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설아가 눈을 비비며 흐리멍덩한 목소리로 말했다.“또 누가 우리 오빠 욕해? 지금 당장 볼게.”“아니, 아니, 이번에는 너 전남편 욕하는 건데 빨리 봐봐. 지금 완전 심하게 욕하는데 내 속이 다 시원해 난다니까.”배경윤의 목소리에서는 참을 수 없는 기쁨이 느껴졌다.“뭐? 성도윤?”차설아는 순간 정신이 말짱해졌다. 얼른 실시간 검색을 보니 앞 세 개는 모두 성도윤과 관련되어 있었다. [성도윤 학살!][성도윤 감방 들어가라!][성도윤 인성 쓰레기!]차설아는 실시간 검색을 뚫어져라 쳐다보고는 관련 기사를 눌러봤다.닉네임이 “낱낱이파헤쳐버림” 이라는 네티즌이 글자 수가 만자에 달하는 긴 글을 올렸는데 안에 차성철이 어떻게 버림을 받았고 작은 어촌에서 어떤 학대를 받았고 어떻게 성도윤에 의해 얼굴에 흉터가 생기게 됐는지 자세히 쓰여있었다.글의 마지막에는 차성철의 얼굴에 흉터가 생기기 전의 사진이 있었는데 이목구비가 또렷하고 아주 잘생긴 도련님의 얼굴이었다.긴 글에 사진까지 올라가니 많은 네티즌들의 동정심을 유발했다. 모두 차성철을 위해 말을 했고 성도윤에게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네티즌 1: [성도윤같은 재벌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살았으니까 나쁜 새끼가 틀림없다고 내가 그랬지. 이런 잔혹한 짓을 한 게 놀랍지도 않아.]네티즌 2: [이렇게 폭로가 된 거도 이 정돈데 폭로가 되지 않은 일들은 더 어마어마하겠지. 이 세상 참 무섭네.]네티즌 3: [성도윤 이 가식적인 새끼. 한때는 차성커플 팬이었는데 지금 보니까 차설아가 이혼을 한 게 맞는 선택이었어.]네티즌 4: [다 됐고 앞으로 절대로 성대그룹 제품은 절대로 안 사. ]여론은 순식간에 바람처럼 변했다.네티즌들의 정서는 원래 휩쓸리기 쉽고 상대편에서 슬쩍 끼는 것도 많아 성도윤은 지금 천하의 나쁜 놈으로 욕먹고 있다.“도대체 누가 폭로한 거야?”차설아의 심정은 복잡했다.차설아가 성도윤에 대한 감정은 아주 복잡했다. 비록 이미 선을 그었으나 성도윤에 관한 일에 대해 보고 가만히
하지만 배경수가 떠난 이후로 그 누구도 차설아에게 사다 주는 사람이 없었다. 여러 가게에서 사봤지만 배경수가 사다 주던 그 블루베리 치즈케이크의 맛이 아니었고 이 맛이 너무나도 그리웠다.이 케이크를 먹으니 마음이 덜 무거워 나는거 같았다. 의자에 앉아 조용히 먹기 시작했다. 케익을 먹으며 그 네티즌의 위치를 추적했다.배경수는 차설아의 컴퓨터를 쳐다 보고 웃었다.‘어느 분이 우리 보스를 직접 나서게 한 거지?”차설아는 배경수와 말할 틈이 없다며 손을 저었다.“넌 몰라도 돼. 말해도 모를 텐데 뭐. 저기 가서 놀고 있어.”배경수는 두 팔을 껴안고 말했다.“보스, 찾지 마.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있잖아.”“무슨 뜻이야?”차설아는 드디어 주의력을 배경수에게로 돌렸다.배경수가 턱을 올리들며 웃을 듯 말 듯 하며 말했다.“말한 그대로 그 뜻이지.”“설마 그 네티즌이 너라는 거야?”“바로 나야.”배경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설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보스 점점 더 똑똑해진다니까.”