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 일을 그는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었다.그때 그는 주강운의 할아버지가 다른 친구들처럼 그의 집안이 수산업을 하는 집안이라 하찮게 여기고 그를 싫어하는 줄 알았다.그러나 학교를 졸업하고 창업을 하면서 자신의 회사가 잘 나가게 되자 그는 천천히 깨닫게 되었다.주강운의 할아버지 주진철은 그의 출신을 꺼렸던 것이 아니었다. 아무리 그가 자신의 힘과 노력으로 지금의 위치까지 올라왔다 하더라도 주진철의 눈엔 여전히 혈통이 고귀하지 않고 낮은 하찮은 사람이었다.주진철은 바로 전형적인 꽉 막힌 고물 같은 사람이었고 그와 다른 속물들과 달랐다. 속물들은 눈치를 보며 누가 잘 나가면 바로 곁에서 아부하는 사람들이었다.그러나 주진철은 그가 아무리 잘나가고, 잘살아가고 있어도 항상 혈통을 따지며 사람을 대하였다.재벌 집안에서 태어난 강한서 같은 경우는 그의 눈에 아주 존귀한 존재로 보였고 중간에 갑자기 재벌가로 들어가게 된 한성우 같은 경우는 아무리 높은 위치에 있어도 그의 눈엔 여전히 비천한 존재였다.그는 시대가 변한 지 언제인데 왜 아직도 옛날 방식에 꽉 막혀 사는 고물 같은 사람이 있을까 생각했다.그가 강한서와 친근한 사이가 되었지만 주강운과는 그런 사이가 되지 못했고, 그 원인의 대부분이 바로 주진철이었다.어느 여름날, 그는 주강운의 집으로 찾아가 같이 계곡에서 물고기를 잡으며 놀자고 한 적이 있었다.주강운은 그때 당시 아주 많은 학원에 다녔고 매일매일 집에서 선생님이 내준 숙제만 했었다.한성우의 공부에 신경 쓰는 사람이 없었고 그도 다른 사람의 기대를 바라지 않았었다. 고등학교로 가기 전까지 그는 줄곧 하위권 성적을 차지했었다.그는 주강운에게 수업을 빼먹자며 부추겼고 두 사람은 그렇게 오후 동안 물고기를 잡으면서 놀았다.다시 주씨 저택으로 돌아왔을 땐 주진철이 두 사람을 들여보내 주지 않았다.두 사람에게 작은 칼을 손에 쥐여주며 '물고기가 그렇게 좋으면 안까지 똑똑히 보아라'라고 말했다.그는 주강운에게 칼을 쥐여주며 잡아 온 물고기의 배를
맛있는 음식이 있다는 말에 한성우가 바로 답했다.“저녁에 별다른 일이 없으니까 일찍 들어갈 거야.”차미주가 차갑게 웃으며 일부터 얌전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래, 그럼 기다릴게.”한편, 유현진은 한참 뒤에서야 강한서의 답장을 받게 되었고 내용은 한 장의 사진이었다.그 사진은 바로 자신이 일하고 있는 모습을 찍은 사진이었다.그는 검은 셔츠를 입고 있었고 실험실 책상에 기대어 서 있었다. 무테안경을 쓴 그는 패드에 있는 자료를 훑어보고 있었다.사진은 우측면에서 찍힌 사진이었고 강한서의 날카로운 턱선이 선명하게 찍혔다. 검은 셔츠를 입은 그는 소매를 팔꿈치까지 거두고 있었고 단추는 두 개 정도 푼 상태였다. 살짝 튀어나온 그의 목젖은 완벽한 턱선과 아주 조화로웠고 안경 쓴 그의 엄격 근엄 진지한 모습에서 금욕적인 느낌이 온몸에서 풍겨 나왔다.한열의 사진을 보았을 땐 생기있고 활발한 소년미가 느껴졌었다.하지만 강한서가 주는 이런 엄격 근엄 진지한 느낌과 엄청난 카리스마에 굳이 소년미를 풍기지 않아도, 그저 그곳에 서 있기만 해도 사람들은 홀린 듯 쳐다보았다.다만, 이 사진은 강한서가 찍은 사진이 아닌 것 같았다.강한서는 자신의 매력에 대해 알지 못했고 그는 무대 위에서 트로피를 안고 있는 사진이 제일 잘 나온 사진이라고 생각했었다.예전에도 집안 벽에 사진을 걸려고 할 때, 강한서는 그녀에게 자신의 사진을 골라 달라고 부탁했었다.