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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5화

차설아가 서쪽 스위트룸에 이르렀을 때 멀리서 컵과 접시가 깨지는 소리가 들렸다.

“꺼져, 나는 너희들의 연민은 필요 없다고!”

곧이어 두 요양 병원의 간병인이 고개를 떨구고 나와 얼굴을 붉히며 억울한 듯 울음을 터뜨렸다.

“왜 그래요?”

차설아가 간병인에게 물었다.

“설아 씨, 깼어요? 잘됐네요..”

여 간병인은 구원병을 보듯 다급하게 차설아를 향해 말했다.

“빨리 가서 성 대표님을 설득하세요. 가뜩이나 상태가 안 좋은데 먹지도 마시지도 않으시고 더욱이는 저희가 보살피지도 못하게 하면서 우리를 모두 쫓아냈어요. 이게 지속되면 병이 낫기는커녕 목이 말라 굶어 죽을 것입니다.”

“먹지도 마시지도 않는다고?”

차설아는 눈썹과 눈매를 살짝 찡그리며 속으로 중얼거렸는데 이 녀석이 또 어린애 같은 성질을 부리며 유치하게 구는 거에 대해 머리가 아파 났다.

그는 두 여성 간병인을 향해 말했다.

“먼저 내려가요. 여기는 나한테 맡기면 돼요.”

“그럼 수고하세요, 조심하셔야 해요, 성 대표님 요 며칠 너무 예민하세요.”

여 간병인이 당부했다.

차설아는 넓고 편안한 정원을 지나 성도윤의 방문 앞에 이르러 문을 살짝 열자 벼루 하나가 문 쪽으로 던져졌다.

“말귀를 못 알아듣는 거야, 꺼지라니까! 귀찮게 하지 마.”

성도윤은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기댄 채 어눌한 말투로 현관 쪽을 향해 소리쳤다.

그의 이런 조급하고 통제 불능의 모습은 차설아가 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아마 두려워할 것이지만 그녀는 안쓰럽기만 했다.

사람이 너무 절망적인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이렇게 자포자기할 수 있겠는가, 하물며 그는 성도윤인데 말이다.

“조심 좀 해요. 이렇게 좋은 벼루가 당신 때문에 바로 산산조각이 나버렸잖아요.”

차설아는 아무렇지 않게 허리를 굽혀 세 동강 난 벼루를 쓰레기통에 넣고는 성도윤의 옆으로 가서는 가늘고 하얀 손으로 남자의 손등을 살짝 덮었다.

이는 성도윤을 금세 진정시켰다.

“당신... 괜찮아요?”

성도윤은 괜히 가슴이 조여왔다.

그날 차설아가 갑자기 쓰러졌고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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