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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6화

강한서가 아플 때도, 누군가와 시비로 경찰서에 가게 되었을 때도 매번 신미정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그를 찾으러 가지 않았었다.

신미정은 돈이 필요할 때만 그제야 가족 간의 정을 들먹이며 강한서를 찾아가 부모 노릇을 했다.

유현진은 번마다 강한서 앞에서 참지 못하고 듣기 싫은 소리를 내뱉고 싶었지만, 다시 말을 삼키곤 했다.

그때 당시 그녀와 강한서의 사이는 그리 좋은 편은 아니었기에 그녀가 이런 신경을 긁는 말을 한다면 두 모자 사이를 이간질하는 것과 다를 바 없었기 때문이었다.

강한서는 항상 꿀 먹은 벙어리처럼 입을 꾹 다물고 있었고 평소에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그녀는 강한서가 모든 걸 눈치채고 있음을 몰랐다.

유현진은 그의 미간을 꾹꾹 눌렀다.

“그러니까 네 말은, 너희 엄마는 돈을 좋아하고 너를 안 좋아한단 말이야?”

강한서는 눈을 지그시 감았다. 그리고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어머니는 누구도 사랑 안 하셔. 그게 우리 아버지일지라도.”

유현진은 멈칫했다. 그녀는 이내 농담 반 진담 반 섞어 말했다.

“그래도 동생한테는 잘해주시잖아. 민서한테 사준 카르티에 주얼리 세트도 내 스와로브스키보다 몇천 배가 비싸다고.”

강한서가 뭔가 떠오른 듯 갑자기 웃음을 지었다.

유현진은 그의 얼굴을 쭉 잡아당겼다.

“뭐야, 왜 웃어?”

강한서가 답했다.

“그래서 그때 내가 선물한 목걸이를 끼고 민서를 자극한 거야?”

유현진은 멍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이내 그가 생신 연회에 있었던 일을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유현진도 그를 따라 같이 웃었다. 그녀는 분명 그때 당시의 신미정의 우스꽝스러운 표정을 떠올린 게 틀림없었다. 그녀의 코끝이 그의 코끝에 닿았다.

“네가 굳이 그날에 선물한 거잖아. 설마 정말로 아무 생각 없이 선물한 거야?”

강한서가 빙그레 웃으며 그녀의 귓가에 대고 소곤거렸다.

“아니, 내 계획이었어.”

유현진은 나직하게 말했다.

“유치하긴.”

강한서는 그렇게 한참을 웃다가 또 입을 열었다.

“어머니가 날 안 좋아하고,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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