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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4화

유현진과 강한서는 진씨를 따라 안으로 향했다.

진씨의 무거운 표정에 유현진은 감히 아무것도 묻지 못하고 그저 하염없이 그의 뒤를 따를 뿐이다. 그런데 진씨가 이끄는 곳은 정인월의 안방 방향이 아니라 마장이었다.

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나지막한 목소리로 물었다.

"아저씨, 혹시 잘못 가시는 거 아니에요?"

"아니에요."

진씨는 부드러운 어조로 말했다.

"큰 사모님은 이곳에 계셔요."

이내 그들은 마구간에 도착했다. 정인월은 준이의 마구간 밖에서 멀쩡하게 사과를 손에 들고 중얼거렸다.

"한 입만 먹자, 우리 아가. 털도 밝지 않고 얼굴도 길어졌어. 살이 더 빠지면 너 못생겨질 거야. 그러면 현진이 너 보러 안 와."

준이는 '씩씩' 콧소리를 내며 성급하게 말발굽을 구르며 화를 냈다.

"한 입만 먹어. 너 이틀이나 응가도 못 했어. 급해 죽겠네."

유현진은 할 말을 잃었다.

'위급한 상황이라며?

어딜 봐서?

정정하신데?

준이 사과도 먹이시는데?'

유현진은 강한서를 째려보았다. 강한서는 입술만 오므릴 뿐 표정의 변화가 없었다.

진씨는 높은 소리로 말했다.

"큰 사모님, 도련님과 사모님 오셨어요."

정인월은 멈칫하더니 고개를 돌려 유현진을 보더니 구세주를 만난 것처럼 눈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현진아, 어서 와서 준이 좀 봐봐. 며칠째 먹지도 않고 심지어 물도 마시지 않아. 왜 그럴까?"

유현진은 정인월 앞에서 자리를 박차고 나가기 무안하여 어쩔 수 없이 앞으로 걸어갔다.

"수의사한테는 물어보셨어요?"

"그럼."

정인월은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마음이 아프대. 상사병이야. 그래서 밥도 안 먹고 성질부리고 있는 거야."

…...

유현진은 헛기침하고 말했다.

"준이한테 여자친구 찾아주셨어요?"

정인월은 고개를 저었다.

"네가 보고 싶었던 건 아닐까? 네가 보름이나 안 왔으니 화나서 심술부리는 거 같아."

유현진은 어이가 없었다.

그녀는 정인월이 헛소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정인월의 말에 준이는 이내 반응을 보이더니 고개를 돌려 똘망똘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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