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싶은 사람...'‘아 진짜... 이 남자는 이혼 후에야 날 여러 번 설레게 만드네.'유현진의 가슴이 한참이나 요동치고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머릿속에 무언가 떠올랐다.“그럼 첫사랑 상대가 정말로 송민영 씨가 아니야?”“... 도대체 왜 그런 생각을 하는 거지?”곰곰이 생각하던 강한서는 전에 수혈하러 자주 은서를 병원에 데려가면서 확실히 송민영과 마주친 적이 아주 많았고 욕심이 많았던 송민영은 몰래 언론사를 찾아가 두 사람의 모습을 찍으라고 했었다.그때 당시 아주 화가 났던 그는 그 일로 그 언론사를 파산시켜 버렸으며 언론사의 파산으로 송민영에게 경고한 셈이었다.그러나 송민영의 인지도는 점점 높아졌고 대부분 기사도 전처럼 쉽게 막을 수 없었다.하지만 언론사들은 그의 기사를 낼 엄두를 내지 못했기에 그는 유현진이 자신과 송민영이 바람피우고 있다며 오해를 할 줄은 모르고 있었다.더욱 어처구니가 없었던 건, 그녀는 심지어 송민영이 그의 첫사랑 상대라고 생각하고 있었다.유현진은 입을 삐쭉 내밀며 말했다.“결혼식 며칠 전, 웨딩사진을 찍을 때 이미 다른 사람한테서 들었었어.”“네가 어떤 인지도가 없는 연예인을 좋아하고 있는데 집안에서 허락하지 않는다고. 무조건 그 무명 연예인이랑 떨어지라고 해서 하는 수 없이 맞선 보러 나간 거라고 그러던데. 나와 결혼을 선택한 것도 사실은 맞선 상대 중에서 집안 조건이 제일 나빴다고, 마침 집안에 복수하기 위해 나랑 결혼한 거라던데?”한참 동안 말이 없던 강한서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도대체 네 눈엔 나는 어떤 사람이야?”유현진이 바로 답했다.“양다리를 걸치고, 남의 그릇을 탐내고, 성격도 더럽고, 말도 예쁘게 못 하고, 쪼잔하고, 질투 많고, 고집도 아주 센...”강한서는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너한테 평가해달라고는 안 했어.”“아, 그래.”유현진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강한서는 미간을 꾹꾹 누르며 말했다.“네가 방금 한 말 모순적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집안에서 내가 무명
강한서가 입을 열었다.“넌 그때 나이가 어렸잖아. 그래서 순진했고.”“... 그럼 왜 결혼한 그 날밤, 나에게 손도 대지 않은 건데?”“... 이건 사적인 문제야. 너무 자세하게 알려고 하지 말아줄래?”유현진이 계속 말을 이었다.“다른 사람들 앞에서 한 것도 아니고 지금은 우리 두 사람만 얘기하고 있는데 이런 것도 못 물어봐?”“그런 거 아니야.”강한서는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지금 이런 말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 같아서 그래. 이런 대화를 이어갔다간 내가 너를 희롱한다며 또 감점할 것 같아서 그래.”‘이럴 때만 신경 쓰는 거야? 전에 망사옷을 입어 보여주겠다고 할 때는 언제고? 이럴 때만 감점될까 봐 신경 쓰는 거야?'유현진이 말했다.“감점 안 할게. 대신 가산점을 줄게.”“얼마나 줄 건데?”“200점.”강한서가 말했다.“500점으로 해줘. 사적인 문제잖아.”강한서가 점수 흥정에 거의 성공했다고 생각하고 있을 때, 유현진이 말했다.“그럼 됐어.”“??? 안... 궁금해?”“응, 생각해 보니 네 개인 프라이버시는 지켜줘야 할 것 같아서. 