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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3화

성도윤은 최대한 서은아에게 반응하려 노력해봤지만 마음속 깊은 속에서부터 올라오는 거부감 때문에 더 이상 그 분위기를 이어나갈 수 없었다.

“그만하자. 오늘은 조금 피곤하네.”

성도윤은 자신의 몸을 꼭 끌어안고 있던 서은아를 떼어내더니 깊은 한숨을 푹 내쉬며 말했다.

“너도 피곤할 텐데, 이만 쉬어.”

“도윤아, 또 날 거부하는 거야? 대체 왜 그래? 우리 만난 지도 이렇게 오래됐고, 곧 있으면 결혼까지 할 텐데 평생 이렇게 ‘순수한 친구’로만 지낼 생각이야?”

그 말을 하는 서은아의 눈가가 점점 빨개지더니 엄청난 좌절감이 얼굴에 여실히 드러났다.

어떤 여자든 남자에게 거절을 당한다면 마음에 상처를 입기 마련이다.

항상 스스로를 ‘상여자’라 지칭하며 다니던 서은아도 알고 보면 섬세하고 여린 마음을 지닌 여인이었다.

“미안해. 다 내 탓이야. 내가 아직 준비가 안 됐나 봐.”

성도윤은 두 손가락을 교차시켜 손깍지를 끼고는 고개를 푹 숙이며 답답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성도윤은 가끔 스스로도 자신에게 무슨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의심해 보았다. 왜 사랑하는 서은아를 앞에 두고도 아무 반응을 못 하는 걸까?

성도윤은 서은아뿐만 아니라 다른 여자들에게도 거의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하지만 차설아에게만큼은... 마치 사춘기 소년이라도 된 듯 몇 번씩이나 자제력을 잃고 선을 넘고 싶었다.

“아니야, 우연이야. 분명 우연일 거야.”

그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쓸데없는 생각을 접으려 했다.

사람이라면 성욕이 있기 마련이고, 보통 그런 성욕은 시기와 분위기가 잡힐 때 제대로 생기는 법이다.

성도윤은 자신이 차설아에게 그렇게 반응했던 이유도 아마 그날의 애매한 분위기 때문이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게 아니라면 그날의 몸 상태가 더 좋아서였을 수도 있었고, 더운 날씨 때문에 더 쉽게 성욕이 일었을 수도 있었다... 어쨌든 전부 다 우연이었을 뿐이었고 다른 건 없었다.

“도윤아, 네가 굳이 사과할 필요는 없어. 네가 준비가 안 됐다면 우리 같이 천천히 준비해보자.”

감정을 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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