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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화

유현진은 뺨을 친 손에 혼신의 힘을 다 실었다. 강한서의 얼굴에 날카로운 손톱이 긁고 지난 흔적이 길게 남았다.

강한서는 순간 멍해졌다. 유현진이 자신에게 손을 댄 게 이번이 두 번째였다.

처음에는 자신이 막무가내로 덤벼드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미움을 해소하기 위함이었다.

뺨을 맞는 것은 어느 연령대라도 모욕감을 느끼는 일이다. 더욱이 강한서와 같이 오랫동안 떠받들려왔던 사람은 밀려오는 모욕감이 더 컸다.

유현진이 두 번째 뺨을 날리려고 손을 올리자, 강한서가 그의 손목을 확 잡아채더니 분노의 목소리로 말했다.

"유현진! 그만해! 내가 너 어쩌지 못해서 가만히 있는 줄 알아?"

말이 끝나자마자 강한서는 제자리에 굳어버렸다. 그는 유현진의 빨개진 눈시울과 눈물 가득 고인 눈과 마주쳤기 때문이다.

유현진과 함께 생활하는 동안, 드라마를 보면서 우는 모습은 봤어도 이런 모습은 처음 봤다.

강한서는 줄곧 유현진이 생각이 없는 여자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정작 그런 여자가 자신의 눈앞에서 눈물을 흘리자 가슴이 찢어졌다.

강한서는 유현진의 손목을 잡았던 손에서 힘을 풀면서 낮은 소리로 말했다.

"정말 당신을 어떻게 한 거 아니잖아."

유현진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강한서! 내가 평생 가장 후회되는 일이 당신이랑 결혼한 거야. 다시는 당신이랑 마주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

말이 끝나자마자 유현진은 강한서의 손을 뿌리치고 물건을 가지고 떠나갔다.

강한서는 오랫동안 제자리에서 움직이지 못했다. 그러다가 정신을 차리고 쫓아나갔을 때는 이미 유현진이 차를 몰고 떠난 후였다.

유현진을 말리지 못한 도우미 아주머니는 아래층으로 내려온 강한서에게 감히 묻지 못하고, 몸을 돌려 방 청소 하러 갔다.

강한서가 아주머니를 불렀다.

"아주머니, 지난 번에 현진이가 중약을 병원에 보내달라고 했죠?"

아주머니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느 날에 보냈어요?"

"사모님 어머님 돌아가신 이튿날이요."

강한서는 잠깐 생각에 잠기더니 물었다.

"다른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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