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늦어도 유현진은 꼭 팩 한 장을 하고 난 뒤 잠자리에 들었다.워낙 피부가 좋은 데다가 관리까지 잘하니 그녀의 피부는 정말 달걀흰자처럼 탱탱했다.강한서는 그녀를 뚫어져라 쳐다보았다. 유현진은 화장대 앞에 30분이나 있다가 그제야 침대에 누웠다.그녀가 사용하는 제품은 거의 향이 없었다. 그녀에게서 나는 향은 오직 은은한 샴푸 냄새뿐이다.은은한 백단향은 강한서를 설레게 했다.유현진은 눈을 감고 내일 어떻게 금고를 열까 고민했다. 그러다 문뜩 하현주가 금고에 넣은 물건이 대체 뭐길래 그렇게 꽁꽁 숨겨 두었는지 궁금해졌다. 그녀가 테이프에 적혀진 숫자들을 보지 못했더라면 노원장에게 물어볼 일이 없었으며 그럼 금고는 유현진의 손에 넘어올 일이 없었다.'설마 진짜 회사 기밀 서류랑 장부일까?근데 왜 굳이 거기에 숨겨두었지?'눈 감고 생각하던 그때, 갑자기 몸이 무거워져 눈을 뜨니 강한서가 그녀의 몸을 가로 타고 그윽한 눈길로 바라보고 있었다."당신…"잠시 멍해있다가 입을 열려는 순간, 강한서는 머리를 숙여 그녀에게 입을 맞췄다.유현진이 예상도 못 한 상황이다.강한서의 키스는 아주 거칠었다. 강한서는 다급하지만 박력있게 잠옷을 벗었다.그리고 어느 때보다 더 힘주어 그녀의 허리를 꽉 잡았다. 유현진은 잠시 통증을 느꼈지만 그 통증은 그녀의 욕망을 살아나게 했다.유현진도 즐겼다.그녀는 강한서와의 섹스를 반감하지 않았다. 몇 년간의 신체적인 접촉으로 강한서는 그녀의 어디를 건드리면 아파하는지, 간지러워하는지, 민감해하는지를 다 숙지하고 있었다.그녀는 강한서 이외의 남자와 경험이 없다 보니 강한서의 테크닉이 딱히 어떤지는 몰라도 강한서의 섹시한 표정은 항상 그녀를 설레게 했다.강한서의 입술은 그녀의 턱으로부터 가느다란 목으로 향했다.유현진은 신음을 내며 강한서의 머리카락을 잡고 말했다."목은 깨물지 마."유현진은 피부가 너무 하얗다 보니 조금만 힘을 줘도 키스 마크가 생기기 때문에 촬영할 때 난감한 상황이 생길 수 있다.강한서는 그윽한
유현진은 눈을 뜨기도 버거웠다, 심지어 옆에 있는 강한서와의 대화에 짜증을 느끼기 시작했다.그녀는 대충대충 그의 말에 대답했다."강 대표, 그래도 나밖에 없지? 그래서 말인데 보너스 정도 챙겨줄수 있어?"강한서는 눈가가 떨렸다."누구 좋으라고? 근데 당신 아까부터 조금이라도 움직이기나 했어?"유현진은 이에 할말을 잃었다.종래로 그녀는 강한서와의 말다툼에서 지려고 하지 않았었기에 뻔뻔하게 입을 열었다."그럼 한 번 진지하게 해줘? 아까 보니까 강 대표는 내가 소리 지르는걸 좋아하는것 같던데."말이 끝나기 무섭게 일부러 목소리를 깔고 영화속의 여주인공들처럼 흥얼거리기 시작했다.원래 그녀는 강한서를 농락하려는 의도였으나 사랑을 방금 나눈후라 그녀의 허스키한 목소리는 비록 허세를 부리는것 같았지만 강한서는 그녀의 목소리에서 색다른 느낌을 받았다.그는 그윽한 눈길로 유현진의 가느다란 허리를 낚아채며 중후한 목소리로"더 불러봐, 그럼 당신 오늘 밤 못 잘줄 알어."이에 유현진은 입도 벙긋 못했다.동시에 고기를 첨 맛본 사람처럼 평소와 사뭇 다른 강한서의 모습에 당황스러웠다.예전에 그녀는 혼신을 힘을 다해 강한서를 유혹했었지만 강한서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었다. 어쩌다 한 번 흥미가 생겼어도 오늘처럼 미치진 않았었다.