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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화

한성 그룹, 임원 회의실.

부사장이 발표를 하고 있을 때, 강한서는 조용히 머리를 숙이고 자료들을 훑어봤다.

이때 책상 위에 놓여있던 휴대폰이 진동을 했다, 하지만 강한서는 문자가 왔다는 것만 확인하고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빨리 재미를 보고 싶었던 한성우는 강한서가 답장이 없는 것을 보고 슬슬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그는 두 사람의 손이 잘 보이도록 사진을 확대해서 다시 강한서한테 보내줬다.

"네 와이프가 외간 남자랑 손을 잡았어."

강한서는 마침내 휴대폰을 들고 사진을 클릭했다.

사진을 멀리서 찍은 관계로 피사체의 이목구비가 약간 흐릿하기는 했지만 강한서는 옷만으로도 유현진을 알아볼 수 있었다. 그녀와 손을 잡고 있는 남자는 길가에 있는 식물에 의해 얼굴이 가려져서 전혀 보이지 않았다.

강한서는 미간을 찌푸렸다.

한성우는 불이 제대로 타지 않을까 봐 계속 땔감을 넣으며 부추겼다.

"네 와이프는 새 애인이 생겨서 이혼을 하려고 하는 게 아니야?"

"근데 저 새 애인 너무 수준 떨어지는 것 같아, 어떻게 여자를 데리고 구멍가게에 갈 수 있어? 네 와이프는 도대체 왜 저런 사람을 좋아하는 거야? 청순함 때문인가?"

강한서는 한창 날뛰고 있는 들짐승을 무시하고 유현진한테 문자를 보냈다.

"너 어디야?"

유현진은 주문을 하고 있다가 강한서의 문자를 봤다. 그녀는 휴대폰을 힐끔 보고는 바로 꺼버렸다.

주문을 하고 나니 휴대폰에는 문자가 잔뜩 쌓여있었다.

"왜 답장 안 해?"

"문자 보면 답장 좀 해줘."

"넌 눈이 멀었어?"

"유현진 너 일부러 내 문자를 씹는 거지!"

유현진은 입꼬리를 실룩거렸다.

예전에는 하루 종일 밖에 있어도 문자 한 통 보내지 않던 사람이 갑자기 이상하리 만큼 말이 많아졌다.

유현진이 다시 휴대폰을 끄려고 할 때, 강한서가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이는 유현진이 어제 강한서한테 서명을 하게 한 재산 처리 동의 계약서였다.

강한서가 계약서를 갖고 자신을 협박하는 것을 보고 유현진은 입꼬리가 살짝 떨렸다.

유현진은 바로 강한서한테 답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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