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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79화

작가: 배시아
last update 최신 업데이트: 2024-09-11 18:30:00
차설아가 눈을 비비며 흐리멍덩한 목소리로 말했다.

“또 누가 우리 오빠 욕해? 지금 당장 볼게.”

“아니, 아니, 이번에는 너 전남편 욕하는 건데 빨리 봐봐. 지금 완전 심하게 욕하는데 내 속이 다 시원해 난다니까.”

배경윤의 목소리에서는 참을 수 없는 기쁨이 느껴졌다.

“뭐? 성도윤?”

차설아는 순간 정신이 말짱해졌다. 얼른 실시간 검색을 보니 앞 세 개는 모두 성도윤과 관련되어 있었다.

[성도윤 학살!]

[성도윤 감방 들어가라!]

[성도윤 인성 쓰레기!]

차설아는 실시간 검색을 뚫어져라 쳐다보고는 관련 기사를 눌러봤다.

닉네임이 “낱낱이파헤쳐버림” 이라는 네티즌이 글자 수가 만자에 달하는 긴 글을 올렸는데 안에 차성철이 어떻게 버림을 받았고 작은 어촌에서 어떤 학대를 받았고 어떻게 성도윤에 의해 얼굴에 흉터가 생기게 됐는지 자세히 쓰여있었다.

글의 마지막에는 차성철의 얼굴에 흉터가 생기기 전의 사진이 있었는데 이목구비가 또렷하고 아주 잘생긴 도련님의 얼굴이었다.

긴 글에 사진까지 올라가니 많은 네티즌들의 동정심을 유발했다. 모두 차성철을 위해 말을 했고 성도윤에게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

네티즌 1: [성도윤같은 재벌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살았으니까 나쁜 새끼가 틀림없다고 내가 그랬지. 이런 잔혹한 짓을 한 게 놀랍지도 않아.]

네티즌 2: [이렇게 폭로가 된 거도 이 정돈데 폭로가 되지 않은 일들은 더 어마어마하겠지. 이 세상 참 무섭네.]

네티즌 3: [성도윤 이 가식적인 새끼. 한때는 차성커플 팬이었는데 지금 보니까 차설아가 이혼을 한 게 맞는 선택이었어.]

네티즌 4: [다 됐고 앞으로 절대로 성대그룹 제품은 절대로 안 사. ]

여론은 순식간에 바람처럼 변했다.

네티즌들의 정서는 원래 휩쓸리기 쉽고 상대편에서 슬쩍 끼는 것도 많아 성도윤은 지금 천하의 나쁜 놈으로 욕먹고 있다.

“도대체 누가 폭로한 거야?”

차설아의 심정은 복잡했다.

차설아가 성도윤에 대한 감정은 아주 복잡했다. 비록 이미 선을 그었으나 성도윤에 관한 일에 대해 보고 가만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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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지만 배경수가 떠난 이후로 그 누구도 차설아에게 사다 주는 사람이 없었다. 여러 가게에서 사봤지만 배경수가 사다 주던 그 블루베리 치즈케이크의 맛이 아니었고 이 맛이 너무나도 그리웠다.이 케이크를 먹으니 마음이 덜 무거워 나는거 같았다. 의자에 앉아 조용히 먹기 시작했다. 케익을 먹으며 그 네티즌의 위치를 추적했다.배경수는 차설아의 컴퓨터를 쳐다 보고 웃었다.‘어느 분이 우리 보스를 직접 나서게 한 거지?”차설아는 배경수와 말할 틈이 없다며 손을 저었다.“넌 몰라도 돼. 말해도 모를 텐데 뭐. 저기 가서 놀고 있어.”배경수는 두 팔을 껴안고 말했다.“보스, 찾지 마.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있잖아.”“무슨 뜻이야?”차설아는 드디어 주의력을 배경수에게로 돌렸다.배경수가 턱을 올리들며 웃을 듯 말 듯 하며 말했다.“말한 그대로 그 뜻이지.”“설마 그 네티즌이 너라는 거야?”“바로 나야.”배경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설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보스 점점 더 똑똑해진다니까.”차설아는 머릿속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것 같았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배경수를 보며 말했다.“너, 너 이 자식. 왜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해. 우리 오빠 일은 어떻게 알았고?”“형이 준 임무를 완성하려고 그랬지. 뭐 제일 중요한 건 그 자식이 맘에 안 들었던 거고. 내가 물러나 줬는데 기회를 아끼지 않고 다른 여자랑 결혼했으니 반 죽이지 않으면 내가 속이 편하겠어?”배경수의 대답에 차설아는 뭐라고 반박할 수 없었다.차설아는 궁금했다.“오빠가 준 임무가 뭔데?”“성대그룹 주가를 10퍼센트까지 떨어뜨리라고...”배경수는 핸드폰을 꺼내 성대그룹의 주가가 폭락하는 것을 보고 말했다.“형이 준 임무는 곧 완성할 거 같으니까 계속 보스한테 붙어 다녀도 되겠다.”“두 사람 많이 심심했지?”차설아는 어이가 없어 뭐라고 욕을 해야 할지도 몰라 했다.“이렇게 말하면 모든 일이 다 너가 짠 거고 오빠 얼굴 사진 터뜨린 거도 네가 시킨 거야?”“엄밀히 말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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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 이혼, 후 집착   제1181화

