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영은 일이 밝혀지는 순간, 바로 주민을 감옥에 보내고 싶었다.그러나 문제는 인나를 보호하는 전제하에 어떻게 주민과 양다인이 한 더러운 일을 대중들에게 공개하느냐였다.하영은 문득 그 남자 기자가 생각났다. 그녀는 얼른 핸드폰을 꺼내 전화를 걸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기자가 전화를 받았다.“네, 강 사장님.”하영은 다급한 목소리로 물었다.“어젯밤 줄곧 정씨 가문 본가에 있었어?”“네, 맞아요. 물론 지금도 그곳에 있고요. 요 며칠 줄곧 차에서 먹고 잤는데.”“그럼 어젯밤에 수상한 차량을 발견한 적은 없어?”“수상한 차량이요?” 기자는 열심히 생각했다.“어젯밤에 차 한 대가 후원으로 간 것 같긴 한데. 10분도 안 돼서 다시 나왔어요. 전 다른 사람인 줄 알고 차량 번호를 자세히 봤는데, 전부 정씨 가문의 차였어요.”하영은 눈살을 찌푸렸다.“그게 정씨 가문의 차라는 것을 또 어떻게 확신한 거지?”“그동안 그 가문의 모든 차량 번호를 적어뒀거든요.”하영은 머리가 아파서 이마를 짚었다.“알았어. 먼저 돌아가, 더 이상 감시할 필요 없으니까.”기자는 멈칫했다.“강 사장님, 그게 무슨 뜻입니까?”“양다인이 누군가에 의해 끌려갔어. 아마 네가 본 그 차일 거야.”하영이 설명했다. “그러니까 지금 먼저 돌아가.”기자는 다급하게 물었다.“강 사장님, 지금 저를 해고하시려고요?”양다인이 사라졌으니 하영은 기자를 곁에 둘 필요가 없었다.“강 사장님,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또 있을 거예요. 아무리 힘들어도 할 수 있으니까 제발 저를 해고하지 마세요!”하영은 잠시 침묵했다. ‘또 무슨 일이 있을까?’잠시 생각하다, 하영은 갑자기 진석을 떠올렸다. 그녀는 핸드폰을 두드리고 있는 유준을 바라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그럼 연세 병원에 가서 부진석이라는 외과의사 좀 감시해 줘.”하영이 말을 마치자, 유준은 즉시 눈을 들어 어두운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알겠습니다, 강 사장님. 다른 분부는 없으신 거예요?”“일단 이것밖에
“그럼 해 보지도 않고 어떻게 그 결과를 알겠어요?”유준은 차갑게 웃었다.“너 지금 주씨 가문을 너무 간단하게 생각하고 있어. 그리고 이런 기사를 내면, 오히려 네가 다칠 거야.”“하지만 이것은 인나를 보호하는 동시에 그들을 고발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잖아요!”“세상에 그런 좋은 일은 없어. 넌 네가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지부터 잘 생각해 봐. 인나 씨를 보호할 것인지, 아니면 인나 씨를 위해 복수를 할 것인지.”하영은 침묵했다.‘정말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는 것일까?’유준은 목욕가운을 내려놓고 하영 앞으로 걸어갔다.“이 일을 경찰에게 맡겨야 주씨 가문을 잡을 수 있어. 그 집안 어르신은 가문의 명성을 가장 중시하거든.”하영은 약간 힘이 빠졌다.“만약 그 사람들이 주민을 감싸려 한다면요?”“배씨 가문은 김제 삼대 가문 중의 하나이니, 현욱은 절대로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을 거야.”하영은 침묵하며 고개를 떨구었다. 