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수는 차성철 발에 차인 가슴을 부여잡으며 말했다.“미안해요, 형님 얼굴이...”확실한 것은 배경수는 그의 가면 아래 얼굴이 이렇게 무서울 줄은 정말 몰랐다.당시 성도윤이 얼마나 모질게 손을 썼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이런 깊은 원한을 갖고 있는데, 차설아는 아마 영원히 성도윤이랑 화해하지 못할 것이다...차설아가 오빠랑 연을 끊지 않는 이상.“이 자식 실력이 좋구나.차성철은 곧 평정을 되찾고, 사람들의 이상한 눈빛을 무시했다.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거만한 태도로 배경수하고 말했다.“나랑 이 정도로 붙을 수 있는 사람 몇 안 되는데 보아하니 연약한 화초는 아닌 것 같군. 하지만 내 동생 곁에 있고 싶으면 용기만 있어서 안 돼, 책략도 반드시 있어야지.”배경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자신만만하게 말했다.“그것은 제가 제일 잘하는 겁니다.”“너무 일찍 기뻐하지 마, 넌 내가 너에게 준 임무를 완수해야 해.”차성철은 의미심장하게 차설아를 보더니 배경수를 향해 손가락을 까딱거렸다.“가까이 와봐, 자세히 알려줄게.”분위기가 어색해지자 차설아는 입을 열었다“오빠 그만해, 경수 이제 금방 돌아왔어. 오늘은 경수를 위해 차린 환영회인데 애를 때리지 않나, 발로 차지 않나, 이제는 임무까지 주다니, 너무한 거 아니야?”차성철은 아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 배경수가 오히려 먼저 흥분해서 말했다.“보스, 너희가 날 막 대하지 않으면 오히려 내가 어색한걸? 형님이 날 시험해 보고 싶다는데 해드려야지, 내가 얼마나 강해졌는지 너한테 보여주고 싶어.”“음...”차설아는 이마를 짚으면서 어떻게 설득해야 할지 몰랐다.배경윤은 턱을 만지작거리며 한숨을 내쉬었다.“역시, 우리 오빠보다 사랑에 눈먼 사람은 없을 거야.”차성철은 배경수의 귓가에 대고 소곤소곤 말했다.배경수는 눈살을 찌푸리더니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걱정하지 마세요, 형님이 시키지 않아도 하려고 했어요.”차설아는 그들의 옆에 있는데도 아무것도 들리지 않으니 조바심이 날 수
차설아는 실시간검색어를 보자마자 화가 치밀어 올랐다.“빌어먹을, 도대체 어떤 품위 없는 사람이 누설한 거야? 내 손에 잡히면 옷을 발가벗겨서 3일 내내 인터넷에 떠돌게 할 거야.”게시물 제목 아래에는 차성철의 흉악하고 무서운 얼굴이 담긴 고화질 사진들과 동영상도 있었다.영상에서 오빠가 황급히 가면을 주우러 가는 모습에 차설아는 마음이 아파 났다.더욱 끔찍한 것은 네티즌들의 토론이 매우 듣기 거북했다. 각종 '못생김', '악귀', '기형'과 유사한 문구가 끊임없이 이어졌다.차설아는 휴대전화를 움켜쥐고 눈썹을 찌푸리더니 다급하고도 절박하게 말했다.“이 검색어 당장 내려가야 해, 그리고 절대 오빠가 보아서는 안 돼!”옆자리에 앉은 배경윤도 검색어를 봤다.설아가 차성철의 처지를 동정하고, 일찍이 차성철을 오빠로 여겼으니, 지금 이 순간 그녀가 화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네티즌들 너무 한 거 아니야? 