    차설아의 말은 배경수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결정적 인물이라니?”배경수가 턱을 들고 차설아의 곁에 다가갔다.“자세히 말해봐.”차설아는 고개를 돌려 배경수를 째려보고는 손가락으로 웹 페이지를 내리며 말했다.“우리 오빠가 성도윤을 그토록 미워하는 건 사실 얼굴에 흉터를 낸 것뿐만아니라 오빠가 제일 믿던 사람을 꾀었기 때문이야. 그 사람은 한때 우리 오빠 생명에서 한 줄기의 빛이었지. 근데 마지막에 성도윤을 위해서 오빠를 찔렀고 그래서 지금 뭐라고 할까... 사람이 극단적이지.”“극단적인 건 인정.”배경수가 고개를 끄덕였다.“첫눈에 보는 순간 나처럼 상처를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니까.”차설아가 어이없어했다.“네가 뭔 상처를 받았다고 그래.”“10년을 쫓아다녀도 대답 하나 못 들었는데, 안 불쌍해? 보스는 몰라. 상처를 받은 적이 있는 사람들은 눈빛이 매서워. 형이 딱 그 스타일이라니까.”차설아는 더 대꾸하고 싶지 않았다. 이 자식은 예전과 같은 모습이었다.하지만 배경수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차성철이 사람에게 주는 인상이 바로 독하고 날카로워 마음속이 시커 만 것 같은 사람이다.차성철의 마음의 응어리를 풀지 못하고 한을 내려놓지 못하면 큰 일이 일어날 거 같은 예감이 든다.차설아는 실시간 검색을 보다가 갑자기 한 사진을 보게 됐다. 그 사진에는 예쁜 여자애가 맨발로 해변에 앉아 있었는데 머리카락은 아주 광택이 났고 온몸에는 깨끗하고 청순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마치 성안에 있는 공주님 같았다.이 사진을 올린 사람은 자정 살인마의 영원한 사랑이라는 글과 함께 올렸다.“이 사람이 바로 송지아야?”차설아는 숨을 참은 채로 그 사진을 확대하고 또 확대해 봤다.만약 이 사람이 송지아라면 차성철의 분노를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았다.이렇게 아름다운 공주님이 마지막에 다른 남자 때문에 자신을 배신했다는 건 너무나도 아픈 일이다.만일 차설아였다면 성도윤만 미운 게 아니라 온 세상을 피바다로 만들고 싶을 것이다.배경수가 커피를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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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 이혼, 후 집착   제1182화

    만약 송지아를 데리고 와서 차성철하고 잘 화해 할 수 있다면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거 같았다.“그럼 더 안 되지.”배경수는 손가락으로 X를 했다. “그런 곳은 나 같은 베테랑도 견뎌 못 내는데 너 같은 여자애가, 심지어 절세미인이 가면 그냥 머리 내어주는 거랑 뭐가 달라?”“듣기만 해도 무서운 곳이기는 해. 마왕이 가도 신장 두 개 빼주고 나와야 한다니까. 근데 나도 호락호락한 삶이 아니야. 내가 누구 무서워하는 거 본적 있어?”“보스가 실력이 좋은 건 알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그 스승님은 진짜 쉬운 사람이 아니라니까. 아들로 삼겠다는데 달아 나와서 이미 빡쳤을 텐데 네가 가면 잡아다가 색시 삼겠다고 할걸?”“입 닥치고 주소나 대.”차설아는 더는 기다리기 싫어 배경수의 팔을 등에 뒤집어 걸고 힘을 주어 팔이 찢어질 것 같게 했다.“말할래 안 할래?”“안 해!”“말 안하면 팔 뽑아버린다.”차설아는 힘을 더 줬다.“아! 아파, 아프다고.”마지막에는 어쩔 수 없이 말했다.“정 가야겠다면 나랑 같이 가. 그래도 스승님인데 너무 과분하게 굴진 않을 거야.”차설아가 고민을 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같이 가. 내가 가면 널 괴롭힐 사람도 없어.”하지만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실시간 검색의 일이 커지면서 성대그룹의 주가에 큰 영향을 끼쳤고 성대그룹 문 앞에는 많은 기자들이 모여있었다.성도윤은 대표 사무실에 앉아 태양혈을 누르고 있었다.4년 전의 일이 이렇게 다시 터지게 될 줄 생각지 못했다. 지금 모두에게 침밭이가 된 처지였다.당시 차성철에게 심하게 손을 쓴 걸 인정한다. 하지만 당시 금방 사업을 물려받아 그렇게 독하지 않으면 안 됐었다.가문의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고 그룹에서도 누구도 말을 들어주지 않고 유일하게 성도윤의 말에 복종하는 사람은 그의 친형, 성도현이었다.젊은 나이였기에 너무나도 큰 성적을 해내고 싶어 영흥 부둣가의 사업을 따내려고 했다.하지만 영흥 부둣가는 당시 성심 전당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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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 이혼, 후 집착   제1183화