그녀는 강한서에 대해 의심을 하기 시작했다, 의원를 찾아가 무슨 이상한 처방을 받은게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그녀는 눈을 감았다, 이런 생각을 하는것도 귀찮다고 생각했다.강한서는 태연하게"당신 뭐 필요한거 있어? 지금 아니면 후회해도 소용없어."유현진은 흥미를 잃은듯이"그건 당신이 알아서 사줘."강한서는 대답했다."그럼 됐어.""아무거나 여도돼."유현진은 너무도 졸렸기에 말이 끝나기 무섭게 눈을 감았다.그녀의 성의가 보이지 않는 태도는 그의 불만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손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꼬집었다.유현진은 짜증이 나서 고개를 들고는 성가시다듯이 입을 열었다."나 자는거 좀 방해 하지 말아줄래?"강한서는 기가 막
강한서는 그녀가 전에 부탁했던 일을 까먹고 있었다고 사실대로 말했다.유현진은 불만이 머리끝까지 올라왔지만 굳이 입밖에 내지는 않았다. 대신 그 일이 있은후부터 사사건건 심술을 부리기 시작했다.매일 아침마다 강한서가 시계를 찰때 유현진은 옆에서 똑같이 물었다."강 대표, 손목시계 괜찮아 보이네."강한서는 처음엔 그녀가 그냥 아무런 이유없이 물어보는줄 알고"할머니께서 생일선물로 사주신거야."하지만 둘째날도 그가 시계를 찰 때 유현진은 어제와 똑같이 물었었다."강 대표, 손목시계 괜찮아 보이네."이에 강한서는 눈썹을 찌푸렸다.(뇌가 어떻게 된거 아니야? 어제 물었던걸 왜 또 물어?)셋째날, 역시나 유현진은 강한서의 손목시계에 대해 똑같은 질문을 했다.자그마치 한주일이 지나서야 강한서는 유현진이 기억력이 나쁜게 아니라 선물을 까먹고 안 샀다는것에 심술을 부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그녀는 보름동안 그 말을 입에 달고 살았다, 결국엔 강한서는 그녀의 등쌀에 못 이겨 사람을 불러 프랑스에서 부탁했던 손목시계를 샀다.유현진은 그제서야 투정을 멈췄다.기실 그녀한테 손목시계가 그렇게까진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가 원한건 자신을 대한 강한서의 태도였다.그가 손목시계를 까먹고 못 산건 상관이 없었다. 한 다발의 꽃으로 그녀를 달래는것도 가능한 방법이였다.그녀는 그런 자기중심적인 사람이 아니였었기에 모든 사람이 그녀한테 관심을 주는건 바라지 않았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한테서는 이와 같은 사랑을 받길 원했다.강한서가 예전에 누구에게 관심이 있었던 그녀한텐 상관이 없었다. 과거가 어떻던 뭐가 중요할까? 하지만 그녀와 결혼한 이상 모든 관심을 자시한테 쏟길 바랬다.그녀의 제멋대로의 행동들은 모두 그의 맘속에 깊은 낙인을 새기기 위해서였다.하지만 지금은 예전과 같은 집착은 없었다.선물을 사오든 안 사오든 상관이 없었다. 진심이 담기지 않은 선물은 아무리 많아도 의미가 없었다.강한서는 그녀를 흘겨 보았다."당신 뇌는 이미지 같은 것만