뭘 잘못 먹었나, 입만 열면 악취야 아주!”유출된 사진과 동영상을 자세히 살펴보던 배경윤은 모든 것이 같은 각도에서 나온 사진임을 깨달았다.“설아야, 이 사진들 다 같은 각도여서 한 사람이 찍었을 가능성이 커, 연회장 CCTV만 확보하면 누가 유출됐는지 알아낼 수 있지 않을까?”“그러네! 난 왜 생각 못 했을까? 너랑 너희 오빠 둘 다 단점인 부분에서 진보한 것 같아, 훌륭해!”차설아의 근심은 금세 풀려서 배경윤을 끌어안고 연신 볼에 뽀뽀했다.“단점인 부분에서 진보했다고?”배경윤은 그가 어쩐지 자신을 돌려서 흉보는 것 같았다.그래도 어쨌든 간에 설아가 칭찬한 것은 칭찬한 거니까 훌륭한 것은 분명하다!차설아는 소파에서 일어나 호텔 담당자를 불러 로비 모니터링을 하려 했다.차성철과 배경수는 즐겁게 술을 마시고 어깨동무를 하며 걸어 들어왔다.“너희 둘은 여기서 뭐 하는 거야, 경수 환영회라서 다들 해변에서 술 마시고 춤추고 있는데 너희도 가서 놀지 그래?”차성철은 술을 마셔서 알딸딸하게 기분 좋은 상태였다.“어...”차설아는 얼
차설아는 배경윤의 손가락이 향한 방향을 보고는 이맛살을 찌푸렸다.“현식 아저씨라고? 그럴 리가 없잖아... 천신그룹 제일 이른 고객중 한분이시고 오래 알고 지낸 분이니까 연회에 초대했단 말이야.”천신그룹은 창업 초기에는 그저 듣지도 보지도 못한 작은 회사였기에 함께 해주겠다고 하는 고객도 없었고 매 한 명의 비즈니스 파트너는 모두 차설아와 배경수의 노력으로 쟁취한 것이다.조현식은 사람이 괜찮았고 일도 차근차근 절차대로 잘했다. 실력이 그 많은 비즈니스 파트너들 중에서 제일 강력한 건 아니었지만 제일 믿음직스러운 사람 중 한 명이었다.차설아는 조현식이 배신을 한 사람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었다.“내 생각엔 무슨 오해가 있는게...”“하지만 이 각도가 현식 아저씨가 올린게 아니라고 해도 찍은 사람은 맞다는걸 봐낼수 있다고. 나쁜 맘을 품고 있는 게 분명해.”“먼저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고 일단은 인터넷에 올라간 영상하고 악플이랑 댓글부터 지워야 해. 오빠가 알기 전에 빨리 실시간 검색 순위에서 내려야 해.”차설아는 다른 생각을 할 틈이 없었고 그저 이 일의 여론을 낮추려고 했다.호텔의 다른 한쪽에 있는 방에서 차설아와 배경윤은 문을 꼭 닫고 여러곳에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게시물을 삭제하고 계정을 없애고 심지어 악플을 다는 네티즌하고 다투고 있었다.네티즌: [우엑, 이렇게 못생긴 사람이랑 밥 먹으면 토 나오겠는데.]차설아: [그렇게 쉽게 토하면 병원 가서 검사해 보시길. 똥이 입에서 안 나오게.]네티즌: [저 얼굴 딱 봐도 날라리잖아. 좋은 사람도 아닐 텐데 쌤통이다.]차설아: [그렇게 면상을 잘 보면서 왜 자기 얼굴은 거울로 안 보는지.]네티즌: [못난이를 위해서 말을 해주는 사람도 있네. 못생긴 거 좋아하는 이상한 취미라도 있으신지.]차설아: [난 그냥 멍청한 걸 싫어하는데. 특히 얼굴로 사람 평가하는 그런 머저리들.]차설아의 댓글에 많은 사람들은 다른 소견을 가지기 시작했다.네티즌 1: [이 남자 이목구비는 좋은데 안됐네.