너에게도 프라이버시는 있을 거 아니야.”“... 사실 200점도 괜찮은 것 같아.”그는 일단 200점이라도 받기로 했다.“무리하는 거 아니야?”“그럴 리가.”유현진은 입꼬리를 올리며 말했다.“그럼 말해 봐.”강한서는 헛기침을 한번 하더니 다소 오랫동안 망설이며 말했다.“사실 그날은 준비가 안 되어있었어.”“??? 내가 널 덮치는 것도 아닌데 무슨 준비가 필요해?”“... 앞으로 말 좀 가려서 해줄래?”유현진도 헛기침하며 말했다.“다음엔 가려서 할게. 일단 빨리 말해 봐.”강한서는 순간 말하고 싶지 않았다.‘왜 현진이가 이토록 궁금해하는 거지?'“별거 아니야.”강한서는 나직하게 이어서 말했다.“사실 그냥 그 방면에 관한 지식이 적어서 책으로 일단 배워두고 불쾌한 느낌이 들지 않도록 할 생각이었어.”한참이나 말이 없었다던 유현진이 드디어 입을 열었다.“그래,
강한서는 살짝 실망한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그냥 멀리서 보기만 할게.”유현진은 강아지처럼 주눅이 들어 부탁하는 모습이 마음이 약해졌다.“그럼, 성우 씨랑 같이 와. 혼자 오면 다른 사람들이 또 이상한 글을 올릴 거야.”강한서는 순간 아주 기뻤다.“알았어. 그럼 얼른 대본 봐. 너무 늦게까지는 보지 말고.”“응.”통화가 종료되어 살짝 아쉬웠지만, 유현진은 두 손으로 마른세수를 하였다.너무 즐겁게 통화한 탓에 전혀 대본을 훑어볼 마음이 생기지 않았다.병원에서 돌아온 한열은 실검을 보자마자 순간 화가 났다.그는 매니저가 자리를 비운 틈을 타 얼른 페이스북에 로그인하고 게시글을 올렸다.「좋은 대본을 놔두고 굳이 그런 관종짓을 할까요? 그래서 언제 같이 대본을 맞춰 볼까요? #유현진」원래 강한서는 이미 기사를 대부분 삭제해 버린 상태였지만 한열의 게시글에 다시 실검으로 오르게 되었다.한열은 지금 유현진을 감싸주고 있는 것이 분명했고 게다가 ‘인지도는 없지만 관종인 연예인'을 자신으로 비유하면서 그가 유현진의 인지도를 이용하고 있다는 의미로 말했다.그러자 그의 팬들은 난리가 났다.한열은 데뷔한 후부터 지금까지 페이스북에서 다른 여자 연예인을 위해 나선 적도 없었고 소통한 적도 없었다.그러나 그는 지금 여자 연예인과 소통하려 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주의를 자신에게로 돌려 남친미가 넘치는 태도를 보여주고 있었다.그런 글을 올렸으니 그의 팬들도 분명 그의 편을 들 것이었다.이윽고 유현진의 ‘인지도는 없지만 관종인 연예인'이라는 실검은 사라졌고 대신 ‘유현진에게 대본 리허설 신청한 한열'라는 실검이 올라왔다.팬들은 비록 한열의 대응에 불만을 품었지만, 불만은 그저 팬들 내부의 불만이었고 그들은 한열에게 불만을 품지 않았다.한편 방이진은 자신이 일으킨 여론이 뒤집히고 있는 것을 보게 되었다.이 일은 당연히 그녀가 벌인 일이었다.공식 계정이 단체 사진을 올린 지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바로 다른 한 장의 단체 사진을 올렸다. 하지만 그녀가
송민준은 안으로 들어가며 물었다.“지금 어디에 있죠?”매니저가 말했다.“위층에 있습니다.”송민준은 바로 위층으로 올라갔다.‘송 대표님이 갑자기 왜 오셨지? 고담시에 가셨다고 하지 않았나?'매니저는 생각을 비우고 어른 따라갔다.한편 한열은 헬스 방에서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땀을 흘리며 운동하고 있었다. 문이 열리자 들려오는 헤비메탈 음악 소리에 송민준은 하마터면 다시 방 밖으로 나갈 뻔했다.‘뭐 이딴 노래를 듣는 거지?'그는 성큼성큼 다가가 바로 스피커의 전원 코드를 확 빼버렸다.