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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4화

한성우가 태연하게 말했다.

“당연히 조준 씨가 알려줬지. 넌 번마다 날 못 보게 하잖아. 네가 뭘 만들었는지 내가 어떻게 알아?”

조준이 알려줬다는 말에 차미주는 얼른 귀를 기울였다.

“조 선생님께서 또 다른 말씀 안 하셨어?”

한성우가 진지한 표정으로 답했다.

“별다른 말은 없었어. 그냥 단 것 싫어한다고 했지. 아참, 그리고 매운 것도 별로 안 좋아한다고 했어.”

그의 말을 들은 차미주는 바로 시무룩해졌다.

“일찍이 좀 말해주지. 나 오늘 고기반찬 했는데 그거 좀 맵단 말이야.”

‘고기반찬?’

순간 한성우의 눈이 반짝거렸고 이내 목소리를 가다듬으면서 말했다.

“조금 매운 건 괜찮대. 약간 매운 건 입맛을 돌게 하잖아.”

차미주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물었다.

“며칠 동안 나 대신 도시락 전해주면서 도시락에 대한 조 선생님의 평가는 어때? 맛있대? 얼른 좀 말해봐. 그래야 나도 입맛에 따라 고칠 거 아냐.”

한성우는 그녀의 진지한 모습에 자신도 모르게 살짝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

그가 강한서를 도와 902호의 입주자가 된 것은 순전히 유현진의 동태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물론, 주요한 목적은 송민준의 동태를 살펴보는 것이었기에 그는 902호에 입주하게 되었다.

며칠 전 그는 퇴근할 때 차미주가 식재료들을 바리바리 사 들고 집으로 뛰어가는 모습을 본 적이 있었다.

지난번 차미주의 요리 실력을 맛보게 된 후 그는 계속 그 맛을 그리워하고 있었다.

강한서가 최근에 회사 일로 아주 바빠 이곳으로 올 수 없었기에 그는 줄곧 그녀의 집으로 가서 밥을 얻어먹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서 식재료들을 들고 있는 차미주를 목격하자마자 그는 얼른 따라가 선뜻 먼저 짐들을 들어주겠다고 했었다.

차미주는 원래부터 그를 아주 경계하고 있었다. 손도 못 대게 하는 그녀에 그는 옆에서 말로 그녀를 꼬드겼다.

차미주는 비록 말은 심하게 했지만, 머리가 둔하여 몇 마디 말로 그녀를 꼬드길 수 있었고 그녀가 산 식재료는 모두 조준에게 음식을 만들어 주기 위한 것이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한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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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이수경
작가님 글 재미있게 잘 쓰시네요 스토리도 탄탄하고 재미있어서 읽으면서 빵빵 터지네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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