차설아가 눈을 비비며 흐리멍덩한 목소리로 말했다.“또 누가 우리 오빠 욕해? 지금 당장 볼게.”“아니, 아니, 이번에는 너 전남편 욕하는 건데 빨리 봐봐. 지금 완전 심하게 욕하는데 내 속이 다 시원해 난다니까.”배경윤의 목소리에서는 참을 수 없는 기쁨이 느껴졌다.“뭐? 성도윤?”차설아는 순간 정신이 말짱해졌다. 얼른 실시간 검색을 보니 앞 세 개는 모두 성도윤과 관련되어 있었다. [성도윤 학살!][성도윤 감방 들어가라!][성도윤 인성 쓰레기!]차설아는 실시간 검색을 뚫어져라 쳐다보고는 관련 기사를 눌러봤다.닉네임이 “낱낱이파헤쳐버림” 이라는 네티즌이 글자 수가 만자에 달하는 긴 글을 올렸는데 안에 차성철이 어떻게 버림을 받았고 작은 어촌에서 어떤 학대를 받았고 어떻게 성도윤에 의해 얼굴에 흉터가 생기게 됐는지 자세히 쓰여있었다.글의 마지막에는 차성철의 얼굴에 흉터가 생기기 전의 사진이 있었는데 이목구비가 또렷하고 아주 잘생긴 도련님의 얼굴이었다.긴 글에 사진까지 올라가니 많은 네티즌들의 동정심을 유발했다. 모두 차성철을 위해 말을 했고 성도윤에게 욕설을 퍼붓기 시작했다.네티즌 1: [성도윤같은 재벌은 하고 싶은 대로 다 하고 살았으니까 나쁜 새끼가 틀림없다고 내가 그랬지. 이런 잔혹한 짓을 한 게 놀랍지도 않아.]네티즌 2: [이렇게 폭로가 된 거도 이 정돈데 폭로가 되지 않은 일들은 더 어마어마하겠지. 이 세상 참 무섭네.]네티즌 3: [성도윤 이 가식적인 새끼. 한때는 차성커플 팬이었는데 지금 보니까 차설아가 이혼을 한 게 맞는 선택이었어.]네티즌 4: [다 됐고 앞으로 절대로 성대그룹 제품은 절대로 안 사. ]여론은 순식간에 바람처럼 변했다.네티즌들의 정서는 원래 휩쓸리기 쉽고 상대편에서 슬쩍 끼는 것도 많아 성도윤은 지금 천하의 나쁜 놈으로 욕먹고 있다.“도대체 누가 폭로한 거야?”차설아의 심정은 복잡했다.차설아가 성도윤에 대한 감정은 아주 복잡했다. 비록 이미 선을 그었으나 성도윤에 관한 일에 대해 보고 가만히
하지만 배경수가 떠난 이후로 그 누구도 차설아에게 사다 주는 사람이 없었다. 여러 가게에서 사봤지만 배경수가 사다 주던 그 블루베리 치즈케이크의 맛이 아니었고 이 맛이 너무나도 그리웠다.이 케이크를 먹으니 마음이 덜 무거워 나는거 같았다. 의자에 앉아 조용히 먹기 시작했다. 케익을 먹으며 그 네티즌의 위치를 추적했다.배경수는 차설아의 컴퓨터를 쳐다 보고 웃었다.‘어느 분이 우리 보스를 직접 나서게 한 거지?”차설아는 배경수와 말할 틈이 없다며 손을 저었다.“넌 몰라도 돼. 말해도 모를 텐데 뭐. 저기 가서 놀고 있어.”배경수는 두 팔을 껴안고 말했다.“보스, 찾지 마. 등잔 밑이 어둡다는 말이 있잖아.”“무슨 뜻이야?”차설아는 드디어 주의력을 배경수에게로 돌렸다.배경수가 턱을 올리들며 웃을 듯 말 듯 하며 말했다.“말한 그대로 그 뜻이지.”“설마 그 네티즌이 너라는 거야?”“바로 나야.”배경수가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설아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보스 점점 더 똑똑해진다니까.”차설아는 머릿속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것 같았다.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배경수를 보며 말했다.“너, 너 이 자식. 왜 이런 쓸데없는 짓을 해. 우리 오빠 일은 어떻게 알았고?”“형이 준 임무를 완성하려고 그랬지. 