    차설아는 예서의 에스코트 하에 성도윤의 사무실에 들어갔다.이렇게 오래 지나 성도윤의 사무실에 다시 들어가니 마치 그때 떠날 때로 돌아온 것 같았으나 앞에 있는 남자는 이미 완전히 달라진 사람이었다.차설아의 마음은 먹먹해 났다.커다란 낙지 창 앞에 우람한 몸을 가진 성도윤의 뒷모습은 귀공자 같았다.“여기 와서 뭐 해?”성도윤이 뒤돌아 차가운 눈빛으로 차설아를 쳐다봤다. 별로 반가워하지 않는 모습이었다.예서가 말했다.“대표님, 바쁘시면 제가 먼저 차설아 씨를 모시고 돌아보고 있겠습니다. 일을 끝내시면 다시 돌아올까요?”속으로는 성도윤이 차설아하고 오랜 부부였음에도 이렇게 거만하니 사모님이 달아난 게 아니겠는가 하고 생각했다.성도윤은 예서를 째려보고 말했다.“나가.”“실례했어요.”차설아가 뒤돌아 나가려고 했다.성도윤의 얼굴색은 더 푸르러졌다.“쟤보고 나가라고 한 거야. 넌 남아.”“네, 그럼 전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예서가 웃음을 참으며 잽싸게 대표 사무실을 나가고 친절히 문도 닫았다.복도에는 모두 궁금해하는 사람들이었다.“어떤데, 어떤데. 대표님하고 사모님 재결합 하실거 같아?”“이렇게 오래 지났지만 나는 아직도 사모님이 제일 대표님하고 어울린다고 생각해. 서씨 가문 큰 아가씨하고는 전혀 안 어울려.”“됐어. 대표님 지금 평판이 이렇게 나쁜데 사모님이 아까워.”“맞아, 맞아. 사모님은 솔로가 더 빛나.”복도에서 수다를 떠는 사람들은 전과 같이 재결합에 대해 열변은 하고 있었다.시간이 빨리 흘러 많은 것이 변한 것 같지만 모든 게 또 변하지 않은 것 같았다.사무실 안은 시베리아 북극 같은 얼음장이었다.성도윤이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손가락에는 비싼 만년필을 돌리며 오만 자태로 쳐다보고 있었다.차설아를 위아래로 훑으며 말했다.“오늘 온 건 화해를 구하러 온 거야, 아니면 결투 신청이라도 하러 온 거야?”차설아가 눈썹을 올리면서 역시 오만한 모습이었다.“그렇게 총명하신 분께서 맞춰보시죠.”“나 성도윤은 이런 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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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 이혼, 후 집착   제1184화