차설아는 머릿속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것 같았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배경수를 보며 말했다.“너, 너 이 자식. 왜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해. 우리 오빠 일은 어떻게 알았고?”“형이 준 임무를 완성하려고 그랬지. 뭐 제일 중요한 건 그 자식이 맘에 안 들었던 거고. 내가 물러나 줬는데 기회를 아끼지 않고 다른 여자랑 결혼했으니 반 죽이지 않으면 내가 속이 편하겠어?”배경수의 대답에 차설아는 뭐라고 반박할 수 없었다.차설아는 궁금했다.“오빠가 준 임무가 뭔데?”“성대그룹 주가를 10퍼센트까지 떨어뜨리라고...”배경수는 핸드폰을 꺼내 성대그룹의 주가가 폭락하는 것을 보고 말했다.“형이 준 임무는 곧 완성할 거 같으니까 계속 보스한테 붙어 다녀도 되겠다.”“두 사람 많이 심심했지?”차설아는 어이가 없어 뭐라고 욕을 해야 할지도 몰라 했다.“이렇게 말하면 모든 일이 다 너가 짠 거고 오빠 얼굴 사진 터뜨린 거도 네가 시킨 거야?”“엄밀히 말하
차설아의 말은 배경수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결정적 인물이라니?”배경수가 턱을 들고 차설아의 곁에 다가갔다.“자세히 말해봐.”차설아는 고개를 돌려 배경수를 째려보고는 손가락으로 웹 페이지를 내리며 말했다.“우리 오빠가 성도윤을 그토록 미워하는 건 사실 얼굴에 흉터를 낸 것뿐만아니라 오빠가 제일 믿던 사람을 꾀었기 때문이야. 그 사람은 한때 우리 오빠 생명에서 한 줄기의 빛이었지. 근데 마지막에 성도윤을 위해서 오빠를 찔렀고 그래서 지금 뭐라고 할까... 사람이 극단적이지.”“극단적인 건 인정.”배경수가 고개를 끄덕였다.“첫눈에 보는 순간 나처럼 상처를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니까.”차설아가 어이없어했다.“네가 뭔 상처를 받았다고 그래.”“10년을 쫓아다녀도 대답 하나 못 들었는데, 안 불쌍해? 보스는 몰라. 상처를 받은 적이 있는 사람들은 눈빛이 매서워. 형이 딱 그 스타일이라니까.”차설아는 더 대꾸하고 싶지 않았다. 이 자식은 예전과 같은 모습이었다.하지만 배경수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차성철이 사람에게 주는 인상이 바로 독하고 날카로워 마음속이 시커 만 것 같은 사람이다.차성철의 마음의 응어리를 풀지 못하고 한을 내려놓지 못하면 큰 일이 일어날 거 같은 예감이 든다.차설아는 실시간 검색을 보다가 갑자기 한 사진을 보게 됐다. 그 사진에는 예쁜 여자애가 맨발로 해변에 앉아 있었는데 머리카락은 아주 광택이 났고 온몸에는 깨끗하고 청순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마치 성안에 있는 공주님 같았다.이 사진을 올린 사람은 자정 살인마의 영원한 사랑이라는 글과 함께 올렸다.“이 사람이 바로 송지아야?”차설아는 숨을 참은 채로 그 사진을 확대하고 또 확대해 봤다.만약 이 사람이 송지아라면 차성철의 분노를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았다.이렇게 아름다운 공주님이 마지막에 다른 남자 때문에 자신을 배신했다는 건 너무나도 아픈 일이다.만일 차설아였다면 성도윤만 미운 게 아니라 온 세상을 피바다로 만들고 싶을 것이다.배경수가 커피를 들