실의에 빠진 하영을 보며, 유준은 다가가서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안았다.“하영아, 이 일은 그냥 우리에게 맡겨. 난 이런 싸움에 네가 말려드는 것을 보고 싶지 않으니까. 게다가 주씨 가문의 실력도 만만치 않거든.”하영은 유준을 바라보았다.“그럼 유준 씨에게 폐를 끼치지 않을까요?”“현욱이 가서 소란을 피우는 거지,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유준이 말했다.“그러니 너도 더 이상 나서지 마.”“알았으니까 얼른 씻고 쉬어요. 나도 회사에 가봐야 해요.”유준은 눈썹을 찌푸렸다.“그냥 캐리 보내. 요 며칠 위험하니까 외출하지 마.”“양다인 때문에?” 하영이 물었다.유준은 심각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지금 상대방이 양다인과 정주원을 데려간 목적이 무엇인지 아직 몰라. 안전을 위해서라도 외출을 줄이는 게 좋을 거야.”“알았어요.”하영이 말했다.“그럼 난 회사에 가서 설명 좀 할게요. 얼른 쉬어요.”“경호원 몇 명 더 데리고 가.”“네.”주씨 가문.현욱은 도착하자, 멀지 않은 곳에 경찰
현욱을 보자, 주민은 방긋 웃으며 입을 열었다.“현욱 오빠, 우리 집엔 어쩐 일이야?”지금 다시 주민의 얼굴을 보니 현욱은 순간 혐오감을 느꼈다.그는 분노를 억누르지 못하고 직접 손을 뻗어 주민의 목을 꽉 잡았다.주민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뜨며 힘겹게 입을 열었다. “현, 현욱 오빠... 왜, 왜 그래??”현욱은 곧바로 주민을 현관의 벽 쪽으로 밀어붙였다.그는 손에 계속 힘을 주며 마음속의 분노를 발산했다.“주민, 나와 인나 씨가 도대체 무슨 잘못을 저지른 거지? 어떻게 우리에게 이럴 수가 있는 거냐고?! 넌 인나 씨의 일생을 망쳤을 뿐만 아니라 내 아이까지 죽였어. 이 세상에 나와보지도 못한 내 아이를! 너 원래 이렇게 악독한 여자였어?!”현욱의 목소리에 주씨 가문 노부인은 얼른 방에서 나왔다.이진희는 우아한 한복을 입고 있었고, 온화하면서도 반듯한 얼굴에 초조함이 나타났다.목을 잡힌 채 숨조차 쉬지 못한 주민을 본 이진희는 얼굴이 순식간에 하얗게 질렸다.“이 녀석이 지금 뭐 하는 거야?! 빨리 우리 주민 내려놓지 못해!”현욱은 노발대발하더니 이진희를 바라보았다.“내려놓으라고요? 주민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아세요? 제 아내를 해친 것도 모자라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제 아이까지 해쳤어요!!”이진희는 멈칫했다. “현욱이 너 지금 무슨 막말을 하는 거야?”“제 말을 믿지 못하시겠으면 주민더러 설명하라고 하세요!”말을 마치자, 현욱은 갑자기 손에 힘을 풀었다.이와 동시, 주민은 세게 기침을 하기 시작했고, 목을 잡으며 땅에 주저앉았다.이진희는 하인더러 주민을 부축하라고 했지만, 주민은 오히려 손을 내밀어 가볍게 하인을 밀어냈다.한참 동안 기침을 한 후, 주민은 눈시울을 붉히며 눈물로 글썽이는 두 눈을 들었다.그녀는 실망과 두려움을 안고 분노가 채 가시지 않은 현욱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애써 슬픔을 참으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맞아요, 제가 그랬어요.”이진희는 눈이 휘둥그레졌다.“주민아, 너 도대체 무슨 짓을 한 거야?!”