    차설아는 아무렇지도 않은 남자의 태도에 화가 나 남자 앞으로 걸어가 그의 넥타이를 잡고 말했다.“내 오빠의 얼굴을 그은 것도 당신이 아니고, 오빠를 이길 수 있었던게 송지아의 배신 때문이 아니라고 할 셈이에요?”“지아는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선택을 했을 뿐 난 그게 배신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성도윤은 고개를 들고 깊은 눈망울로 여인을 마주했는데 두 사람의 호흡이 느껴질 정도로 거리가 가까워 분위기가 묘했다.차설아는 침을 삼키고 남자와 거리를 두고는 이를 갈았다. “당신이 남자라면 그냥 인정해요, 당신이 송지아를 꼬드겨 내 오빠를 망치고도 한치의 미안함도 없는 거예요?”“그때 우리는 적수였어. 그가 죽지 않으면 내가 죽는 싸움이었지. 내가 좀 더 독하지 않았다면 지금 얼굴이 망가지고 바다에 묻힌 사람은 바로 나였을 거야.”“당신...”“자정 살인마는 기회가 있다면 더 심한 짓도 했을 거야.”성도윤은 여기까지 말하고 일어섰다. “물 감옥에서의 치욕, 내가 눈이 멀고 느낀 절망... 뼈에 사무치는 고통이었어. 당신은 이래도 그가 독하지 않다고 생각해?”“그, 그건 사고였어요...”차설아는 반박하고 싶었지만 그녀 자신도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어느 정도는 차성철이 성도윤보다 더 지독한 사람이라는 걸 차설아도 인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의 주장에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했다.“사고?”성도윤의 웃음은 조롱으로 가득 찼다. “그때 그의 얼굴을 망친 것도 사고였어. 지아가 찌른 것 때문에 차성철이 미쳐 모든 사람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지 않았다면 나도 이런 식으로 그를 진정시키지 않았을 거야.”남자는 여기까지 말하고는 눈썹을 살짝 찡그렸는데 그는 다시는 그런 끔찍한 일들을 떠올리고 싶지 않았다.“나중에 차성철은 지아를 붙잡고 바다에 몸을 던지고 둘 다 자취를 감췄지. 성심 전당포라는 간판을 지키기 위해 몇 년 동안 내가 공짜로 운영해오면서 더러운 짓거리만 해오던 전당포를 좋게 되돌려 놓았으니... 나 자신에게 상을 주고 싶을 정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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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설아는 성도윤의 답을 듣고 마음속의 큰 바위를 마침내 내려놓았고 동시에 마음속으로는 이 남자는 아직 냉혹하고 무정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비록 시간이 촉박하고 임무가 막중하지만 적어도 열흘 동안은 성도윤이 차성철을 건드리지 않는다고 약속했으니 안심하고 해안을 떠날 수 있을 것이다.대표실을 나서자 복도에 하나둘씩 그녀를 쳐다보는 직원들이 눈에 띄었다.“사모님!”한 직원이 차설아를 보고 마치 팬들이 아이돌을 본 것처럼 손짓했다.“어, 오랜만이네요.”차설아는 예의 바르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호칭을 바로 잡았다.“앞으로는 사모님이라고 부르지 마세요, 이미 이혼했거든요...”그것도 두 번이나...성도윤과의 두 번째 이혼은 모두 차성철의 소행으로 당시 성도윤이 미스터 Q로 가장해 혼인신고를 한 것처럼 당사자로서 그녀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진행됐다.그때 차성철은 성도윤이 눈이 멀어 전당포에 잡혀 있는 틈을 타 이혼 합의서에 서명하게 했고 그렇게 그녀는 성도윤과 두 번째 이혼을 하게 되었다.“괜찮아요, 저희 마음속에서 당신은 영원히 우리의 사모님인걸요. 앞으로 자주 저희 보러 와주세요.”인사를 하던 직원은 눈물을 글썽이며 차설아를 향해 말했다.성도윤과 차설아의 사랑과 전쟁 스토리를 줄곧 봐온 사람으로서 그들은 이미 두 사람의 사이에 과몰입 중이었다.“맞아요, 맞아요...”다른 몇몇 직원들도 열정적으로 맞장구를 쳤다.그러다 갑자기 떠들썩한 장면이 한순간 얼어붙었고 모두를 고개를 숙이고 입술을 오므리며 전전긍긍했다.“어머나, 성대 그룹에 무슨 귀한 손님이 왔길래 전 직원이 영접을 하나 했더니... 차설아 씨였네요?”한정판 명품 가방을 멘 채 직원 뒤에서 냉소를 흘리며 차설아를 보는 그녀의 눈빛은 질투와 도발로 가득했다.“은아 씨, 오셨어요?”직원들이 작은 소리로 서은아에게 안부를 전했다.서은아는 태연하게 웃으며 직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며 말했다.“커피와 디저트 좀 사 왔는데... 다들 고생이 많아요.”“감사합니다.”“고맙긴, 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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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설아는 성대 그룹에서 나와 성심 전당포로 돌아왔다.차성철은 배경수와 즐거운 대화를 나누었고 배경수와 배경윤한테 저녁 식사를 함께하자고 초대했다.한편 차설아는 밤 10시 출발하는 금변시로 가는 항공권을 예약했다.식탁 위에 푸짐한 요리가 놓여 있고 모두 모여 잡담을 나누며 매우 따뜻하고 화목한 분위기였다.“자, 건배. 내년 이맘때, 내후년 이맘때, 앞으로 매년 이맘때 우리 모두 이곳에서 좋은 술과 좋은 음식을 함께 즐길 수 있기를!”차성철은 잔을 들며 기분 좋게 말했다.“건배!”모두 일어나 잔을 들자 원이와 달이도 음료수를 따라놓은 잔을 들고 흔들었다.차설아는 분위기가 좋아지자 차성철한테 말했다.“오빠, 오늘 기분이 좋으니까 나랑 한 가지 약속해 줄 수 있어?”“너는 내 친동생이야. 한 가지 일은 말할 것도 없고 열 가지, 백 가지라도 약속할게.”“나 떠나...”“뭐?”차성철은 안색이 변하며 언짢은 표정을 지었다. “이제야 돌아왔는데 왜 또 떠나려고 하는 거야? 이번에는 또 어느 자식을 위해 떠나는 건데?”원이와 달이도 기분이 좋지 않은지 한 손씩 잡고 흔들며 애교를 부렸다.“엄마, 가지 말아요. 나랑 오빠가 슬플 거예요.”“엄마 어디 가요? 나도 따라갈래요.”차설아는 달이와 원이의 머리를 만지며 부드럽게 말했다.“원이 달이 착하지? 이번에는 엄마가 짧은 출장을 가는 거야. 늦어도 일주일, 빠르면 3~5일만 있으면 엄마가 돌아올 거야.”“그래요, 엄마. 엄마가 올 때까지 기다릴게요.”두 녀석은 그제야 잠잠해져서 얌전히 앉아서 밥을 먹는다.사실 차설아가 가장 마음에 걸리는 것은 두 아이가 아니라 충동적이고 과격한 차성철이었다.“오빠, 내가 없을 동안 다시는 성도윤을 도발하지 않겠다고 약속해 줘. 그 사람도 열흘 안에는 복수하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 이 시간을 평화롭게 보내길 바래.”차성철은 얼굴이 더욱 차가워져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그 자식 찾아갔어?”“응.”차설아도 숨기기 싫어서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오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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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맹주를 확인한 배경윤은 신속히 잠수했다.“천천히 가!”사도현은 그녀가 걱정되어 조심하라고 말했다.정말 화려하고 아름다운 산호바다였지만 단면이 너무 높아 일부 산호는 쉽게 만졌다가 위험할 정도로 날카로웠다.하지만 이때, 동심의 세계로 들어간 배경윤은 마치 큰 장난감을 발견한 것처럼 흥분하면서 야맹주 위에 덮여 있던 산호초를 맨손으로 제거했다.그녀는 차설아가 평안 무사할수 있도록 이 야맹주를 선물하고 싶었다.“아!”배경윤이 야맹주에 손을 대려는 순간, 갑자기 산호초 틈새에서 은색 원형 물체가 튀어나와 그녀의 손등을 덥석 물었다.“바다뱀이야!”바다뱀이 배경윤을 물고 옆을 쓱 스쳐 자나가자 머릿속이 하얘진 사도현은 급히 잠수하여 그녀의 손을 잡았다.“봐봐...야맹주!”아직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한 배경윤은 그저 벌레에게 물렸다고 생각하면서 순진하게 사도현에게 야맹주를 자랑했다.“입 다물어!”사도현은 눈앞의 이 덜렁거리는 여자를 보고 있자니 너무 화가 나고 안타까웠다. 그녀는 과연 이런 바다뱀이 독성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걸까?진찬영은 그렇게 많은 것을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긴 팔로 배경윤의 허리를 감싸고, 긴 다리를 쭉 뻗어 빠르게 수면으로 올라갔다.진찬영과 하늘도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고 차례로 수면으로 떠올라 잠수 마스크를 벗었다.“여기 도와주세요! 보트를 준비해 주세요. 병원으로 가야겠어요!”사도현의 잘생긴 얼굴은 하얗게 질려버렸고, 잠긴 목소리로 육지에 있는 안전요원에게 외쳤다.“무슨 일이에요?”진찬영이 신속히 배경윤 곁으로 다가가 긴장한 목소리로 물었다.“아, 별거 아니에요. 그냥 벌레에게 물렸을 뿐이에요...”배경윤은 뱀에게 물린 손등을 들면서 아무렇지 않은 표정을 보였고, 오히려 사도현이 너무 예민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일반적으로 뱀에게 물리면 독이 체내에 바로 퍼지지 않아 아직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그녀는 다시 야맹주를 들어 올리며, 사람들에게 자랑스럽게 말했다.“다들 이것 좀 보세요, 제가