만약 송지아를 데리고 와서 차성철하고 잘 화해 할 수 있다면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거 같았다.“그럼 더 안 되지.”배경수는 손가락으로 X를 했다. “그런 곳은 나 같은 베테랑도 견뎌 못 내는데 너 같은 여자애가, 심지어 절세미인이 가면 그냥 머리 내어주는 거랑 뭐가 달라?”“듣기만 해도 무서운 곳이기는 해. 마왕이 가도 신장 두 개 빼주고 나와야 한다니까. 근데 나도 호락호락한 삶이 아니야. 내가 누구 무서워하는 거 본적 있어?”“보스가 실력이 좋은 건 알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그 스승님은 진짜 쉬운 사람이 아니라니까. 아들로 삼겠다는데 달아 나와서 이미 빡쳤을 텐데 네가 가면 잡아다가 색시 삼겠다고 할걸?”“입 닥치고 주소나 대.”차설아는 더는 기다리기 싫어 배경수의 팔을 등에 뒤집어 걸고 힘을 주어 팔이 찢어질 것 같게 했다.“말할래 안 할래?”“안 해!”“말 안하면 팔 뽑아버린다.”차설아는 힘을 더 줬다.“아! 아파, 아프다고.”마지막에는 어쩔 수 없이 말했다.“정 가야겠다면 나랑 같이 가. 그래도 스승님인데 너무 과분하게 굴진 않을 거야.”차설아가 고민을 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같이 가. 내가 가면 널 괴롭힐 사람도 없어.”하지만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실시간 검색의 일이 커지면서 성대그룹의 주가에 큰 영향을 끼쳤고 성대그룹 문 앞에는 많은 기자들이 모여있었다.성도윤은 대표 사무실에 앉아 태양혈을 누르고 있었다.4년 전의 일이 이렇게 다시 터지게 될 줄 생각지 못했다. 지금 모두에게 침밭이가 된 처지였다.당시 차성철에게 심하게 손을 쓴 걸 인정한다. 하지만 당시 금방 사업을 물려받아 그렇게 독하지 않으면 안 됐었다.가문의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고 그룹에서도 누구도 말을 들어주지 않고 유일하게 성도윤의 말에 복종하는 사람은 그의 친형, 성도현이었다.젊은 나이였기에 너무나도 큰 성적을 해내고 싶어 영흥 부둣가의 사업을 따내려고 했다.하지만 영흥 부둣가는 당시 성심 전당포에서
차설아는 예서의 에스코트 하에 성도윤의 사무실에 들어갔다.이렇게 오래 지나 성도윤의 사무실에 다시 들어가니 마치 그때 떠날 때로 돌아온 것 같았으나 앞에 있는 남자는 이미 완전히 달라진 사람이었다.차설아의 마음은 먹먹해 났다.커다란 낙지 창 앞에 우람한 몸을 가진 성도윤의 뒷모습은 귀공자 같았다.“여기 와서 뭐 해?”성도윤이 뒤돌아 차가운 눈빛으로 차설아를 쳐다봤다. 별로 반가워하지 않는 모습이었다.예서가 말했다.“대표님, 바쁘시면 제가 먼저 차설아 씨를 모시고 돌아보고 있겠습니다. 일을 끝내시면 다시 돌아올까요?”속으로는 성도윤이 차설아하고 오랜 부부였음에도 이렇게 거만하니 사모님이 달아난 게 아니겠는가 하고 생각했다.성도윤은 예서를 째려보고 말했다.“나가.”“실례했어요.”차설아가 뒤돌아 나가려고 했다.성도윤의 얼굴색은 더 푸르러졌다.“쟤보고 나가라고 한 거야. 넌 남아.”“네, 그럼 전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예서가 웃음을 참으며 잽싸게 대표 사무실을 나가고 친절히 문도 닫았다.복도에는 모두 궁금해하는 사람들이었다.“어떤데, 어떤데. 대표님하고 사모님 재결합 하실거 같아?”