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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3화

“무슨 요구요?”

성진은 기분이 매우 좋았는데 밝은 눈빛으로 차설아를 바라보았다.

그녀가 승낙했어! 승낙했다고!!

그는 마음속으로 노호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는데 그 성취감은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차설아의 작은 요구는 더 말할 것도 없고 하늘의 별을 갖고 싶다고 해도 그는 따다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나는 너와 함께 갈 수 있어. 다만 그가 완쾌되고 빛을 볼 때까지 성도윤과 함께 있어야 해.”

차설아는 단호하게 말했다.

이것은 그녀가 일찌감치 계획한 일이며 어떠한 변고에도 변함이 없을 것이다.

성진의 원래 횃불처럼 밝았던 눈동자는 육안으로 볼 수 있을 정도로 암울해졌고 목소리는 낮고 차가웠다.

“허허, 어떻게 완치할 수 있지? 또 당신 피로 그를 먹여 살리려고요? 봐요, 당신은 지금 허약하다고요. 당신이 그를 위해 얼마나 많은 피를 흘렸는데요!”

“너.....네가 어떻게 알아?”

차설아는 의외였다.

그녀는 그에게 이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은 거로 기억하는데...?

“당신의 양쪽 손목에 상처가 가득한데 성도윤처럼 눈이 멀지 않은 이상 머리가 있는 사람이 모를 리 없지 않아요?”

성진은 여기까지 말하고 여인의 팔을 잡아당겨 손목의 상처를 보았는데 가슴이 아프기도 하고 분노하기도 했다.

“성도윤은 당신을 기억하지도 못하는데 목숨을 걸고 그를 치료하려는 목적이 뭐야?”

“내 마음 편하려고.”

차설아는 담담하게 말했다.

그녀와 성도윤이 물과 불, 날아다니는 새와 물고기처럼 함께 할 수 없는 운명이라도 그녀는 반드시 그의 남은 인생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그래서 그녀는 그의 곁에서 그가 낫는 것을 지켜봐야 하고 그를 대신해서 그의 사업을 지켜야 하고 그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여자를 찾아줘야 했다...

이렇게 해야만 그녀는 안심하고 그를 떠날 수 있을 것 같았다.

“당신 마음은 편해도 내가 마음이 편하지 않은데요.”

성진은 긴장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당신의 이 요구를 나는 들어줄 수 없어요. 나는 당신이 즉시 나와 함께 떠나기를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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