그리고 강한서는 그녀에게 상을 받은 모습이 찍힌 사진을 수두룩 보냈었다.대학 시절 받은 경진 대회 1등 상, 디자인 특별상, 과학기술대회 공로상 등...그가 무조건 트로피를 안고 있는 사진만을 고집했고 사진 속 트로피에 이름까지 선명하게 보여야 만족했었다.당시 그녀는 강한서가 일부러 그녀를 놀리려고 그러는 줄 알았지만, 알고 보니 그는 자신이 상을 받은 모습이 제일 멋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방금 그가 보낸 사진은 아주 완벽한 사진이었다. 강한서는 사실 카메라만 보면 경직되는 사람이었고 다른 사람이 찍어준 사진에서 더
순간 방심하고 있었던 유현진은 바로 그의 앞으로 나오게 되었다.그녀를 끌어당긴 한열은 공간이 비좁다는 것을 발견하고 고개를 돌려 송민영에게 말했다.“옆으로 좀 가봐요.”“...”송민영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사람들의 표정은 제각각이었지만 송민영의 표정은 한껏 일그러졌다.한열은 자신과 다른 연예인을 붙여 커플이라고 엮는 사람을 아주 싫어했다. 전에도 송민영과 드라마를 찍게 되었을 때 두 번이나 엮인 적이 있었고 그는 바로 그녀의 SNS를 언팔로우 해 버렸다.그때 당시 기사가 아주 크게 났었고 실검에도 오른 적이 있었다. 한열의 팬들 반응은 그녀가 일부러 노린 것이라고 말했고 송민영의 팬들은 한영에게 댓글을 달며 아니라고 해명해 주길 원했었다. 한열은 그날로 바로 송민영과 연관된 회사 계정과 번호까지 지워버렸다.‘나와 커플로 엮이는 건 싫어도 유현진과 커플로 엮이는 건 두렵지 않은 건가?'‘게다가 내가 왜 유현진에게 자리를 양보해 줘야 하는 거지?'‘이 바닥에서 내가 선배고 유현진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위치인데?'송민영이 움직이지 않고 우뚝 서 있다 한열이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왜 안 움직이시죠?”“...”송민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숨을 깊게 들이쉬더니 그제야 마지못해 살짝 움직였다.한열은 그런 그녀의 행동에 불만이 많았다.‘고양이나 들어갈 수 있을 만한 공간에 사람이 어떻게 설 수 있다고 생각한 거지?'그가 다시 입을 열려고 하자 유현진이 말했다.“그냥 제가 뒤에 설게요. 전 키가 커서 앞에 서면 다른 사람을 가리게 될 거예요.”한열은 어쩌면 좋은 마음으로 그녀를 당긴 것이었지만 유현진은 눈에 띄는 센터 자리에 서고 싶지 않았다.그녀의 말에 한열은 바로 입을 열었다.“그럼 저도 뒤에 설게요. 저도 키가 크거든요.”그렇게 사람들은 사진의 주인공인 한열이 유현진의 곁에 꼭 붙어 센터 자리에서 뒤로 가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사람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들은 이제 어떻게 서야 할지 감이 잡히지 않았
