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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8화

유현진은 그렇게 거리를 누비다가 술집 앞에 차를 세웠다.

극도로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술은 부정적인 정서 해소에 도움이 된다.

유현진이 주량이 아무리 좋다고 한들, 소주, 와인, 맥주를 마구 섞어 들이부으면 탈 나지 않을 사람이 없다.

그는 안주도 먹지 않고 빈 속에 술을 엄청 급하게 마셨다. 술집 주인은 매상을 올리기 위해 처음에는 유현진이 요구하는 대로 줬지만, 나중에는 두려웠다.

행여나 유현진이 술 마시고 뭔 일이라도 생기면 큰일이었다.

그래서 유현진이 술을 더 달라고 하자 더 이상 주지 않았다.

"아가씨, 너무 많이 마셨어요. 안주라도 드세요. 우리 가게 안주가 맛이 괜찮아요."

"저 배고프지 않아요."

유현진은 두 볼이 발그스름해서 턱을 괴고 있었다. 술에 취한 게 분명한데 발음은 또렷했다.

"저 한 병 더 따주세요."

"운전해서 오신 것 같던데, 제가 대리 운전을 불러 드릴까요? 아니면 직접 부르실래요? 더 마셨다가 취하시면 어떻게 돌아가시려고요? 가족들이 걱정하고 있을 거예요."

"저 가족이 없어요."

유현진은 잠긴 목소리로 답했다.

"엄마가 돌아가셔서 제가 돌아가기를 기다리는 사람이 없어요. 더 이상 저를 걱정해줄 사람도 없고요."

가게 주인은 자신의 딸보다 몇 살 위로 보이는 유현진이 안쓰러워서 타일렀다.

"그렇더라도 자신의 몸을 이렇게 혹사하면 안 돼요. 어머님이 아시면 얼마나 마음이 아프시겠어요."

유현진은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가게 주인은 그에게 물 한 잔 건네주면서 말했다.

"인생의 모든 고비는 넘어가기 마련이에요. 술도 마셨으니 한잠 자고 일어나서 다시 힘차게 출발하면 돼요."

유현진은 더 이상 술을 요구하지 않고 천천히 물을 마셨다. 가게 주인은 유현진의 상태가 좋아지자 다른 손님들을 접대했다.

손님들이 하나 둘 떠나고 가게가 조금 조용해지자 다시 유현진에게로 와 보니 테이블에 엎드려 잠이 든 상태였다.

테이블 위에 놓은 휴대폰이 계속하여 울리는 데도 유현진은 듣지 못했고, 가게 주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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