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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8화

유현진의 욱한 감정이 순간 올라왔고 강한서의 손에 든 복숭아를 뺏어 들더니 이내 휙 던지면서 차갑게 말했다.

“안 사요!”

말을 마친 그녀는 강한서의 손을 잡고 과일 가게에서 나와버렸다.

밖은 비가 하염없이 내리고 있었으며 강풍도 불고 있었다.

밖으로 나오자마자 내리는 비에 다시 쫄딱 젖게 되었다.

유현진은 순간 살짝 후회되었다.

'굳이 왜 이런 때에 성질을 부려서는. 에잇 그냥 2kg 산다고 할 걸, 그거 뭐 얼마나 한다고.'

그녀가 고개를 돌려 강한서에게 다시 들어가자고 말하려던 때에 강한서는 셔츠를 펼쳐 머리 위로 들었고 그녀의 귓가에 대고 나직하게 말했다.

“2kg은 얼마 안 하지만 굳이 저런 야비한 사장에게 돈 벌어 줄 수는 없지.”

유현진은 살짝 멍하니 바라보았다. 그녀는 살짝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나 몸에 금속이 많은데, 나랑 같이 서 있으면 벼락 맞을지도 몰라. 그래도 안 무서워?”

강한서는 고개를 숙이고 그녀를 바라보면서 말했다.

“만점짜리 대답을 듣고 싶어, 아니면 솔직한 대답을 듣고 싶어.”

'대답을 두 가지나 생각해 뒀어?'

유현진은 다소 의아한 눈길로 그를 보면서 말했다.

“일단 먼저 솔직한 대답부터 듣고 싶어.”

강한서가 말했다.

“이 근처엔 고층 건물들이 아주 많지. 번개가 형성될 땐 우선적으로 유도전하를 축적하게 되는데 이 전하량은 평지보다 훨씬 많아. 그래서 번개를 끌어들이는 힘이 더욱 강하고 벼락을 맞을 확률이 아주 높아. 그리고 이런 고층 건물의 꼭대기엔 보통 피뢰침들이 장치되어 있어서 번개를 땅 밑으로 인도해 주는 작용을 해. 그러니까 우리가 벼락을 맞을 확률은 0에 가까워.”

“...”

유현진은 너무나도 솔직한 대답에 할 말을 잃었다. 사실 이것은 강한서에게 더 잘 어울리는 대답이었다.

너무나 진실한 대답에 그녀는 강한서와 말 걸고 싶지 않아졌다.

강한서가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며 물었다.

“만점짜리 대답은 안 들어볼 거야?”

기분이 상한 유현진이 답했다.

“더 들을 필요 있어?”

“일단 들어봐 줘. 나도 겨우 생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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