음악 소리가 사라지자 한열을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돌렸고 시선이 닿는 그곳엔 잔뜩 어두워진 얼굴로 그를 쳐다보고 있는 송민준이 있었다.“어쩐 일이야?”송민준이 말했다.“네 아버지가 너한테 연락했는데 받지 않는다고 나한테 와보라고 하셨어.”한열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하, 그렇게 매를 때리시더니 다른 사람이 손찌검하니까 갑자기 인제 와서 착한 아버지 코스프레를 하신대?”“그런 건 아니실 거야.”송민준은 그를 흘겨보며 말했다.“아버님께서 네가 그런 모습이 되니까 나보고 어떤지 확인하라고 하셨어.”말을 마친 그는 바로 한열의 옷을 올려 확인하더니 이내 혀를 찼다.“쯧, 이건 별로 심각하지도 않잖아.”한열의 이마에 빠직 힘이 들어갔다.“다 봤어? 다 봤으면 얼른 꺼져.”말을 마친 그는 바로 아령을 들고 운동하려 했다. 그러자 송민준은 주머니에 손을 찔러넣고 그의 엉덩이를 확 차버렸다.한열은 휘청거리더니 하마터면 중심을 잃고 바닥에 넘어질 뻔하자 고개를 돌려 바로 소리를 질렀다.“내 얼굴이 얼마나 비싼지 알아?”“그래서 얼굴은 안 차버렸잖아.”송민준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다시는 나한테 꺼지라는 말을 하면 안 될 거야.”한열은 코웃음을 쳤다.“흥, 형이랑 말 안 해.”문에 비스듬히 기대고 서 있던 매니저가 한열의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말 안 하는 게 아니라 그럴 담이 없는 거겠지.'그는 한열의 데뷔 때부터 쭉 지켜봐 온 사람이
한열의 매니저는 송민준이 이렇게나 빨리 고담시에서 돌아올 줄은 몰랐다.송민준은 다리를 뻗어 의자를 당겨오더니 이내 앉았다.“그래서 안창수 감독의 작품을 하기로 했다고?”한열을 그를 째려보며 말했다.“알면서 묻는 거야?”송민준은 바로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그 작품 하지 마. 내가 다른 작품 다시 찾아줄 테니까.”한열은 바로 거부했다.“싫어!”송민준은 그를 훑어보았다.“네 팬의 전투력이 얼마나 강한지 네가 제일 잘 알 거잖아. 드라마 찍기도 전인데 지금 우리 회사 배우를 악플로 실검에 올려버렸어. 이 작품은 무조건 상을 받아야 하는 작품이니까 넌 방해하지 말고 다른 작품 골라.”“누가 방해했다고 그래?”한열은 볼멘소리로 말했다.“누군가가 일부러 이간질하고 있었던 거라고. 그래서 내가 이미 페이스북에 입장 글도 올렸잖아.”“그걸 지금 입장 글이라고 하는 거야?”송민준은 머리가 지끈거렸다.“그건 빈정댄다고 하는 거야. 네 글이 누구를 저격하고 있는지 정말로 모를 것 같아?”한열이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 글이 누구를 저격하고 있는지 너무 분명하게 느껴졌고 그가 저격한 사람은 바로 송민영이었다.더욱 중요한 건, 한열이 유현진의 페이스북 계정까지 태그했다는 것이었다.‘도대체 현진 씨보고 어떻게 대응하라고 그런 짓을 한 거지?'지금 상황에 유현진이 대응하지 않으면 한열을 무시하는 것이 되었고 대응하면 송민영을 무시하게 되는 것이었다.송민영을 무시하게 되는 것은 별로 큰일은 아니었지만, 송민영의 팬덤이 너무나도 짜증스러웠다.생각을 하다 보니 갑자기 강한서 그 자식을 욕하고 싶어졌다. 이 모든 건 강한서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고 때때로 그의 일에 방해했다!한열은 딱히 상관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누구를 저격했는지 알면 뭐 어때? 난 그저 사실만 말했을 뿐이야. 우는 연기할 때마저 인공눈물을 넣고 흘리는 배우를 도대체 왜 계약한 거야?”송민준은 눈썹을 치켜뜨며 말했다.“나도 계약할 생각이 없었어. 그 여자는 가람이가 계약한 거야.”“