“이렇게 오래 지났지만 나는 아직도 사모님이 제일 대표님하고 어울린다고 생각해. 서씨 가문 큰 아가씨하고는 전혀 안 어울려.”“됐어. 대표님 지금 평판이 이렇게 나쁜데 사모님이 아까워.”“맞아, 맞아. 사모님은 솔로가 더 빛나.”복도에서 수다를 떠는 사람들은 전과 같이 재결합에 대해 열변은 하고 있었다.시간이 빨리 흘러 많은 것이 변한 것 같지만 모든 게 또 변하지 않은 것 같았다.사무실 안은 시베리아 북극 같은 얼음장이었다.성도윤이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손가락에는 비싼 만년필을 돌리며 오만 자태로 쳐다보고 있었다.차설아를 위아래로 훑으며 말했다.“오늘 온 건 화해를 구하러 온 거야, 아니면 결투 신청이라도 하러 온 거야?”차설아가 눈썹을 올리면서 역시 오만한 모습이었다.“그렇게 총명하신 분께서 맞춰보시죠.”“나 성도윤은 이런 시시
차설아는 아무렇지도 않은 남자의 태도에 화가 나 남자 앞으로 걸어가 그의 넥타이를 잡고 말했다.“내 오빠의 얼굴을 그은 것도 당신이 아니고, 오빠를 이길 수 있었던게 송지아의 배신 때문이 아니라고 할 셈이에요?”“지아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선택을 했을 뿐 난 그게 배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성도윤은 고개를 들고 깊은 눈망울로 여인을 마주했는데 두 사람의 호흡이 느껴질 정도로 거리가 가까워 분위기가 묘했다.차설아는 침을 삼키고 남자와 거리를 두고는 이를 갈았다. “당신이 남자라면 그냥 인정해요, 당신이 송지아를 꼬드겨 내 오빠를 망치고도 한치의 미안함도 없는 거예요?”“그때 우리는 적수였어. 그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는 싸움이었지. 내가 좀 더 독하지 않았다면 지금 얼굴이 망가지고 바다에 묻힌 사람은 바로 나였을 거야.”“당신...”“자정 살인마는 기회가 있다면 더 심한 짓도 했을 거야.”성도윤은 여기까지 말하고 일어섰다. “물 감옥에서의 치욕, 내가 눈이 멀고 느낀 절망... 뼈에 사무치는 고통이었어. 당신은 이래도 그가 독하지 않다고 생각해?”“그, 그건 사고였어요...”차설아는 반박하고 싶었지만 그녀 자신도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어느 정도는 차성철이 성도윤보다 더 지독한 사람이라는 걸 차설아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주장에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사고?”성도윤의 웃음은 조롱으로 가득 찼다. “그때 그의 얼굴을 망친 것도 사고였어. 지아가 찌른 것 때문에 차성철이 미쳐 모든 사람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지 않았다면 나도 이런 식으로 그를 진정시키지 않았을 거야.”남자는 여기까지 말하고는 눈썹을 살짝 찡그렸는데 그는 다시는 그런 끔찍한 일들을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나중에 차성철은 지아를 붙잡고 바다에 몸을 던지고 둘 다 자취를 감췄지. 성심 전당포라는 간판을 지키기 위해 몇 년 동안 내가 공짜로 운영해오면서 더러운 짓거리만 해오던 전당포를 좋게 되돌려 놓았으니... 나 자신에게 상을 주고 싶을 정도야.”“..