주민은 끊임없이 눈물을 흘렸다.“다 제 잘못이에요. 할머니, 이제 그만 저를 가문에서 내쫓으세요.”이진희는 비통한 마음에 눈을 감았다.“가문의 불행이야! 이거 정말 가문의 불행이 다름없구나!!”현욱은 온몸이 떨려왔다.“넌 참 쉽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있군. 그럼 내 아이는? 인나 씨는?! 넌 인나 씨가 평생 그런 병을 안고 살아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있어? 평생 약을 먹으면서 온갖 고통스러운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생각해 본 적이 있냐고!! 주민! 너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저지른 거지?!!!”주민은 눈을 들어 현욱을 바라보았다.“현욱 오빠, 나도 잠시 정신이 나갔었나 봐. 내가 이 모든 걸 초래했으니 달갑게 벌 받을 게.”말이 끝나자, 주민은 경찰을 바라보며 자신의 두 손을 내밀었다.“절 체포해 주세요.”고덕훈은 멍하니 주민을 바라보았다.‘이렇게 빨리 자신의 죄를 승인하다니.’‘다른 사람 같으면 아마 변명을 늘어놓으려 했겠지.’비록 주민은 확실히 범인이었지만 그녀의 이런 모습을 보자, 고덕훈은 오히려 가슴이 답답했다.그는 자리에서 일어섰다.“그럼 실례하겠습니다!”말을 마치자, 고덕훈은 수갑을 꺼내 주민의 두 손에 채웠다.주민은 일어서서 이진희를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할머니, 이 고집스러운 손녀의 어리석음을 용서해 주세요. 그럼 저 먼저 가볼게요.”이진희는 비통에 눈물을 흘렸다.“주씨 가문은 이제 너 같은 아이 없다! 그러니 잘 생각한 다음, 가문에서 나갈 준비해라!”주민은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네, 할머니.”말이 끝나자, 주민은 경찰을 따라 떠났다.현욱과 기범은 별장 문 앞에 서서 경찰차가 떠나는 것을 지켜보았다.“현욱아, 너도 같은 느낌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나 지금 속이 너무 시원찮은데.”현욱은 차갑게 시선을 거두었다.“주민을 너무 얕잡아 봤어!”기범은 이해하지 못했다.“그게 무슨 뜻이야??”“주민은 일이 발각된 이상, 변명을 해도 전부 헛수고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응, 확실한 증거까지 찾았거든.”하영은 조심스럽게 말했다.“인나야, 그 사람들은 이제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을 받을 거야. 넌... 다시 돌아오지 않을래?”“현욱 씨는...”“현욱 씨는 오늘 아침 일찍 주민을 찾아갔고, 유준 씨도 대신 경찰에 신고했어. 인나야, 현욱 씨도 지금 엄청 고통스러워. 불과 며칠 사이에 많이 초췌해졌는데, 너 정말 현욱 씨와 통화하지 않을 거야?”하영이 물었다.인나는 기분이 가라앉았다.“하영아, 이 병은 완치될 수 없어.”“인나야, 기죽지 마. 에이즈라도 통제할 방법이 있을 거니까. 우리 모두 널 기다리고 있어.”인나는 억지로 웃었다.“내가 왜 기죽어. 단지... 단지 내가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겠어. 현욱 씨랑 사귀어서? 그래서 주민이 질투를 했기 때문에 나한테 그런 짓을 한 거야? 그럼 내 아이는...”인나는 울먹이며 흐느꼈다.“내 아이는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잖아... 하영아, 나 매일 잠 잘 엄두조차 없어. 눈만 감으면 내 아이가 피로 되어 내 몸 안에서 빠져나간 것밖에 보이지 않는단 말이야! 심지어 꿈속에서 날 탓하고 원망하고 있어. 왜 모질게 자신을 지웠냐고, 왜 자신을 잘 보호하지 못했냐고...”인나의 말을 듣자, 하영은 눈시울이 붉어졌다.“인나야...”“난 돌아갈 수 없어.”인나는 울먹이며 말했다.“설령 현욱 씨가 이런 날 받아들일 수 있다 해도, 내가 나 자신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그래!”하영은 다급하게 소리쳤다.“인나야, 너 절대로 바보 같은 짓 하면 안 돼!”“그럴 리가...”인나는 울음을 그치지 않았다.“난 죽으면 안 돼. 주민과 양다인이 처벌받는 것을 내 눈으로 똑똑히 지켜볼 거야!”인나의 말을 듣고 하영은 여전히 마음이 놓이지 않았다. 그녀는 잠시 생각하다 인나를 보러 가기로 결정했다. ‘어차피 요즘 별로 중요한 일이 없으니까.’“인나야, 너 지금 어느 나라에 있어?”하영이 물었다.“내가 같이 있어줄게.”“하영아, 너 정 대표님이랑 곧 약혼하는 거야?
