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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21화

정인월은 대답 대신 신미정에게 물었다.

“단한이 떠난 지 몇 년이 지났지?”

신미정이 입술을 짓이기며 말했다.

“16년이요.”

“16년 7개월 9일.”

정인월이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믐 하루 전에 갔지.”

신미정의 얼굴에도 슬픔이 일렁였다. 그녀는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네. 벌써 시간이 이렇게 흘렀네요.”

정인월이 말했다.

“자넨 16년 동안 재혼하지 않았으면서, 한서는 2개월 만에 새 사람을 만나라고 하는 건, 어미로써 걔 마음을 생각하고 내린 결론인가?”

신미정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어머님. 저랑 한서가 어떻게 같아요? 저랑 단한 씨가 지낸 세월이 얼만데요. 한서랑 그 아이는 한서도 합의 하에 이혼한 거잖아요.”

정인월이 신미정을 흘겨보았다.

“단한에 대한 마음이 그렇게 깊은데, 실험실에 불이 나던 그때, 어디 있었어?”

정인월의 말에 신미정은 가슴이 꽉 조여오는 것 같았다.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

“어머님, 아직도 절 원망하세요?”

정인월은 가위를 내려놓고 담담하게 말했다.

“단한이 자네한테 잘해주라고 하기에, 그 아이 뜻대로 했지. 재혼을 마다하고 우리 집안에 남겠다고 하니, 그러라고도 했고. 하지만 선은 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자네는 한서를 키우지도, 부모로써 뭘 가르치지도 않았어. 인제와 무슨 자격으로 한서 결혼에 이래라 저래라하는 거지? 누구를 좋아하든, 누구와 결혼하든 그건 한서 일이야. 한서 결혼으로 자네 욕심 채울 생각은 꿈도 꾸지 마.”

“어머님—”

정인월은 차가운 말투로 신미정의 말을 가로챘다.

“난 피곤하니 자네도 돌아가게. 내 야채 망가뜨리지 말고.”

신미정의 표정이 점점 더 일그러졌다. 그러나 그녀는 결국 굳은 얼굴을 하고 자리를 벗어났다.

이씨 아주머니가 정인월에게 말했다.

“어르신, 그래도 한 식구인데…”

진씨가 그녀의 말을 끊으며 정인월에게 말했다.

“어르신, 차 준비됐습니다.”

정인월이 고개를 끄덕이고 장갑을 벗으며 밭을 벗어났다.

진씨가 이씨 아주머니에게 말했다.

“다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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