차설아는 성도윤의 답을 듣고 마음속의 큰 바위를 마침내 내려놓았고 동시에 마음속으로는 이 남자는 아직 냉혹하고 무정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비록 시간이 촉박하고 임무가 막중하지만 적어도 열흘 동안은 성도윤이 차성철을 건드리지 않는다고 약속했으니 안심하고 해안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대표실을 나서자 복도에 하나둘씩 그녀를 쳐다보는 직원들이 눈에 띄었다.“사모님!”한 직원이 차설아를 보고 마치 팬들이 아이돌을 본 것처럼 손짓했다.“어, 오랜만이네요.”차설아는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호칭을 바로 잡았다.“앞으로는 사모님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이미 이혼했거든요...”그것도 두 번이나...성도윤과의 두 번째 이혼은 모두 차성철의 소행으로 당시 성도윤이 미스터 Q로 가장해 혼인신고를 한 것처럼 당사자로서 그녀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진행됐다.그때 차성철은 성도윤이 눈이 멀어 전당포에 잡혀 있는 틈을 타 이혼 합의서에 서명하게 했고 그렇게 그녀는 성도윤과 두 번째 이혼을 하게 되었다.“괜찮아요, 저희 마음속에서 당신은 영원히 우리의 사모님인걸요. 앞으로 자주 저희 보러 와주세요.”인사를 하던 직원은 눈물을 글썽이며 차설아를 향해 말했다.성도윤과 차설아의 사랑과 전쟁 스토리를 줄곧 봐온 사람으로서 그들은 이미 두 사람의 사이에 과몰입 중이었다.“맞아요, 맞아요...”다른 몇몇 직원들도 열정적으로 맞장구를 쳤다.그러다 갑자기 떠들썩한 장면이 한순간 얼어붙었고 모두를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오므리며 전전긍긍했다.“어머나, 성대 그룹에 무슨 귀한 손님이 왔길래 전 직원이 영접을 하나 했더니... 차설아 씨였네요?”한정판 명품 가방을 멘 채 직원 뒤에서 냉소를 흘리며 차설아를 보는 그녀의 눈빛은 질투와 도발로 가득했다.“은아 씨, 오셨어요?”직원들이 작은 소리로 서은아에게 안부를 전했다.서은아는 태연하게 웃으며 직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말했다.“커피와 디저트 좀 사 왔는데... 다들 고생이 많아요.”“감사합니다.”“고맙긴, 당연
“아까 직원들이 당신을 뭐라고 불렀는지 못 들었어요? 계속 이렇게 되면 도윤이는 조만간 모든 것을 생각해낼 거예요. 그때 도윤이의 병이 또 재발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1년 전에 그 사람이 무엇을 겪었는지 그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 당신과 나는 잘 알잖아요. 이제야 조금 안정되었는데 또 그 사람 마음을 흔들 속셈이에요? 당신 때문에 그가 매번 다치고 있는데 정말 가책을 느끼지 않는 거예요?”“저... 난 그렇게 많이 생각하지 않았어요.”차설아는 서은아의 말에 고개를 숙였다.1년 전 성도윤은 그녀의 손에서 거의 죽을 뻔했고 그녀도 평생 남자와 재결합하지 않겠다고 하늘에 맹세했다.그래서 그녀는 성도윤과의 감정이 다시 살아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도 않았다.다만, 그녀 자신만 잘 통제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는 것을 그녀는 미처 예측하지 못했다. 일은 항상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는 법이니 말이다.예를 들어 차성철과 성도윤의 원한으로 그녀는 어쩔 수 없이 다시금 이 관계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었고 그녀도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처지에 이르렀다...서은아는 말하다 눈물을 흘렸다.“은아 씨, 미안해요. 나랑 도윤이 지금까지 함께 헤쳐오느라 힘들었어요. 우리의 감정이 겨우 안정되었는데 당신이 다시 나타났으니... 내가 전혀 개의치 않는다면 거짓말이겠죠...”“물론 도윤이랑 내가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신의 관대함 덕분이라는 것을 알고 있어요. 저도 당신의 부탁대로 해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하지만 당신이 나타나자 도윤이는 마치 줄이 끊어진 연처럼 보였고 난 전혀 잡을 수 없다고요... 미안해요, 미안해요...”그녀는 말을 하면 할수록 고개가 점점 내려갔고 차설아를 향해 굽신했다.그러다 마침 문을 열고 나오는 성도윤의 눈에 띄었다.“뭐해?”남자는 서은아를 뒤로 감싸며 차설아를 차갑게 바라보았다.“우리 얘기가 끝난 줄 알았는데, 내 약혼녀한테 뭐 하는 거야?”차설아는 그토록 긴장해 하는 남자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미어졌다.“걱정 마세요. 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