뭐 제일 중요한 건 그 자식이 맘에 안 들었던 거고. 내가 물러나 줬는데 기회를 아끼지 않고 다른 여자랑 결혼했으니 반 죽이지 않으면 내가 속이 편하겠어?”배경수의 대답에 차설아는 뭐라고 반박할 수 없었다.차설아는 궁금했다.“오빠가 준 임무가 뭔데?”“성대그룹 주가를 10퍼센트까지 떨어뜨리라고...”배경수는 핸드폰을 꺼내 성대그룹의 주가가 폭락하는 것을 보고 말했다.“형이 준 임무는 곧 완성할 거 같으니까 계속 보스한테 붙어 다녀도 되겠다.”“두 사람 많이 심심했지?”차설아는 어이가 없어 뭐라고 욕을 해야 할지도 몰라 했다.“이렇게 말하면 모든 일이 다 너가 짠 거고 오빠 얼굴 사진 터뜨린 거도 네가 시킨 거야?”“엄밀히 말하
차설아의 말은 배경수의 호기심을 불러일으켰다.“결정적 인물이라니?”배경수가 턱을 들고 차설아의 곁에 다가갔다.“자세히 말해봐.”차설아는 고개를 돌려 배경수를 째려보고는 손가락으로 웹 페이지를 내리며 말했다.“우리 오빠가 성도윤을 그토록 미워하는 건 사실 얼굴에 흉터를 낸 것뿐만아니라 오빠가 제일 믿던 사람을 꾀었기 때문이야. 그 사람은 한때 우리 오빠 생명에서 한 줄기의 빛이었지. 근데 마지막에 성도윤을 위해서 오빠를 찔렀고 그래서 지금 뭐라고 할까... 사람이 극단적이지.”“극단적인 건 인정.”배경수가 고개를 끄덕였다.“첫눈에 보는 순간 나처럼 상처를 받은 적이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았다니까.”차설아가 어이없어했다.“네가 뭔 상처를 받았다고 그래.”“10년을 쫓아다녀도 대답 하나 못 들었는데, 안 불쌍해? 보스는 몰라. 상처를 받은 적이 있는 사람들은 눈빛이 매서워. 형이 딱 그 스타일이라니까.”차설아는 더 대꾸하고 싶지 않았다. 이 자식은 예전과 같은 모습이었다.하지만 배경수의 말에도 일리가 있었다.차성철이 사람에게 주는 인상이 바로 독하고 날카로워 마음속이 시커 만 것 같은 사람이다.차성철의 마음의 응어리를 풀지 못하고 한을 내려놓지 못하면 큰 일이 일어날 거 같은 예감이 든다.차설아는 실시간 검색을 보다가 갑자기 한 사진을 보게 됐다. 그 사진에는 예쁜 여자애가 맨발로 해변에 앉아 있었는데 머리카락은 아주 광택이 났고 온몸에는 깨끗하고 청순한 분위기가 가득했다. 마치 성안에 있는 공주님 같았다.이 사진을 올린 사람은 자정 살인마의 영원한 사랑이라는 글과 함께 올렸다.“이 사람이 바로 송지아야?”차설아는 숨을 참은 채로 그 사진을 확대하고 또 확대해 봤다.만약 이 사람이 송지아라면 차성철의 분노를 이해할 수 있을 거 같았다.이렇게 아름다운 공주님이 마지막에 다른 남자 때문에 자신을 배신했다는 건 너무나도 아픈 일이다.만일 차설아였다면 성도윤만 미운 게 아니라 온 세상을 피바다로 만들고 싶을 것이다.배경수가 커피를 들
만약 송지아를 데리고 와서 차성철하고 잘 화해 할 수 있다면 마음을 놓을 수 있을 거 같았다.“그럼 더 안 되지.”배경수는 손가락으로 X를 했다. “그런 곳은 나 같은 베테랑도 견뎌 못 내는데 너 같은 여자애가, 심지어 절세미인이 가면 그냥 머리 내어주는 거랑 뭐가 달라?”“듣기만 해도 무서운 곳이기는 해. 마왕이 가도 신장 두 개 빼주고 나와야 한다니까. 근데 나도 호락호락한 삶이 아니야. 내가 누구 무서워하는 거 본적 있어?”“보스가 실력이 좋은 건 알지만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그 스승님은 진짜 쉬운 사람이 아니라니까. 아들로 삼겠다는데 달아 나와서 이미 빡쳤을 텐데 네가 가면 잡아다가 색시 삼겠다고 할걸?”