

“동생은 혹시 싫어하는 사람 있어?”

“아직 어리니까, 분명히 없겠지. 하지만 이 누나는 있어. 가장 아이러니한 건 누나가 싫어하는 사람은, 한때 내가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이라는 거지.”

“난 살면서 그렇게 바보 같은 사람을 본 적이 없어. 앞으로 우리 그 사람을 바보라고 부르자.”

핸드폰 너머에서 성도윤은 번쩍번쩍한 대표 사무실에 앉아 창밖의 반짝이는 네온사인을 보며 마음이 복잡했다.

차설아의 폭풍 문자에 성도윤은 하던 일을 잠시 멈출 수밖에 없었다.

‘바보’라는 글자를 본 성도윤은 미간을 찌푸리고, 화가 나서 사람을 때리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 여자가 설마 나라는 걸 알고 일부러 욕하는 건 아니겠지?’

성도윤은 어떻게 답장해야 할지 몰라 아예 잠자코 있었다.

차설아는 물 만난 물고기처럼 폭풍 하소연을 했다.

“이 바보가 얼마나 못 났는 줄 알아? 평소에는 얼음장처럼 차갑고 도도한 척하면서, 사실은 속물이야. 사람 보는 눈도 형편없고, 상대방이 얼마나 품행이 바르지 못한 사람이란 걸 알면서도 무조건 용서하고 있어. 진짜 머리가 어떻게 된 거 아니냐? 내가 그런 사람을 좋아했다니, 진짜 부끄러워.”

성도윤은 더욱 의심했다. 차설아가 자신인 걸 알면서 일부러 욕하고 있는 건 아닌지.

성도윤이 반박의 말을 하려는데 차설아가 또 메시지를 보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