그는 바로 송민준을 경계했다.“설마 현진 누나를 어떻게 하려고 하는 건 아니지? 어른들이 그러면 안 되지! 안돼, 못 도와줘!”송민준의 입가가 파르르 떨려왔다.“어쩐지 외삼촌과 외숙모가 연세 40대가 넘어서도 왜 둘째를 가지려고 노력하는지 알겠네. 너 같은 아들을 보니 가업을 이어가기엔 분명 글렀다고 생각하셨을 거야. 네가 가업을 이으면 한씨 가문은 망할 게 뻔하니까.”한열은 눈썹을 치켜떴다.“그건 나라에서 새로 나온 출산 정책 때문이야. 나랑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내 말에 토 달지 마. 내가 방금 한 말 기억했지?”유현진에 관한 일은 한열도 당연히 알아야 했다.이윽고 그가 다시 물었다.“왜 나한테 현진 누나를 지켜주라고 한 거야? 회사에 여배우가 현진 누나 한 명만 있는 거 아니잖아. 왜 현진 누나에게만 특별하게 구는데?”송민준은 원래 유현진의 정체를 바로 말해줄 생각이었지만 다시 고민했다.한열의 오늘 상태는 아주 이상했고 예전에 그가 시킨 일이라면 이렇게 자세하게 알려고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 페이스북에 올린 게시글도 남의 일에 참견하지 않던 그가 유현진을 위해 입장 글까지 올렸다.생각을 정리한 송민준이 되물었다.“너와 유현진 씨는 무슨 사이야? 왜 네가 현진 씨를 대신하여 나서주는 건데?”한열이 말했다.“난 원래부터 정의감이 넘치는 사람이었다.”송민준은 그의 말을 흘려듣고 바로 매니저에게 물었다.“어떻게 된 일이죠?”한열이 막기도 전에 매니저가 입을 열었다.“유현진 씨가 바로 선셋 스타시거든요. 그리고 선셋 스타는 열이의 꿈에 그리던 여신님이고요.”“젠장.”한열은 어두워진 얼굴로 욕설을 내뱉었다.송민준은 눈썹을 치켜세우며 말했다.“너한테 현실 여신님도 있었냐?”한열은 코웃음을 쳤다.“내 일에 참견하지 마!”“현진 씨가 네 여신님이라고 했으니까 더욱 도와줘야겠네.”송민준은 잠깐 생각하더니 한열에게 유현진의 정체를 잠시 알려주지 않기로 했다.‘현진 씨에게 사랑이 싹트고 있는 거지? 그래, 일단
“강 대표님의 여동생은 사실 유현진 씨에게 뜨거운 물을 부을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열이가 대신 몸으로 막아줬으니 아마 강 대표님께서는 전처인 유현진 씨의 편을 들어줄 생각이신 것 같습니다.”송민준의 눈빛이 가라앉았더니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잘 주시하세요. 절대 열이가 게시글을 올리게 해서는 안 되고요. 열이 상처가 완벽하게 다 나으면 다시 촬영을 시키세요. 제작진에게는 제가 말해둘 테니까.”“네, 알겠습니다.”한열의 집에서 나온 송민준은 바로 회사의 법무팀 팀장에게 연락했다.“손 팀장, 늦은 시간에 연락하게 되어 죄송하네요. 일단 실검을 보셨겠죠? 어떻게든 유현진 씨를 그 사건에서 제외하세요. 손 팀장이 플랜을 세우면 한열한테도 잘 협조하라고 말해둘게요.”손슬기가 답했다.“대표님, 플랜을 세우는 건 가능합니다. 다만 너무 유현진 씨를 다소 과보호하시는 것 같습니다. 이런 실검은 어차피 며칠 후면 바로 사라지게 될 겁니다. 그리고 배우에겐 별거 아닌 일이죠. 유현진 씨 같은 아직 내놓을 만한 대표작이 없는 배우를 과보호했다간 오히려 안 좋은 기사가 날 수 있습니다.”