송민영은 잔뜩 어두워진 얼굴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연예계에 있는 사람들은 아주 현실적인 사람들이었다. 그녀가 유명해지기 전에 단체 사진을 찍을 때마다 항상 제일 끝자리로 밀려나거나 다른 사람의 얼굴을 가리게 되면 항상 작은 목소리로 사과해야 했다.만약 찍은 사진이 주인공의 마음에 들지 않으면 주인공의 한마디에 바로 그녀를 사진에서 제외하기도 했었다.그래서 그녀는 유명해지게 된 후부터 단체 사진을 찍을 때마다 자리에 엄청 신경 썼다.원래 드라마 팀과 같이 찍는 단체 사진에는 그녀가 드라마 여주인공이었기에 응당 그녀가 센터 자리에 서야 했지만 방금은 그녀가 아닌 유현진이 센터 자리에 서게 되었다.이혼한 유현진은 강 대표 사모님이라는 호칭을 잃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운도 좋아 아주 손쉽게 브랜드 뉴 엔터랑 계약까지 했다. 그녀는 비록 대작의 여주 역할을 손쉽게 얻을 수 있었고, 인기도 아주 많았지만, 그녀를 무시하고 심지어 그녀와 엮이지 않으려고 했던 한열이 유현진의 곁에 강아지처럼 헥헥거리며 붙어 있으려고 했다.그리고 이 모든 것은 송민영의 질투와 시기로 이어지게 되었다.그녀는 그렇다 할 대표작도 없을 뿐만 아니라 고작 ‘선셋 스타'라는 호칭 하나로 연예계에서 인기를 얻게 되었고 만약 그녀에게 내세울 만한 작품이 있었다면 아마도 엄청난 인기를 끌었을 것이다.그래서 같은 회사였던 송민영은 불안감과 위기감을 느끼게 되었다.그녀는 반드시 유현진이라는 보석이 뜨기 전에 유현진을 다시 진흙탕 속으로 밀어 넣어야 했다.만약 유현진이라는 보석이 뜨게 되면 더는 그녀의 빛을 가릴 수 없게 될 것이었다.사색에 잠긴 송민영은 눈을 내리깔고 말했다.“그냥 자리일 뿐이에요. 별거 아니에요.”그녀의 말에 방이진은 바로 정의감이 폭발했다.“민영 언니가 너무 착해서 그래요. 연예계에서는 암묵적인 규칙이 있잖아요. 배우들과 단체 사진을 찍게 되면 반드시 핫한 배우에게 센터 자리를 양보해 주는 규칙 말이에요. 그 여자는 이런 규칙도 모른대요? 그 여자는 그냥 언니
그러나 그 계정은 반년 이상의 게시물을 확인할 수 없게 설정되어 있었고 계정주 또한 마침 반년 전에 게시물을 올렸었다.유일하게 보이는 게시물은 바로 공식 계정 인증마크가 있는 어떤 반도체의 기술에 관한 복잡한 내용의 기사를 리트윗한 것이었다.그리고 그 게시물의 아래에는 수많은 댓글이 달려있었다.유현진은 그 댓글을 펼쳐보았다.「수저남 님, 오늘은 일상을 공유 안 해 줘요?」「싸운 게 분명해요. 수저남 님은 싸웠을 때마다 기사를 올리시잖아요.」「솔직히 전 두 사람이 싸우는 걸 더 좋아해요. 특히 수저남 님께서는 상금까지 올려주면서 아내 분 화 푸는 방법 알려달라고 하시잖아요. 정말 너무 멋져요.」「정말 멋지다고 생각해요? 그건 님이 수저남 님의 상금을 탐내신 거잖아요!」「사실 전 수저남 님께서 올린 '미래 과학 발전에 관한 N 가지 추측' 게시글을 보고 팔로우했었어요. 그런데 점점 수저남 님과 아내 분의 팬이 되어버렸네요.」「저도 이해해요. 댓글에 절반 이상이 수저남 님께서 올린 기계 측정과 과학에 관한 잡다한 지식 게시글을 보고 팔로우했다가 수저남 님과 아내분의 일상을 더 기대하는 댓글이더라고요.」「수저남 님은 분명 과학기술 분야의 전문가 일거에요. 수저남 님께서 올리신 게시글만 봐도 우리 학교 교수님이 바로 논문으로 써도 되겠다고 하시더라고요.」「그래도 전 수저남 님이 올리시는 일상을 더 좋아해요. 하하하하하. 분야에 관한 내용은 엄청 진지하게 글을 쓰지만 아내 분이 화가 나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모습을 상상하니 불쌍하면서도 웃음이 나네요.」「웃지 마세요. 그러다 수저남 님께서 돈을 보내주면서 조용히 하라고 할 겁니다. 하하하하」「수저남 님이 올리신 게시글의 내용이 안 좋다고 말해도 상관 하지 않지만 아내 분이 나쁘다고 말하기만 하면 수저남 님께서 한바탕 당신의 말에 반박할 거예요. 수저남 님은 아주 침착하게 논리적으로 상대가 아무 말도 할 수 없게 반박하는 타입이시거든요.」「5개월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게시물이 업데이트 안 되어있
