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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그녀가 화났다는 것을 자신은 모른다는 듯, 강한서가 덤덤하게 말했다.

“너한테 안 맞아.”

이런 성의 없는 대답이라니. 유현진은 웃겼다.

“내 사이즈에 맞춰 만든 옷이 안 맞는다고? 강한서, 너 둘러대기 싫다고 해도 약간은 그럴듯한 대답으로 하지 그래?”

강한서가 미간을 찌푸리며 짜증 내려는 듯한 느낌을 뿜어냈다. 하지만 그래도 성질을 죽이고 목소리를 낮게 깔았다.

“이곳의 가장 좋은 예복에서 마음껏 골라. 하지만 이 옷은 안 돼.”

그는 지금 그녀를 많이 봐주고 있다고 여겼다. 하지만 유현진은 이대로 넘어가기 싫은 듯이 그에게 맞섰다.

“내가 꼭 이 옷을 원한다면?”

결국 강한서도 인내심을 잃고 차가운 어조로 말했다.

“안 된다고 했잖아!”

유현진이 입을 일자로 꾹 닫자 강민서의 눈 속에 득의양양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

“유현진, 옷은 네 사이즈에 맞춰 만들었지만 돈은 오빠가 냈어. 그러니까 오빠가 주고 싶은 사람에게 주는 거야.”

유현진이 강한서를 바라봤지만 그는 여동생을 말리려는 뜻이 없어 보였다.

그에 대한 마음이 차갑게 식고 있었다.

그 모습에 더 신이 난 강민서가 말을 이었다.

“불만 있으면 유씨 집안 돈으로 사면 되잖아. 너의 그 입양한 여동생은 아직도 어떻게 돈을 벌 수 있을지 종일 바삐 돌아치며 연구하는 것 같던데. 넌 하는 일 없이 우리 집안의 돈만 쓰고 놀고먹으려고 하잖아. 할머니께서 왜 너를 우리 집안으로 들이도록 허락하셨는지 이해가 안 돼.”

“닥쳐!”

사람이 너무 많아 이런 말을 꺼내는 것이 체면 깎이고 신분에도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는지 강한서가 강민서를 막았다. 곧이어 그가 매니저를 향해 말했다.

“메이크업 해줘.”

매니저는 바로 두 명의 어시를 데려왔다.

강민서는 입술을 샐쭉하며 거기서 멈췄다. 떠나기 전에 한껏 으쓱거리며 유현진을 한 번 바라봐 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유현진의 안색이 흐려졌다. 조금 전 그에게 날을 세우던 모습은 강민서의 모욕을 듣고 사그라진 것 같았다.

그녀가 예전처럼 강민서에게 맞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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