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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화

유현진은 눈을 찡긋했다.

“그럴 필요까지는 없어, 강 대표님께서 약속만 잘 지켜주면 돼! 한성 그룹을 손에 넣으면 약속대로 2000억 내어주고 이혼해 줘.”

강한서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다.

“차 한잔 타줘.”

유현진은 새로 산 옷의 태그를 뜯느라 바빴다.

“민 실장님 밖에 있잖아, 민 실장님한테 부탁해.”

강한서는 젓가락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2000억의 절반은 민 실장이랑 나눌 건가 봐?”

유현진은 멈칫하더니 자리에서 일어서며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어이쿠, 바로 다녀오겠습니다! 강 대표님 조금만 기다려 주십시오!”

그의 집무실에서 나온 유현진은 낮은 목소리로 욕설을 퍼부었다.

‘돈 몇 푼 가지고 감히 나를 도우미처럼 부려? 나중에 돈만 받으면 강한서 얼굴에 던질 거야. 무시당하는 게 어떤 기분인지 알려줄 거야!’

그의 집무실을 나간 뒤, 유현진은 바로 민경하를 마주쳤다. 민경하는 서류를 들고 잔걸음으로 빨리 걸어왔고 유현진한테 인사했다.

유현진은 그를 불러 세우고 물었다.

“민 실장님, 탕비실 어디예요?”

“탕비실이요?”

민경하는 흠칫 놀라더니 다시 물었다.

“사모님 차 드시려고요?”

“강한서 씨가 필요하대요, 근데 저는 탕비실이 어디 있는지 몰라서요.”

민경하는 일자로 입술을 꾹 닫고 생각에 잠겼다.

‘비서실에 커피를 내리는 등 대표님의 일상생활을 돕는 비서가 따로 있는데, 게다가 집무실에 정수기도 있고... 대표님은 왜 사모님한테 직접 다녀오라고 시킨 걸까?’

그는 여전히 어리둥절했지만 더는 묻지 않고 유현진한테 탕비실 위치를 알려줬다.

유현진이 떠난 후, 그는 발걸음을 대표님 집무실로 옮겼다.

노크하고 들어가는 순간, 강한서는 휴대폰을 들고 소파 옆에 서서 쇼핑백에서 옷을 주섬주섬 꺼내고 있었다.

그의 행동은 여유로워 보이면서도 어딘가 어색했다.

“무슨 일이시죠?”

강한서는 고개를 들어 그를 쳐다보진 않았고 그저 휴대폰으로 뭔가를 하고 있는 것 같았고 민경하는 담담하게 말했다.

“대표님 장인 어르신... 유상수 대표님이 연현 테크에 투자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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