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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7화

이튿날 아침, 강한서는 머리가 깨질듯한 숙취에 시달리고 있었다.

그는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고 다시 팔을 들어 빙빙 돌려보려는 순간 누군가가 그의 팔을 누르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었다.

그는 순간 동작을 멈추었다. 고개를 돌린 그의 시야엔 그의 팔을 베고 아직도 한창 꿈나라에 있는 유현진이 들어왔다.

강한서는 손을 들어 엄지손가락으로 그녀의 얼굴을 살짝 쓰다듬었다.

유현진은 그런 그의 손길이 간지러웠는지 손을 올려 그의 손을 붙잡았다.

강한서는 익숙한 듯 그녀의 손을 피해버리고 다시 잠잠해진 그녀의 모습을 보곤 계속 쓰다듬었다.

그리고 그렇게 그녀와 강한서의 시선이 마주치게 되었다.

순간 두 사람은 서로 민망해하면서도 꽁냥거리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유현진은 마른 입술을 할짝대며 급히 입을 열었다.

“어젯밤에 네가 술에 취해 나 끝까지 안 놔줘서 여기서 잤던 거야.”

“응.”

강한서는 담담하게 대답하며 그녀의 말을 믿는 듯해 보였지만 그의 표정은 전혀 그렇지 않았다.

웃는 듯 마는 듯한 미묘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마치 그녀에게 계속 말해보라는 눈빛을 보내는 것 같았다.

유현진은 입술을 틀어 물었다.

“정말이야. 못 믿겠으면 민 실장님한테 물어보든가.”

“응.”

강한서는 천천히 그녀의 머리칼을 쓸어 넘겨주었고 눈에서는 꿀이 뚝뚝 떨어졌다.

유현진은 그런 강한서의 눈빛에 제일 약했고 얼른 손으로 그의 두 눈을 가려버렸다.

“믿든 말든 마음대로 해!”

강한서가 살포시 미소를 짓더니 그녀의 손을 끌어내려 손바닥에 입을 맞추었다.

“혹시 내가 잠결에 구토라도 해서 숨이 막혀 죽을까 봐 걱정이라도 되었던 거야?”

그가 눈을 뜨자마자 발견했던 건 바로 침대 옆에 놓인 각종 물건이었다. 유현진이 침대 옆에 물건을 가져다 놓은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가 협력 업체를 접대하며 만취 상태로 집으로 오는 날이면 유현진은 항상 투덜투덜하면서도 강한서를 엄청 세심하게 신경 써주곤 했었다.

유현진은 멈칫하더니 이내 진지한 얼굴로 물었다.

“그래, 난 아직 너랑 결혼하지 않았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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