유현진은 괜히 투덜거렸다."목이 부러져도 당신보고 책임지라고는 안 할테니까 사줄거야 안 사줄거야?"강한서는 그녀를 힐끔 쳐다보고는 입을 열었다."얼른 자, 꿈속엔 뭐나 다 있어."유현진은 그만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개자식!다음 날, 강한서가 일어났을땐 유현진은 이미 외출을 한 후였다.어제는 그렇게 힘들어하더니 그래도 나가서 돌아다닐 힘은 있는 모양이였다.강한서가 아침 일찍 회사에 출근했더니 민경하는 바로 그에게 유상수와의 연현 테크 지분 구매 계약서를 체결했던 건으로 방금 회사 통장으로 160억원이 입금되었다고 보고를 했다.유상수는 아마도 이 날을 손꼽아 기다렸을 것이였다, 이 돈들은 황급히 입금된거라고도 볼수 있었다.연현 테크는 5월 29일에 주식시장에 출시되어 이전에 추측한바에 의하면 출시후 60시간만 버틴다면 그는 당일날에 바로 팔아버리려고 했다. 자잘한 수수료들은 제쳐두고도 몇십억정도의 순이익을 낼수 있었다.민경하는 강한서가 유현진의 체면을 봐서 유상수에게 이익을 나눠주었다고 생각했다. 예전의 강한서라면 비지니스방면에선 절대로 사적인 일을 끌어들이지 않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유상수 같은 사람들은 자기 이익만 챙기려고 하는 사람이라서 이익을 챙기면 바로 내뺄게 뻔했기 때문에 주식시장에나 회사에나 모두 안 좋은 영향을 끼칠수밖에 없었다.강 대표는 이 점에 대해서 생각을 못했을수 없었다. 민경하는 이리저리 생각을 굴리다가 그래도 가장 큰 원인은 사모님때문일것이라 생각했다.유상수는 자신한테 이익이 되는 사람에게 이리저리 빌붙기 때문에 그가 강씨 가문의 덕을 볼수 있었던 원인은 강한서가 유현진에 대한 감정때문일거라 생각했다.민경하는 이리 생각했지만 강한서는 절대로 그걸 인정하지 않았다.민경하는 보고를 마친후 손에 들고 있던 선물상자를 강한서에게 건넸다."이건 한 대표님께서 보내신 생일선물이십니다, 어제 도착했습니다."강한서는 선물을 건네받은후 옆에 두었다.이어 그는 물었다."A도시에서 지금까지 발견된 제일 큰 레드 다이아몬드가
강한서의 이마의 핏줄이 곤두섰다."너 그 사람을 알아?""응? 형수님이 매일마다 틱톡에서 그 사람 계정가서 좋아요 누르던데?"강한서는 어이가 없어서 말이 안 나왔다."네가 와이프 틱톡계정은 어떻게 알아?"한성우는 멈칫하더니 추측하는듯이 물었다."너 혹시 네 와이프 틱톡계정도 모르는거야?"강한서는 그만 말문이 막혔다.그의 틱톡계정은 이런 앱들이 막 생겨나기 시작했을때 한성우가 그를 도와 대신 만든거였다. 그가 핸드폰을 바꾼후부터는 이런 유형을 앱들을 일절 다운로드 하지 않았다, 갖고 노는건 더 말할것도 없고.그는 입술을 만지며"다운로드 안했어."한성우는 입이 떡 벌어졌다.그는 강한서가 유현진이 맨날 하루종일 인터넷에서 잘생긴 훈남들을 검색하는걸 알고도 그렇게 태연한줄 알았었다. 마음이 딴데 가있어도 아무런 상관이 없는줄 알았다. 하지만 아무것도 모르는것일 뿐이였다.한성우는 평소에 유현진이 좋아요를 눌렀던 게시물들을 곰곰히 생각해보더니 기침을 짓고는 말했다."어떻게 하는지 모르는거면 다운로드하지 않는게 좋을거야."유현진이 강운한테 양말 한컬레를 선물한 사실도 몇일동안 그를 화나게 만들었었는데 만약 유현진이 좋아요를 누른 사실에 대해 알게된다면 기가 막혀 죽을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사람의 본질은 다른 사람의 말을 반대로 하는게 아닐까 싶다.뭘 하지 말라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 법.강한서는 전화를 끊자마자 바로 틱톡 앱을 다운로드 한후에 전화번호목록에서 유현진의 계정을 손쉽게 찾을수가 있었다.그녀의 모멘트를 들어가보니 그녀가 가장 최근에 좋아요를 누른 게시물의 제목은 '순둥이가 좋아? 짐승이 좋아?' 였다.그는 유현진이 어느때부터 강아지를 좋아하기 시작했는지 의문이 들었다.(고양이를 좋아하지 않았었나?)이렇게 생각하면서 동영상을 클릭해보니 믿지 못할 화면에 그만 얼어붙었다.동영상속의 한 남자가 다른 남자를 보면서 '누나' 라고 부르며 아양을 떨고 있었고.게다가 그 다른 남자는 웃통을 벗고 있었고 목에는 목줄이 달린채로 상대방한