송민준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럼 지켜만 보고 있으란 말인가요?”손슬기가 살짝 웃으며 말했다.“송 대표님, 유현진 씨는 송민영 씨와 다릅니다. 유현진 씨는 연기에 진심인 사람이고 유현진 씨가 신경 쓰고 있는 건 절대 팬들의 악플이나 이간질이 아니고 연기력을 보여줄 수 있는 더 큰 스포트라이트와 무대에요. 하지만 저도 유현진 씨를 힘든 길로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을 이해합니다. 그러나 성공으로 가는 길엔 역경이 없을 수는 없죠. 현진 씨는 연예계로 이제 막 들어섰고 인지도가 아주 높은 배우들과 접촉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다른 톱스타들과 같은 무대에 서게 될 거고 팬들도 더욱 엄격한 시선으로 유현진 씨를 보게 되겠죠. 그러니 유현진 씨는 이런 고난도 어느 정도 이겨내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봅니다. 게다가 이런 사소한 실검도 나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미지를 만들고, 소
“아니요.” 강한서는 시선을 거두었다.“얼른 민서를 본가로 데려다주세요.”“네, 알겠습니다.”강한서의 차는 강민서의 옆을 스쳐 지나갔다.가는 길에서 강한서는 유현진이 보낸 문자를 받게 되었다.「우리 회사에서 차로 데려다주기로 했으니까 너와 성우 씨는 바로 현장으로 오면 돼.」강한서는 미간을 찌푸리더니 이내 답장을 보냈다.「알았어.」‘데리러도 못 가게 하다니, 그럼 멀리서 지켜봐도 되겠지?'9시 정각, 901호의 초인종이 울렸다. 유현진은 아직도 메이크업하던 중이었고 그녀가 현관문을 열어주려고 일어서는 순간 진희연이 급히 일어났다.“제가 가서 열게요.”문을 열자 진희연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이준 오빠, 송 대표님?”송민준이 부드러운 목소리로 물었다.“준비가 다 되었나요?”“거의 곧 끝나갑니다.”진희연은 얼른 두 사람을 안으로 들이며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송 대표님께서 왜 직접 오셨지?'세 사람은 그렇게 거실로 들어오게 되었고 유현진이 바로 방에서 나왔다.그녀는 방금 막 메이크업을 마친 상태라 머리도 정리하지 못했고 송민준의 등장에 진희연과 같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민준 오빠, 언제 돌아오셨어요?”그녀를 보자마자 송민준은 바로 다정한 표정을 지었다.“이틀 전 밤에 돌아왔거든요. 마침 오늘 다른 일도 없겠다 싶어서 현진 씨 촬영하는 곳에 따라가 구경하려고요.”그는 티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크고 작은 쇼핑백을 가리키며 말했다.“제 외할아버지와 외할머니께서 ‘법역'을 보셨거든요. 그때 현진 씨를 아주 좋아하셔서 제가 현진 씨와 계약하신 걸 아시고 선물들을 챙겨주셨어요. 그리고 대신 사인 한 장을 부탁하셨는데 괜찮을까요?”유현진은 뜻밖의 선물 공세에 놀란 표정을 지었다.“민준 오빠, 정말 정말 고마워요. 외할아버님과 외할머님께서 사인을 원하시면 언제든지 저한테 말씀하시면 돼요. 이런 선물까지 주실 필요 없어요. 선물은 도로 가져가세요. 제가 이따가 사인 여러 장 해드릴 테니 외할아버님과 외할머님에게 고맙다고 인사만 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