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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52화

그녀는 긴장감에 아랫입술을 잘근잘근 씹기 시작했다.

한성우와 차미주의 표정엔 변화가 없었고 마치 아무 소리도 못 들은 것처럼 행동하고 있었다.

“화장실에 사람 있었어요?”

송민준이 물었다.

“아... 그게 사실은 배관 수리 기사님이에요.”

유현진이 태연한 표정으로 대충 둘러댔다.

“화장실 배관에 문제가 생겼더라고요.”

‘금방 이사한 집의 배관에 문제가 생겼다고?’

송민준은 다시 시선을 돌려 한참 그들을 살펴보더니 입을 열었다.

“그럼 전 이만, 먼저 가볼게요.”

그는 말하면서 휴대폰을 꺼내 누군가에게 연락했다.

순간 주방 쪽에서 휴대폰이 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송민준은 주방 식탁 위에 놓인 휴대폰을 보았다.

유현진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화장실에 있던 강한서도 휴대폰이 울리는 소리를 들었는지 문을 열고 나왔다. 그의 셔츠는 반쯤 풀려있었고 온몸이 젖은 상태로 뒷머리를 만지면서 나왔다.

분명 옷을 입고 있었지만 마치 방금 막 샤워를 한 듯한 모습으로 태연하게 걸어 나왔다.

그는 덤덤한 표정으로 송민준에게 말을 걸었다.

“송 대표, 웬일이야? 송 대표도 밥 먹으러 왔어?”

유현진의 눈동자가 심하게 떨리고 있었다.

셔츠를 반쯤 풀어 헤친 강한서의 모습을 본 한성우는 얼른 차미주의 두 눈을 손으로 가렸다.

“그렇게 보는 건 실례야.”

순간 욱한 감정이 올라왔던 차미주는 팔꿈치로 그의 복부를 찔렀다.

송민준은 입술을 꽉 깨물었고 그는 웃는 듯 마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강운 그룹이 부도라도 났냐? 강 대표는 이젠 배관 수리도 하나 봐?”

강한서는 담담한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설마, 우리 회사는 아직도 잘 나가. 난 그냥 이웃을 도와주러 온 것뿐이어야. 이웃이랑 사이좋게 지내야지, 안 그래?”

송민준의 눈썹이 꿈틀거렸다.

“이웃이라고?”

이때 한성우가 손을 들면서 말했다.

“여기 있잖아. 내가 바로 902호 이웃이야.”

송민준은 강한서와 한성우를 번갈아 보더니 이내 뭔가 깨달은 듯하였다.

저 두 사람이 멍청한 박해서를 속인 것이었다.

그가 집에 관한 정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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