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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63화

송병천이 입술을 짓이겼다.

“외삼촌이랑 외할머니 뵈러 고담시로 돌아갔어.”

그의 말에 서해금을 입을 다물었다. 그녀는 한참 후에야 입을 열었다.

“이곳에 온 지도 오래됐으니 가봐야죠. 두 분 몸은, 건강하시대요?”

“건강하신 것 같아.”

송병천이 대충 얼버무렸다. 그는 핑곗거리를 찾아 이내 자리를 피했다.

서해금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녀는 손가락으로 허리에 둘려 있는 벨트를 가볍게 매만졌다.

유현진은 하루 종일 대본을 읽고, 인기 드라마를 몇 회째 보고 있었다. 저녁 무렵 초인종이 울렸다.

차미주는 이어폰을 꽂고 대본 수정 중이라 유현진이 일어나 문을 열었다.

문밖에는 해어담의 직원이 서 있었다.

두 명의 직원이 물건을 바리바리 들고 문이 열리자 미소를 지었다.

“안녕하세요. 주문하신 해어담 배달 서비스가 도착했습니다. 모시게 되어 영광입니다.”

잠시 멍해진 유현진이 말했다.

“배달시킨 적 없는데요.”

직원이 적혀있는 주소를 확인했다.

“클라우드 아파트 7동 901호, 차미주 님, 전화번호 010-XXX, 맞나요?”

“미주?”

유현진이 말했다.

“잠시만요.”

그녀는 다시 집으로 들어와 차미주의 귀에 꽂혀있는 이어폰을 빼고 차미주에게 물었다.

“너 해어담 배달시켰어?”

차미주는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을 지었다.

“아니?”

“직원분께서 네가 시켰다고 하시던데. 주소도 전화번호도 전부 네 거야.”

차미주의 두 눈이 반짝였다.

“이렇게 좋은 일도 있어? 빨리 들어오시라고 해!”

유현진: ...

차미주가 입구로 뛰어가 직원을 반겼다. 손발이 빠른 두 직원이 재빨리 움직여 10분 만에 세팅을 마쳤다.

차미주가 튀김을 다 먹고 나서야 직원에게 물었다.

“이거, 이미 계산된 건가요?”

“네, 계산하셨어요.”

직원이 차미주에게 계산서를 건넸다.

“확인해 보세요.”

계산서를 힐끗 훑은 차미주는 너무 놀라 눈알이 영수증 위에 튀어나올 것 같았다.

‘세상에, 40만 원? 비싼 것만 시킨 건가?’

유현진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누가 시킨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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