어리둥절했던 유현진은 순간 강한서의 뜻을 알게 되었다.그는 아마도 인터넷에 올라온 부정적인 댓글을 본 게 틀림없었고 그녀가 걱정되어 바로 연락을 해온 것이었다.유현진이 물었다.“페이스북 본 거야?”“응. 사람들이 뭐라 하든 신경 쓰지 마.”강한서가 답했다.“난 사람들이 뭐라 말하든 신경 안 써.”그녀가 졸업할 때 선생님이 학생에게 해줬던 말씀이 있었다.‘강한 멘탈과 마음이 없이 뭐든 잘해 낼 생각을 하지 말아라.'그녀가 신경 쓰는 댓글은 바로 그녀의 작품을 평가하는 댓글과 연기력에 관한 댓글이었고 이런 오합지졸들이 남긴 댓글은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마음이 놓인 강한서가 말했다.“내가 이미 사람을 시켜서 실검을 없애라고 했으니까 일단 당분간은 페이스북 하지 마.”유현진은 바로 벌떡 일어나 앉았다.“왜 그런 곳에 돈을 써? 차라리 그 돈을 나에게 줘! 사람들이 뭐라 하든 그냥 내버려 둬. 어차피 그 사람들에게도 언론 자유가 있잖아. 그리고 이것 또한 무료로 내 존재를 알릴 기회인데 그걸 왜 없애려고 해?”“...”강한서는 관자놀이를 꾹꾹 누르며 다소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말했다.“넌 신경 안 쓰지만 내가 신경 쓰여서 그래. 넌 절대 그런 사람이 아닌 걸 내가 잘 아는데 어떻게 그런 소리를 듣고 있는데 가만히 있을 수 있겠어? 그리고 자꾸 돈 아깝다고 생각하지 마! 네 남편은 돈이 아주 많아! 인지도가 필요하면 나한테 말해! 내가 당장 돈을 써서라도 인지도를 높여줄 테니까. 이런 어그로 형식의 인지도는 필요 없어.”“...”유현진은 순간 카리스마가 넘쳐흐르는 강한서에 살짝 당황했다.그리고 이내 그녀는 자신이 전에 읽었었던 카리스마 넘치는 남주의 소설을 떠올리며 웃기 시작했다.들려오는 그녀의 웃음소리에 마음이 누그러진 강한서가 나직하게 말했다.“내 말이 그렇게 웃겨?”“아니, 그게 아니라.”유현진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꾹꾹 참으며 말했다.“갑자기 전에 인터넷에서 읽었던 로맨스 소설이 생각나서.”“뭐?”비록 강한서는 로맨
‘결혼하고 싶은 사람...'‘아 진짜... 이 남자는 이혼 후에야 날 여러 번 설레게 만드네.'유현진의 가슴이 한참이나 요동치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머릿속에 무언가 떠올랐다.“그럼 첫사랑 상대가 정말로 송민영 씨가 아니야?”“... 도대체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거지?”곰곰이 생각하던 강한서는 전에 수혈하러 자주 은서를 병원에 데려가면서 확실히 송민영과 마주친 적이 아주 많았고 욕심이 많았던 송민영은 몰래 언론사를 찾아가 두 사람의 모습을 찍으라고 했었다.그때 당시 아주 화가 났던 그는 그 일로 그 언론사를 파산시켜 버렸으며 언론사의 파산으로 송민영에게 경고한 셈이었다.그러나 송민영의 인지도는 점점 높아졌고 대부분 기사도 전처럼 쉽게 막을 수 없었다.하지만 언론사들은 그의 기사를 낼 엄두를 내지 못했기에 그는 유현진이 자신과 송민영이 바람피우고 있다며 오해를 할 줄은 모르고 있었다.더욱 어처구니가 없었던 건, 그녀는 심지어 송민영이 그의 첫사랑 상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유현진은 입을 삐쭉 내밀며 말했다.