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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6화 푸르지오 별장

‘어젯밤 아버지가 정유준의 아들이 여기서 밤을 보낸다고 하셨으니, 이 핏자국은 분명 그 녀석이 흘린 거겠지.’

정주원이 욕실로 다가갈 수록 정희민의 가슴은 빠르게 뛰기 시작했다.

정희민은 자신이 코피를 흘리는 사실을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았다. 아빠는 매일 바쁘기 때문에 걱정을 끼쳐드리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두려워하는 것일 수록 현실이 된다고 하더니, 이내 욕실 문 앞에 정주원의 모습이 나타났다.

정주원은 세면대에 가득 찬 핏물과, 정희민의 창백한 얼굴에 어렴풋이 남아있는 핏자국을 발견했다.

정주원이 입을 열기 전에 정희민이 겁에 질린 표정으로 고개를 들더니, 정주원의 얼굴을 확인하는 순간 손으로 코를 막고 뒷걸음질 쳤다.

그리고 최대한 침착하게 보이려 애쓰며, 일부러 의아한 표정으로 정주원을 보며 물었다.

“누구세요?”

눈 깜짝할 사이에 정주원은 언제 그랬냐는 듯 싸늘한 눈빛을 거두고, 아주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너 유준이 아이지? 어디 아파?”

정희민은 믿을 수 없다는 듯한 표정으로 정주원을 주시했다.

‘방금까지 소름 끼치던 눈빛이 어떻게 한순간에 바뀔 수 있지?’

“방금 걷다가 넘어졌는데 코를 부딪쳤나 봐요.”

정희민은 거짓말을 했다.

“의사 선생님 불러줄까?”

“괜찮아요.”

정주원의 물음에 거절하고 마치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코피를 씻어냈고, 정주원은 몇 초 동안 피로 물든 세면대를 지켜보다가 입을 열었다.

“그래, 괜찮다니까 이만 나가볼게.”

정희민은 경계하는 듯 곁눈질로 주원을 힐끗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였고, 정주원의 발소리가 점점 멀어져서야 긴장이 풀렸다.

‘눈치 못 채서 다행이야.’

코피가 멎은 뒤, 정희민은 침대맡에 앉아 생각에 잠겼다.

‘방금 할아버지가 왜 저 사람한테 아버지를 피하라고 한 거지? 아빠가 저 사람을 많이 싫어하시나? 아니면 두 사람 사이에 뭔가가 있는 걸까?’

그때 아래층에서는 정유준이 집에 오자 정 노인이 검사 결과를 그에게 알려주었다.

무덤덤한 표정으로 정 노인의 말을 다 들은 정유준은, 묵묵히 정희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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