  • 선 이혼, 후 집착   제1428화

    진찬영은 이런 중요한 기회를 사도현을 놓칠 수가 없었다.“저는 저의 파트너로 하늘 씨를 선택하고 싶어요.”진찬영이 사도현을 쳐다보지도 않고 안전요원에게 이렇게 말하자 사도현과 배경윤은 깜짝 놀라고 말았다.“이 자식 뭐하는 거야. 포기라도 하는 거야?”사도현은 믿기지 않는지 진찬영을 째려보면서 말했다.“어떻게 하늘 씨를 선택할 수 있어요? 어쩌다 정면으로 승부를 겨룰 기회가 생겼는데 왜 포기하는 거예요?”진찬영이 사도현을 냉랭하게 쳐다보면서 말했다.“지금은 잠깐 경윤 씨를 도현 씨한테 맡길게요. 꼭 잘 지켜주셔야 해요.”사도현은 의문이 가득한 표정으로 잠수복을 입고 하늘과 함께 바다로 뛰어드는 진찬영을 쳐다보았다.“왜 저래?”제대로 한판 붙어볼 줄 알았는데 도전장을 내민 사람은 자기뿐이라 갑자기 김이 새는 느낌에 불쾌하기만 했다.“갑시다. 파트너님.”사도현은 더는 생각하기도 싫어 멍한 표정의 배경윤한테 터벅터벅 걸어갔다.“내가 무슨 죄를 지었길래 너랑 짝이 된 거야.”배경윤은 싫증난 표정을 하고있었다.진찬영과 손잡고 바다 경치를 즐길 줄 알았는데 말이다.그런데 아무리 봐도 믿음직스럽지 못한 사도현한테 자기 운명을 맡겨야 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아까 등산할 때까지만 해도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는데 이 타이밍에 진찬영이 뒤로 물러설 줄 몰랐다.“난 다이빙 챔피언까지 땄던 사람이야. 기다려 봐. 오늘 야맹주를 꼭 찾아줄게.”사도현의 오늘 주요 목적은 야맹주를 찾는 것이었다.비록 전설일 뿐이었지만 만약 정말 찾아서 배경윤한테 준다면 이보다 더 의미 있고 로맨틱한 일이 없다고 생각했다.사람들은 하나둘씩 바다에 뛰어들었다.하트섬은 물고기 떼, 가지각색의 산호초가 훤히 보일 정도로 수질이 좋았다. 더 깊이 내려가면 잭피시가 보이기도 했다.배경윤은 산소 호흡기를 꽉 깨물고 천천히 밑으로 향했다.파트너인 사도현은 그녀에게 무슨 사고라도 일어날까 봐 옆에 꼭 붙어있었다.진찬영은 몇 미터 밖에서 묵묵히 지켜보고 있었다.중이염을

  • 선 이혼, 후 집착   제1427화

    이들은 어제저녁 약속한 대로 섬 근처에 있는 청정지역에서 스토클링하기로 했다.이때 감독 최빈이 말했다.“이 섬은 모양이 하트로 되어있어 하트섬이라고 불리는데 물이 맑아 산호초와 열대 물고기를 많이 볼 수 있을 거예요. 다들 오늘 운이 좋으면 하트섬 특유의 야맹주를 발견할 수 있을 거예요. 소설이나 드라마에서 보던 밤이면 빛이 나는 그런 야맹주요.”“정말 야맹주가 있는 거예요?”배경윤이 이번 스노클링이 점점 더 기대되었다.사실 그녀는 일찍 하트섬에 대해 들은 적이 있었다. 섬 중앙에는 고가의 진주가 들어있는 천연 조개가 많다고 했다. 최빈이 언급한 야맹주는 그저 전설일 뿐이었다.전설 속에서는 야맹주를 찾은 사람이 평생 행복할 거라고 했다.신난 배경윤은 야맹주를 찾아서 차설아한테 선물하고 싶었다. 하지만 정말 존재하는지, 아니면 호객행위인지 몰랐다.“당연히 있죠. 수년 전에 섬에서 살던 분들이 발견했대요. 찾을 확률은 낮지만, 없는건 아니에요.”최빈이 가슴에 손을 얹고 맹세했다.“그럼 뭘 기다려요. 저희 얼른 가요...”조급해 난 배경윤이 이때 대담하게 제의했다.“저희 스노클링하지 말고 아예 다이빙하는 거 어때요? 6미터 가까이 되는 그런 다이빙을 하면 야맹주를 찾을 수 있는 확율이 더욱 높지 않을까요?”“좋아요.”사도현이 손을 들면서 말했다.“스노클링을 해 봤자 아무런 의미도 없어요. 다이빙해야 얻고 싶은 걸 얻을 수 있죠.”“저도 좋아요. 저는 폐활량이 좋아서 물속에서 산소통이 없어도 몇 분씩이나 있을 수 있다고요.”하늘도 찬성의 의미도 손을 들었다.올림픽 금메달 수영선수로서 물을 전혀 무서워하지도 않았다.오직 진찬영은 미간을 찌푸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찬영 씨는 스노클링하실 거예요? 아니면 다이빙하실 거예요?”최빈이 복잡미묘한 표정으로 진찬영에게 물었다.“저는 경윤 씨랑 같은 걸 할게요.”진찬영의 표정이 안 좋았던 것은 전에 중이염 수술을 받은 적 있어 수압을 견디지 못해 너무 깊게는 내려가지 못했다. 5미터