“결혼식 며칠 전, 웨딩사진을 찍을 때 이미 다른 사람한테서 들었었어.”“네가 어떤 인지도가 없는 연예인을 좋아하고 있는데 집안에서 허락하지 않는다고. 무조건 그 무명 연예인이랑 떨어지라고 해서 하는 수 없이 맞선 보러 나간 거라고 그러던데. 나와 결혼을 선택한 것도 사실은 맞선 상대 중에서 집안 조건이 제일 나빴다고, 마침 집안에 복수하기 위해 나랑 결혼한 거라던데?”한참 동안 말이 없던 강한서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도대체 네 눈엔 나는 어떤 사람이야?”유현진이 바로 답했다.“양다리를 걸치고, 남의 그릇을 탐내고, 성격도 더럽고, 말도 예쁘게 못 하고, 쪼잔하고, 질투 많고, 고집도 아주 센...”강한서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너한테 평가해달라고는 안 했어.”“아, 그래.”유현진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강한서는 미간을 꾹꾹 누르며 말했다.“네가 방금 한 말 모순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집안에서 내가 무명
강한서가 입을 열었다.“넌 그때 나이가 어렸잖아. 그래서 순진했고.”“... 그럼 왜 결혼한 그 날밤, 나에게 손도 대지 않은 건데?”“... 이건 사적인 문제야. 너무 자세하게 알려고 하지 말아줄래?”유현진이 계속 말을 이었다.“다른 사람들 앞에서 한 것도 아니고 지금은 우리 두 사람만 얘기하고 있는데 이런 것도 못 물어봐?”“그런 거 아니야.”강한서는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이런 말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서 그래. 이런 대화를 이어갔다간 내가 너를 희롱한다며 또 감점할 것 같아서 그래.”‘이럴 때만 신경 쓰는 거야? 전에 망사옷을 입어 보여주겠다고 할 때는 언제고? 이럴 때만 감점될까 봐 신경 쓰는 거야?'유현진이 말했다.“감점 안 할게. 대신 가산점을 줄게.”“얼마나 줄 건데?”“200점.”강한서가 말했다.“500점으로 해줘. 사적인 문제잖아.”강한서가 점수 흥정에 거의 성공했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유현진이 말했다.“그럼 됐어.”“??? 안... 궁금해?”“응, 생각해 보니 네 개인 프라이버시는 지켜줘야 할 것 같아서. 너에게도 프라이버시는 있을 거 아니야.”“... 사실 200점도 괜찮은 것 같아.”그는 일단 200점이라도 받기로 했다.“무리하는 거 아니야?”“그럴 리가.”유현진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그럼 말해 봐.”강한서는 헛기침을 한번 하더니 다소 오랫동안 망설이며 말했다.“사실 그날은 준비가 안 되어있었어.”“??? 내가 널 덮치는 것도 아닌데 무슨 준비가 필요해?”“... 앞으로 말 좀 가려서 해줄래?”유현진도 헛기침하며 말했다.“다음엔 가려서 할게. 일단 빨리 말해 봐.”강한서는 순간 말하고 싶지 않았다.‘왜 현진이가 이토록 궁금해하는 거지?'“별거 아니야.”강한서는 나직하게 이어서 말했다.“사실 그냥 그 방면에 관한 지식이 적어서 책으로 일단 배워두고 불쾌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할 생각이었어.”한참이나 말이 없었다던 유현진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