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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화

완전히 어이가 없어진 유현진의 입꼬리가 파르르 떨려왔다.

“아, 너희 집 비즈니스는 다 이런 식으로 하나 봐? 그래서 이렇게 크게 키울 수 있었구나? 아예 그냥 돈을 뺏어가지, 그래?”

“그건 범죄잖아. 난 법을 잘 지키는 모범 시민이라고.”

강한서가 답했다. 그런 그를 한참이나 노려봤으나 유현진은 반박할 말을 찾을 수 없었고 결국 화장실 간다는 핑계로 자리를 떴다.

강한서는 그녀의 도망치듯 나가는 뒷모습을 보다가 다시 소파가 푹 파인 흔적을 보더니 손을 뻗어 자신의 넥타이를 느슨하게 했다.

회사에서 나온 강한서는 먼 길을 돌아 강민서를 데리러 갔다.

강민서는 이런 이벤트엔 예나 지금이나 별로 참여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녀는 그곳에 모인 사람이 가식적이고 쓸데없는 말을 많이 한다고 생각했으며 그녀의 말투 자체가 오만하고 제멋대로인지라 남의 기분을 상하게 만들기 쉬웠다. 신미정 역시 그녀에게 나와달라는 부탁을 하지 않았고 강민서도 자신의 재벌 집 딸 친구들과 함께 쇼핑이나 하고 디저트를 먹는 것이 더 좋았다.

집안 어른들은 한주 강씨 가문의 유일한 손녀인 강민서를 특별히 예뻐해 주고 오냐오냐해주었다.

하지만 이번에 그녀가 스스로 나서서 참여하겠다고 했다.

강한서는 차가 막혀 길에서 멈춰있었고 강민서는 전화로 짜증을 냈다. 민서의 이런 나쁜 버릇을 참아줄 강한서가 아니었기에 전화를 받다가 말고 바로 끊어버렸다.

한주 대학 문 앞에 도착했을 때, 저 먼 곳에서 강민서가 뛰어오는 것이 보였다. 그녀는 차 문을 열고 유현진을 본 순간 뾰로통해서 중얼거렸다.

“왜 이렇게 꾸물대나 했더니 소~중한 와이프도 함께 데리고 있었던 거였구나?”

유현진은 머릿속에 물음표가 연달아 뜨는 기분이었고 강한서는 무표정한 얼굴로 그녀를 흘긋 보며 답했다.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차에 타.”

‘지금 부인하지 않았어? 소중한 와이프라니? 이게 무슨 뭐 같은 호칭이지?’

어딘가 많이 이상한 듯한 상황에 유현진은 어색하게 몸을 꿈틀거리며 옆으로 자리를 비켰다.

그런 그녀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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