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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4화

1년 넘게 떠돌아다니면서 겪은 온갖 별난 경험은 밤새도록 말해도 다 털어놓을 수 없었다. 그는 이제는 태연하게 차설아를 대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순간, 그는 자기 마음이 자신도 모르게 통제 불능이 되었다고 느꼈다.

“이 자식, 난 그렇게 많이 말했는데 넌 오랜만이란 말뿐이야?

차설아는 너무도 격동되어 눈시울까지 촉촉해 났고 배경수에게 하고 싶은 말도 많았지만, 배경수는 차갑고 담담한 반응을 보이며 그녀와 더 얘기하고 싶지 않다는 태도를 보여서 차설아는 서운함을 느꼈다.

필경 배경수는 몇 안 되는 그녀를 진정으로 아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미안해 보스, 너의 사정은 경윤이한테 얘기 들었어. 내가 많이 늦었지? 그동안 고생했어.”

배경수의 눈꼬리도 살짝 붉어졌다.

사실, 그도 격동되지 않는 것이 아니다, 할 말이 없는 것도 아니다. 다만...그냥 자책할 뿐이다.

특히 차설아가 성도윤이랑 만남과 헤어짐을 반복하면서 그녀가 겪었을 감정을 생각하면 가슴이 아파 났다.

“나는 내가 떠나면 네가 부담 없이 그와 함께 있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역시 난 너무 이상적이었어. ”

배경수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한탄했다.

“역시 많은 일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니야.”

이번 유랑은 그의 시야를 넓히고, 성격도 단련시켰다. 그는 이전보다 훨씬 성숙하고 차분하며, 더욱 지혜로운 사람 같았다.

“맞아, 모든 것은 운명이고, 우리는 모두 운명의 굴레에 묶여 헤어나올 수 없어.”

차설아는 일련의 과거를 회상하며, 자신도 모르게 남자를 더 꽉 껴안았다.

역시 배경수만은 그녀를 이해할 줄 알았다.

옆에 있던 차성철은 보면 볼수록 기분이 좋지 않아 얼굴을 찡그리며 걸어가더니 손이 남자의 어깨에 내려앉았다.

“이봐, 내 여동생이야, 충분히 끌어안지 않았나?”

배경수는 여유롭게 가면을 쓴 차설아를 찬찬히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성철 형님, 유일하게 성가네를 뿌리째로 뒤흔든 그분이시군요, 존함은 오래전부터 들었습니다!”

“하하, 네놈이 입은 살아있네. 하지만 애석하게도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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