  • 선 이혼, 후 집착   제1426화

    배경윤은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머리를 긁적거렸다.“급할 필요 없어요. 아직 시간은 많아요. 어제저녁 하늘 씨를 선택한 것은 저랑 사도현 씨의 모순을 와해시키려고 그랬다는 거 알아요. 그런데 오늘 저녁은 경윤 씨 마음에 따라 선택하고 싶은 사람을 선택했으면 좋겠어요.”진찬영은 배경윤한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았지만 두 사람 사이의 관계가 계속 지금처럼 애매모호하지 말았으면 했다.이런 명분 없는 사이가 싫기도 했고, 사도현의 맹렬한 공격하에 배경윤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자신이 없기도 했다.그래서 하루빨리 결정짓고 싶었다.“알았어요.”배경윤이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오늘 저녁은 제 마음에 따라 더는 흔들리지 않을 거예요.”오늘 아침 진찬영과 함께 잠깐 아침햇살을 만끽하면서 롤러코스터처럼 기복이 심한 생활이 아니라 평온한 생활을 기대했다.배경윤과 진찬영이 함께 하산할 때, 사도현도 마침 기상했다.사도현은 지금까지 스코어가 가장 높은 사람이었기 때문에 배경윤과 방을 바꾸기로 하고 짐을 배경윤의 바다뷰 별장으로 옮기기로 했다.복식 별장에는 방이 네 개나 있었고, 모두 바다를 향하고 있었다. 속으로는 배경윤이 상냥하게 대해준다면 기꺼이 방을 하나 내어주겠다고 했다. 두 사람이 같은 지붕 아래에 있는 모습만 상상해도 기분이 좋았다.입이 귀에 걸려있을 때, 배경윤과 진찬영이 땀을 뻘뻘 흘리면서 웃으면서 걸어오는 것이다.“어디 갔었어요?”사도현의 안색은 갑자기 어두워지면서 냉랭한 목소리로 물었다.“제가 어딜 갔든 보고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은데요?”배경윤이 미간을 찌푸린 채 냉랭하게 말했다.“그러다 저를 놓칠 수도 있어요. 지금 경윤 씨한테 방을 하나 내어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말이죠...”사도현이 턱을 만지면서 진지하게 말했다.지금, 이 상황에서 할수 있는 가장 진지한 말이었다.배경윤은 어이가 없었다.“유치하긴. 어차피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어디서 지내든 상관없어요. 도현 씨한테는 천장에 별이 가득 붙어있는 저 방이 어울릴 것 같

  • 선 이혼, 후 집착   제1425화

    다음날.아침햇살이 비추는 섬은 몽롱하고 매력적이었다.아침 조깅하는 습관 있는 배경윤은 다들 자고 있을 때 이미 일어나 뛰고 있었다.산 주위를 따라 2킬로 정도 뛰면서 땀에 흠뻑 젖은 그녀는 개운한 느낌이었다.산 중턱에 있는 전망대에 서서 파란 바닷가를 보고 있자니 가슴이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좋은 아침이에요.”배경윤이 기지개를 켜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 뒤돌아보았더니 진찬영이었다.“이런 우연이. 찬영 오빠도 조깅하러 오셨어요?”진찬영을 향해 손을 흔드는 그녀의 얼굴은 자기도 모르게 발그레해졌다.어제저녁 진찬영이 대놓고 고백하는 바람에 두 사람 사이의 장벽이 무너져 이제는 어떻게 마주해야 할지 몰랐다.“우연이 아니라...”진찬영은 오늘 흰 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살짝 가르마를 탄 머리 스타일을 하고 있어 청춘 로코물에 나오는 여주인공이 잊지 못하는 킹카처럼 보였다.그는 난간을 잡고 옆모습으로 의미심장하게 배경윤을 쳐다보았다.“저번에 경윤 씨가 조깅하는 습관이 있다고 들어서... 일부러 만나려고 온 거예요.”배경윤과 이곳에서 만나려고 그녀보다 한 시간이나 더 일찍 일어난 것이다.그때는 아직 날도 밝지 않았던 때였다. 그는 혼자서 산 중턱에 있는 전망대로 올라와 하늘이 서서히 물들어지는 것을 보면서 세상이 참 아름답다는 느낌이 들었다. 속으론 배경윤과 함께 이 경치를 보면 얼마나 좋았겠냐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배경윤이 흔들린 표정으로 말했다.“그런데 제가 이 코스를 달릴지 어떻게 알았어요? 그러다 못 만나면요?”“만나지 못해도 아쉬운 대로 아름다운 경치를 봤잖아요.”진찬영은 고개돌려 전방에 있는 아름다운 경치를 보면서 부드럽게 말했다.“저는 어떤 일이든 결과를 바라지 않아요. 과정만 아름다우면 된 거예요. 그리고 결국엔 경윤 씨를 만났잖아요.”배경윤은 잘생긴 그의 옆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에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그렇다. 결과보다는 과정만 아름다우면 되었다.이 부분에서는 진찬영과 생각이 똑

