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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6화

백혜주는 길을 건너자마자 다시 선글라스를 꼈다.

그리고 그녀는 주위를 살피더니 이상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병원으로 들어갔다.

차미주는 바로 백혜주의 옆에 서 있었다. 검은색 뿔테안경에 머리를 푼 그녀는 전체적으로 보면 마치 고등학생 같아 보였기에 백혜주도 당연히 그녀를 눈치채지 못했다.

백혜주는 원래부터 차미주와 별로 마주친 적이 없었다.

하지만 차미주와 유현진은 아주 절친한 사이였기에 차미주는 이미 백혜주의 얼굴을 똑똑히 기억해 두고 있었다.

백혜주는 병원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산부인과를 찾았다.

차미주도 그녀를 따라 산부인과로 향했다.

그녀를 따라 엘리베이터 타는 순간까지도 차미주의 머릿속엔 물음표들로 가득 찼다.

‘뭐야, 설마 임신이라도 한 거야?’

차미주는 유상수의 나이와 허약해진 모습을 떠올리며 전혀 그럴 능력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요컨대 강한서도 아직 유현진을 임신시키지 못했으니까.

그녀는 절대 유상수가 임신시켰을 거라고 믿지 않았다.

백혜주는 자신과 같은 층을 누르는 차미주를 힐끔 바라봤다.

차미주는 일부러 그녀의 시선을 피하며 휴대폰을 들고 누군가와 통화하는 척하였다.

“응, 자기야. 나 병원에 도착했어. 응, 지금 엘리베이터 탔어. 사람 엄청 많은 거 있지. 이럴 줄 알았으면 예약이라도 하고 올 걸 그랬어. 응응... 알았어. 그럼, 일찍 와야 해.”

백혜주는 그녀에게서 시선을 거두었다.

차미주는 몰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속으로 자신이 몇 년 동안 드라마 스태프들을 따라다니며 능구렁이들 속에서 다른 건 몰라도 사람을 속이는 재주는 많이 배운 것 같았다.

그녀의 연기는 전문가가 보기엔 아주 어색해 보일지 몰라도 일반인들을 속이기엔 딱 적합하였다.

산부인과에 온 사람은 아주 많았다. 복도에도 임산부들이 잔뜩 줄을 서고 있었고 혼자 온 사람도 있었고 남편과 같이 온 사람도 있었다.

그녀는 백혜주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을 찾아 자리를 잡았다.

순간 옆에 있던 임산부가 그녀에게 말을 걸었다.

“검진하러 오셨어요?”

“네? 아, 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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