“입 닥치고 주소나 대.”차설아는 더는 기다리기 싫어 배경수의 팔을 등에 뒤집어 걸고 힘을 주어 팔이 찢어질 것 같게 했다.“말할래 안 할래?”“안 해!”“말 안하면 팔 뽑아버린다.”차설아는 힘을 더 줬다.“아! 아파, 아프다고.”마지막에는 어쩔 수 없이 말했다.“정 가야겠다면 나랑 같이 가. 그래도 스승님인데 너무 과분하게 굴진 않을 거야.”차설아가 고민을 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같이 가. 내가 가면 널 괴롭힐 사람도 없어.”하지만 그 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실시간 검색의 일이 커지면서 성대그룹의 주가에 큰 영향을 끼쳤고 성대그룹 문 앞에는 많은 기자들이 모여있었다.성도윤은 대표 사무실에 앉아 태양혈을 누르고 있었다.4년 전의 일이 이렇게 다시 터지게 될 줄 생각지 못했다. 지금 모두에게 침밭이가 된 처지였다.당시 차성철에게 심하게 손을 쓴 걸 인정한다. 하지만 당시 금방 사업을 물려받아 그렇게 독하지 않으면 안 됐었다.가문의 사람들이 자신의 말을 따르지 않고 그룹에서도 누구도 말을 들어주지 않고 유일하게 성도윤의 말에 복종하는 사람은 그의 친형, 성도현이었다.젊은 나이였기에 너무나도 큰 성적을 해내고 싶어 영흥 부둣가의 사업을 따내려고 했다.하지만 영흥 부둣가는 당시 성심 전당포에서
차설아는 예서의 에스코트 하에 성도윤의 사무실에 들어갔다.이렇게 오래 지나 성도윤의 사무실에 다시 들어가니 마치 그때 떠날 때로 돌아온 것 같았으나 앞에 있는 남자는 이미 완전히 달라진 사람이었다.차설아의 마음은 먹먹해 났다.커다란 낙지 창 앞에 우람한 몸을 가진 성도윤의 뒷모습은 귀공자 같았다.“여기 와서 뭐 해?”성도윤이 뒤돌아 차가운 눈빛으로 차설아를 쳐다봤다. 별로 반가워하지 않는 모습이었다.예서가 말했다.“대표님, 바쁘시면 제가 먼저 차설아 씨를 모시고 돌아보고 있겠습니다. 일을 끝내시면 다시 돌아올까요?”속으로는 성도윤이 차설아하고 오랜 부부였음에도 이렇게 거만하니 사모님이 달아난 게 아니겠는가 하고 생각했다.성도윤은 예서를 째려보고 말했다.“나가.”“실례했어요.”차설아가 뒤돌아 나가려고 했다.성도윤의 얼굴색은 더 푸르러졌다.“쟤보고 나가라고 한 거야. 넌 남아.”“네, 그럼 전 나가보도록 하겠습니다.”예서가 웃음을 참으며 잽싸게 대표 사무실을 나가고 친절히 문도 닫았다.복도에는 모두 궁금해하는 사람들이었다.“어떤데, 어떤데. 대표님하고 사모님 재결합 하실거 같아?”“이렇게 오래 지났지만 나는 아직도 사모님이 제일 대표님하고 어울린다고 생각해. 서씨 가문 큰 아가씨하고는 전혀 안 어울려.”“됐어. 대표님 지금 평판이 이렇게 나쁜데 사모님이 아까워.”“맞아, 맞아. 사모님은 솔로가 더 빛나.”복도에서 수다를 떠는 사람들은 전과 같이 재결합에 대해 열변은 하고 있었다.시간이 빨리 흘러 많은 것이 변한 것 같지만 모든 게 또 변하지 않은 것 같았다.사무실 안은 시베리아 북극 같은 얼음장이었다.성도윤이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 손가락에는 비싼 만년필을 돌리며 오만 자태로 쳐다보고 있었다.차설아를 위아래로 훑으며 말했다.“오늘 온 건 화해를 구하러 온 거야, 아니면 결투 신청이라도 하러 온 거야?”차설아가 눈썹을 올리면서 역시 오만한 모습이었다.“그렇게 총명하신 분께서 맞춰보시죠.”“나 성도윤은 이런 시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