  • 선 이혼, 후 집착   제1424화

    “에헴!”하늘을 신경 쓰지도 않던 사도현은 두 사람이 신나게 이야기하고 있길래 질투심을 느꼈다.하늘도 그제야 선을 넘었다는 것을 눈치채고 바로 입을 닫으면서 자세를 고쳐잡았다.“죄송해요. 경윤 씨, 저는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어요. 다른 사람을 선택해 보세요.”“그게 뭐 어때서요? 어차피 저희 서로 선택하는 과정이잖아요. 하늘 씨가 마음에 들어 하는 분과 셋이 함께 스노클링하면 되잖아요. 둘이든 셋이든 저는 상관없어요.”배경윤이 웃으면서 말했다.그녀는 하늘이 컨트롤하기 쉬운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거기다 제일 안전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진찬영에게 폐를 끼치지도 않고 사도현도 어쩔 수가 없었다.“그래요? 경윤 씨는 정말 내일 아침 제가 마음에 들어 하는 사람과 함께 스노클링할 수 있는 거예요?”하늘은 억울한 강아지처럼 순진한 표정으로 배경윤을 쳐다보고 있었다.“그럼요. 저는 마음이 넓은 사람이에요. 3각 구도는 제일 안정적이니까요.”배경윤이 익살스럽게 말했다.이렇게 말하면 안 된다는 걸 알지만 입이 자기 말을 듣지 않았다.“그래요. 그러면 내일 경윤 씨, 저, 그리고 제가 마음에 들어 하는 분, 세 명이 함께 스노클링하는 거예요. 마음이 변하면 안 돼요.”“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빠지는 일이 없을 거예요. 제가 빠지면 평생 짝을 찾지 못할 거예요.”배경윤은 하늘에 대고 진지하게 맹세했다.이때 하늘이 진지하게 말했다.“사실 제가 마음에 들어 하는 사람은 사도현 씨에요. 그리고 오늘 모든 사람 앞에서 사실대로 말했고요.”사도현이 눈썹을 움찔하더니 웃을 듯 말 듯 한 표정으로 배경윤을 쳐다보았다.“저희 내일 봐요.”‘왜 이렇게 된 거지?’배경윤은 흐뭇한 표정의 사도현을 보면서 그가 일부러 함정을 파놓았다고 의심하기 시작했다.바로 이때, 진찬영이 입을 열었다.“3각 구도가 안정적이긴 하지만 재미가 없잖아요. 저도 끼워주시면 안 돼요?”진찬영은 사도현을 흥미진진한 표정으로 사도현을 쳐다보았다.“제가 마음에 들어 하는 분은 배경윤

  • 선 이혼, 후 집착   제1423화

    “처음 그대를 만났을 때 다부진 몸매에 끌려 그대를 쭉 지켜보게 되었어요. 텔레비전에 나오는 그대의 모습을 보면서 심장이 떨려왔어요. 자신감이 넘치는 그대가 유독 빛나 보였거든요. 그대는 정말 멋진 사람이에요.”하늘은 배경윤이 쓴 편지를 천천히 읽으면서 진찬영을 힐끗 쳐다보았다. 남성 참가자 중에서 진찬영이 텔레비전에 가장 많이 나왔기 때문이다.진찬영은 아무런 표정도 없이 앉아 있었다. 사도현은 화가 나서 주먹을 꽉 쥐었고 당장이라도 한 대 때릴 것 같은 모습이었다.“첫인상 1위가 누구냐고 물으면 그대라고 하고 싶어요. 하늘 씨, 앞으로 우리 잘 지내봐요. 하늘 씨랑 좋은 인연을 이어가고 싶어요. 하늘 씨의 마음도 궁금해요. 단둘이 얘기 나누고 싶어요.”편지를 다 읽은 하늘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하늘은 부끄러워하면서 머리를 긁적였고 배경윤을 쳐다보면서 물었다.“경윤 씨, 언제부터 저한테 호감이 생긴 거예요?”하늘을 포함한 게스트들은 전부 두 눈을 크게 뜨고 배경윤을 쳐다보았다. 많은 일이 일어났지만 배경윤은 사도현, 진찬영이 아닌 뜬금없는 하늘한테 고백했던 것이다.[지금 사람 마음 갖고 장난하는 거야? 거짓말하지 마. 누구한테 마음이 있는지 다 보이는데 왜 저러는 거야?][이거 대본 맞지? 대본의 냄새를 맡았어. 제작진한테 너무 실망이야.][대본이든 말든 나는 사도현과 배경윤이 이어지길 기도할 거야. 두 사람 진짜 잘 어울리잖아. 이러다가 진짜 이어져서 결혼할 수도 있어.][결혼이라니, 너무 앞서간 거 아니야? 사도현이 혼자 짝사랑하는 것 같아. 배경윤은 진찬영을 더 좋아한다고!]네티즌은 댓글 수백 개씩 달면서 열렬하게 토론했다. 진찬영의 평온한 얼굴에 웃음기가 서려 있었다. 사도현도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사도현은 하늘을 쳐다보면서 피식 웃더니 입을 열었다.“내가 열렬하게 구애했는데도 하늘 씨한테 졌어요. 정말 아쉬워요.”“사도현 씨, 제 말 좀 들어봐요. 경윤 씨가 장난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그래요. 저는 오늘 경윤 씨랑