유준의 문자를 본 하영은 송유라와 소희원을 직접 아크로빌로 초대했다.오후에 하영은 미리 퇴근한 다음, 별장으로 돌아가서 그녀들이 오기를 기다렸다.별장에 들어서자마자, 하영은 경호원들이 감시 카메라를 들고 별장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하영은 한 경호원을 붙잡고 물었다.“감시 카메라를 왜 뜯는 거지?”“대표님께서 누군가가 감시 카메라를 해킹할까 봐 전부 제거하라고 하셨어요.”경호원의 말이 떨어지기 바쁘게 유준이 문 앞에 나타났다.하영이 멍을 때리자, 그는 담담하게 설명했다.“지난번 일로 경계심을 많이 높여야 하지 않겠어?”하영은 유준이 지금 양다인에 관한 일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알았어요.” 하영이 대답했다.“당신 회사 사람들은 언제 오나요?”유준은 손목시계를 보며 말했다.“곧 도착할 거야.”말을 마치자, 별장 문 앞에 큰 승합차 한 대가 세워졌다. 의상팀 부팀장이 차에서 내렸고, 그녀의 뒤에는 비서 세 명이 따라 내려왔다. 모든 비서는 각각 두 개의 거대한 트렁크를 들고 있었다.하영은 저도 모르게 혀를 내두르더니 고개를 돌려 옆에 있는 남자를 바라보았다.“이 6개의 트렁크 안에 든 게 설마 전부 내 예복은 아니겠죠? 그 많은 걸 언제까지 입어보려고??”유준은 웃으며 하영을 바라보았다.“이 반년 동안 MK가 디자인한 새로운 드레스야. 전부 입어봐.”“사실 그냥 팸플릿을 들고 오면 되는데.”유준은 단호하게 말했다.“입어볼 수 있는 이상, 사진을 왜 봐?”하영은 더 이상 반박하지 않고 유준을 따라 별장으로 들어가려고 했다. 이때, 뒤에서 갑자기 누군가의 함성이 들려왔다.“하영아.”송유라의 목소리를 듣고 하영은 고개를 돌렸다. 송유라는 소희원의 손을 잡고 정원으로 들어왔다.하영은 얼른 걸어가서 인사했다.“오셨어요, 숙모. 희원아 왔어?”소희원은 간신히 입을 열어 대답했다.“어, 언니.”송유라는 웃으며 하영의 손을 잡았고, 안으로 들어가면서 말했다.“하영아, 방금 그 큰 트렁크 몇 개 봤는데. 안에 다
“응, 어느 게 네 엄마 방이야?”희민은 하영의 침실을 가리켰다.“여기요, 그럼 이모 먼저 들어가세요. 전 먼저 내려갈게요.”“어, 그래.”하영의 방문 앞까지 걸어가자, 소희원은 문을 두드렸다.안에서 하영의 대답이 들려왔다.“들어와.”소희원은 문을 열고 들어갔고, 금방 외투를 벗고 있는 하영을 보았다.“우리 엄마가 와서 도와달라고 하셨어요.”하영은 흔쾌히 동의했다.“그래.”소희원은 문을 닫더니 하영 옆으로 가서 예복을 들었다.하영은 옷을 벗으며 말했다.“네가 올라와서 나 예복 갈아입는 거 도와줄 줄은 몰랐는데.”소희원은 멈칫하더니 다소 뻘쭘해했다.“난 속이 그렇게 좁은 사람이 아니에요.”“난 널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어.”하영은 화제를 돌렸다.“아직도 일자리 못 찾은 거야?”소희원은 손에 든 예복을 하영에게 건네주었다.“왜요, 날 돕고 싶어요?”“너도 능력이 있는 사람이니 내 도움이 필요 없잖아.”하영이 말했다.“나 지금 일할 시간이 없어요.”소희원은 말을 이어갔다.