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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9화

강한서는 그녀의 말에 어이가 없었다.

“이건 만점짜리 답이 아니야. 그냥 헛소리지.”

이내 강한서는 진지하게 고민하더니 입을 열었다.

“사람은 자신을 지킬 힘이 있는 상황에서 상대에게 그런 목숨을 지켜 주겠다는 말을 해. 그런 능력도 없이 그런 말을 한다는 건 모두 헛소리야. 그런 헛소리를 듣고 싶은 거라면 내가 얼마든지 해줄 수 있어. 하지만 정말 벼락을 맞게 되는 그 순간, 나도 어떤 선택을 할지 장담은 못 해. 무릇 사람이라면 그런 위험한 상황에 본능적으로 나 자신부터 살겠다는 생각이 들거든.”

그는 뜸을 들이면서 나직하게 말했다.

“나도 그때가 된다면 어떤 본능적인 반응을 보일진 모르겠지만, 내 본능이 나부터 지키겠다고 해도 본능을 거스르고 난 너랑 함께 기꺼이 죽을 거야.”

유현진은 그의 본능이 본인부터 지킬 거라는 말에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이어지는 말을 듣고 나니 뭔가 마음이 놓였다.

강한서는 가설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었고 그가 이런 문제에 진지한 대답을 해줬다는 건 열심히 고민해 보고 한 말이었다.

그녀는 전에 인터넷에서 도로에서 교통사고가 나고 어르신 두 분이 탄 차에 불이 난 영상을 본 적이 있었다.

영상 속 남자는 차에서 빠져나왔지만, 여자는 차 안에 갇혀있었고 불길이 점점 거세지더니 남자는 여자를 차 안에서 꺼낼 수 없게 되었다.

그는 밖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사실에 아이처럼 울더니 이내 다시 결심한 듯 차로 돌아가 결국 여자와 함께 불길 속에서 죽어갔다.

영상 속 남자가 제일 먼저 애인을 구하지 않았다고 해서 애인을 신경 쓰지 않은 것이 아니었다.

위험에서 도망치는 것은 본능이었고 도망친 후에도 죽을 걸 뻔히 알면서도 의연히 불길 속으로 들어간 것은 사랑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먼저 자신부터 사랑하고 애인을 사랑하는 것이 바로 강한서의 연애 가치관이었다.

만약 다른 누군가가 그녀에게 이런 말을 꺼냈다면 그녀는 분명 이기적이라고 생각했을 것이고 상대에게 마음을 온전히 주지 않았기에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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