  • 선 이혼, 후 집착   제1422화

    배경윤은 먼저 손을 내밀었다. 진찬영은 배경윤이 손을 아무리 뻗어도 닿을 수 없는 존재였다. 그동안 꾸준하게 좋아했던 연예인이기도 했다.배경윤은 그동안 진찬영과 지내면서 연예인이 아닌 사람으로서의 매력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열정적인 팬에서부터 진찬영을 좋아하는 여자가 되었다.가끔 진찬영과 손을 잡고 천천히 늙어가는 평화로운 삶을 그리기도 했었다.진찬영은 자신을 향해 뻗은 배경윤의 손을 보고 환하게 웃었다. 불어오는 바람에 불쾌함을 전부 씻어버리고 손을 잡으려고 했었다.그런데 이때 사도현이 갑자기 나타나서 배경윤의 손을 잡았다.“여기서 뭐 하는 거예요? 다들 기다리고 있어요. 오늘 밤에 가장 중요한 것이 남아있으니 아무도 빠지면 안 된다고 했어요.”말을 마친 사도현은 진찬영을 힐끗 쳐다보고는 씩 웃었다. 그리고 배경윤을 데리고 게스트들이 모여있는 곳으로 데리고 갔다.“이 손 안 놔? 누구 마음대로 내 손을 덥석 잡는 거야? 때리기 전에 놔줘.”배경윤은 살기가 넘치는 눈으로 사도현을 쳐다보면서 주먹을 꽉 쥐었다. 당장 사도현을 바다에 던져버리고 싶었다.사도현은 진찬영과 배경윤이 한 발짝 더 가까이 가려고 하면 어김없이 나타나 훼방했다.“내가 잡고 싶어서 잡은 줄 알아? 제작진이 너를 데리고 오라고 했어.”사도현은 게스트들의 주목을 받으면서 배경윤을 데리고 왔다. 그러고는 사회자 최빈을 향해 말했다.“다 모인 것 같으니 시작하죠.”최빈은 뒤쪽에 서 있는 진찬영을 향해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찬영 씨, 얼른 이쪽으로 오세요. 곧 고백 편지를 쓰는 시간을 가질 거예요.”>은 매일 밤에 게스트들이 모여 앉아 호감이 있는 사람한테 진심이 담긴 편지를 써야 했다. 다 쓴 편지는 추첨함에 넣고 제작진이 지목한 게스트가 나와서 뽑은 편지를 읽으면 되었다.낯부끄러운 시간이었지만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하루 종일 붙어 있으면서 게스트들의 마음이 어디로 향했는지 아주 궁금했다.마음을 편지에 담아 공개하기에

  • 선 이혼, 후 집착   제1421화

    배경윤은 초가집의 뒷문으로 나온 뒤에 일부러 바닷가를 돌아서 바비큐 파티가 열린 곳으로 향했다. 게스트들은 배경윤을 향해 손을 흔들면서 반가워했다.“경윤 언니, 오셨어요? 언니가 오기만을 기다렸어요. 경윤 언니가 와서 너무 기뻐요.”장유빈이 머무는 숙소는 배경윤과 얼마 떨어져 있지 않았기에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되었다. 장유빈은 바비큐 파티에 같이 참가하자고 했지만 배경윤은 단호하게 거절했었다. 못내 아쉬웠던 장유빈은 배경윤을 발견하고는 신나서 벌떡 일어났다.“모두 참가했는데 저만 빠지면 그렇잖아요. 저만 유별난 것도 아니고요. 아무튼 늦게 와서 죄송해요.”배경윤은 어색하게 웃으면서 머리를 긁적였다.“이제라도 와줘서 고마워요. 경윤 씨, 이것 좀 봐요. 찬영 오빠가 경윤 씨를 위해서 쉬지 않고 고기만 구웠어요. 경윤 씨가 고기를 그렇게 좋아한다더라고요.”소수민은 불판에 올려진 고기를 보면서 부러운 어조로 말했다.“같은 여자라도 어떤 남자를 만나는지에 따라 달라요. 저희는 먹고 싶은 걸 구워주는 사람이 없어서 직접 구웠어요. 그런데 경윤 씨가 고기를 좋아하니까 찬영 오빠가 양념 고기, 불닭 소스 고기, 허니 고기를 준비했대요. 먹음직스러워서 침이 저절로 고였어요.”배경윤은 진찬영을 바라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한편으로 고마웠고 다른 한편으로 미안했다.“찬영 오빠, 고기를 굽느라 고생 많았어요.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돼요. 제가 오빠를 위해서 뭐라도 할게요.”배경윤은 진찬영의 옆으로 걸어가서 같이 고기를 굽고 양념을 발랐다.“조심해요!”진찬영은 튀어 오르는 숯불을 막아주기 위해 손을 뻗었다. 숯불은 그대로 진찬영의 손에 튀었다.“찬영 오빠, 괜찮아요? 이 고귀한 손으로 왜 막은 거예요! 흉이 지면 안 되니까 얼른 가서 약부터 발라요.”소수민은 입을 틀어막고 기겁하더니 이내 소리를 질렀다.“찬영 오빠, 저... 죄송해요. 괜히 저 때문에 오빠가 다쳤어요.”깜짝 놀란 배경윤은 어쩔 줄 몰라 했다.“괜찮아요. 덴 것도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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