“미행하는 일만 아니었어도 나 지금 가장 좋은 신문사에 입사했을 거예요.”“미행??” 하영은 의아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누굴 미행한다는 거야?”소희원은 멈칫했다.‘하마터면 부진석 씨의 일을 말할 뻔했네.’그녀는 고개를 저었다.“아무것도 아니에요.”하영은 예복을 입은 후, 지퍼를 채웠고, 고개를 돌려 소희원을 바라보았다.“지난번에 일부러 날 미행한 거 아니지?”“내가 그렇게 한가한 사람인가요??” 소희원은 코웃음을 쳤다.하영은 잠시 생각하더니 다시 물었다.“진석 씨를 미행하고 있는 거야?”소희원은 당황해하더니 황급히 하영에게서 시선을 뗐다.“그런 거 아니니까 헛소리하지 마요! 그리고, 내가 만약 정말 부진석 씨를 미행했다면 또 뭐가 어때서요? 그게 그렇게 마음에 걸리는 거예요?!”소희원의 반응을 보고 하영은 이미 사실을 알아차렸다.하영은 진지하게 물었다.“왜 진석 씨를 미행하고 있는 거죠? 우리 오빠가 시킨 거예요?”소희
소희원은 하영을 도와 치맛자락을 잡았고, 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아래층으로 내려가자, 송유라는 흥분해하며 일어서더니 눈물을 글썽였다.“하영아, 이리 와, 내가 자세히 좀 봐야겠어!”유준과 희민은 소리를 듣고 고개를 돌렸다.아름다운 빨간색 예복에 하영의 피부는 더욱 새하앴고, 유준의 눈 밑에는 은근히 남자의 욕망이 솟구쳤다.하영이 그들 앞으로 다가오자, 송유라는 하영의 손을 잡고 무엇을 말하려 했다.그러나 이때, 유준은 오히려 입을 열어 그녀의 말을 끊었다.“바꿔.”모두들 의아한 눈빛으로 유준을 바라보았다.유준은 불쾌하게 입을 열었다.“노출이 너무 심하잖아!”하영은 참을성 있게 물었다.“목만 보이는 거 빼고 뭐가 노출됐다는 거예요?”“레이스가 너무 야해!”유준은 말하면서 일어나더니 예복 앞으로 걸어갔다.‘하영의 몸매는 아주 좋지만, 절대로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순 없어!’그렇게 선택을 하다, 유준은 옅은 색의 긴 드레스를 하나 골라 하영에게 건네주었다.“이걸로 해.”사람들은 할 말을 잃었다.이때 희민이 말했다.“아빠, 엄마는 왜 약혼식에 화려한 옷 입으면 안 되는 거죠?”희민은 이해하지 못했다.유준은 희민을 힐끗 보았다.“넌 어려서 아직 이런 거에 대해 잘 몰라. 색깔이 옅을수록 두 사람의 감정이 더욱 순결하다는 것을 말해주지.”하영은 유준의 고집을 꺾을 수 없어 송유라를 향해 고개를 끄덕이더니 올라가서 옷을 갈아입었다.잠시 후, 하영이 내려왔고 유준은 무척 흡족했다. 가슴 조금 드러낸 거 말고 다른 곳은 모두 그다지 노출되지 않았던 것이다.심플한 스타일이라도 하영의 미모는 이미 충분히 빛을 발하고 있었다.예복을 다 고른 후, 소희원은 먼저 떠났다.남은 몇 시간 동안 송유라는 하영과 유준에게 약혼 절차를 설명하고 있었다.저녁 무렵, 하영은 송유라더러 남아서 같이 밥 먹자고 했다.송유라는 하영을 끌고 한쪽으로 가더니 서글픈 표정으로 말했다.“하영아, 시간 내서 네 할아버지 보러 좀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