유현진은 핸드폰을 멀찍이 들었다. 차미주가 소리를 다 지른 후에야 입을 열었다."조 선생님이 먼저 데이트 신청을 한거야?"차미주는 이에 말끝을 흐렸다."그렇다고 할수 있지."사실 조 선생님이 주동적이라고 볼수도 없었다.조 선생님의 본명은 조준이고 올해 28세이고 시병원 유선외과의 였다.그 날에 조 선생님과 카톡을 서로 주고받은뒤, 그녀는 자주 조 선생님과 대화를 나눴다.예를 들면 음식은 어떤걸 좋아하는지, 평소에 읽는 책들, 또는 좋아하는 영화 유형 등등. 아무튼 알게 모르게 조 선생님의 취미를 파악하고있었다.조 선생님은 한가할때는 답장을 했지만 매번의 대화를 길게 이어가진 않았다.차미주는 영화를 같이 보러 가자고 했지만 조 선생님은 저녁에 친구 생일에 가야해서 못 간다고 했다.남자에 눈이 뜬 차미주는 유현진보다 훨씬 뻔뻔했다.그녀의 말로는 사람은 많지만 그녀의 맘에 드는 사람 만나기는 아주 힘들기에 눈에 맞는 사람을 만난 이상 억지로라도 사귀고 말거라고 했다.그래서 그녀는 창피를 무릅쓰고 어느 친구의 생일파티에 가냐고 물었다.그녀는 계속 물어보다가 생일을 맞는 사람이 바로 섬블 컴퍼니의 회장 한성우라는걸 알아냈다.아주 친한 사람이 아니던가...... 현진이랑 친한 사람.그래서 그녀는 얼굴색도 변하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우연이네요, 저도 한 대표랑은 친구사이예요, 저도 저녁에 파티에 가려고 했거든요."이에 조 선생님은 의외의 답변에"근데 아까 같이 영화보러 가자고 하지 않았어요?"차미주는 얼굴색도 변하지 않고 말했다."한 대표가 계속 저를 초대했었는데 제가 너무 북적북적한 곳은 좋아하지 않았어서 원래 선물만 주고 돌아갈려고 했었어요. 조 선생님께서 가신다면 좀 더 있어도 될거 같아요."조 선생님은 가볍게 웃더니 부드러운 목소리로"그럼 밤에 봐요."유현진은 말문이 막혔다.그녀는 믿기 힘들다는듯이 말했다."이게 데이트 신청을 한거라고?""그럼 신청이 아니고 뭔데? 나 상관 안 해, 너 오늘 한성우 생일에 나 무조건
평소라면, 길에서 우연히 한성우를 만난다해도 쳐다보지도 않았을 일이 조 선생님을 쫓다보니 어쩔수없이 지를수밖에 없었다.아나 모르나, 한성우는 그녀의 좋은 친구였다."너는 내 제일 친한 친구야, 너는 너 친구가 보금자리를 찾는걸 바라지 않아?""만약 오늘 날 데려가지 않으면, 너 5년동안 잠자리를 못가질거라고 저주할거야!"유현진은 입가가 떨렸다.너무나도 악독한 저주였다.그녀는 차미주를 힐끔 보고는"한성우는 사람이 쪼짠해서 선물을 준비해서 가야할거야. 아니면 한성우가 널 쫓아내도 난 몰라."차미주의 눈은 순식간에 반달모양이 되였다."당연하지!""그리고 조건이 있어, 만약 못 지키겠다면......""만약 너가 날 저주한다면 나도 너한테 영원히 조 선생님과는 연결이 안될꺼라고 저주할거야!"차미주는 말문이 막혔다."그건 농담이지, 근데 나 화장 좀 해줄수 있어? 이렇게 갈수는 없잖아."차미주는 잠시 숨을 고른후 말을 이어갔다."내가 강한서를 욕할때는 아무렇지도 않더니 잠자리를 못가지는거엔 왤케 예민해? 강한서가 침대위에선 엄청 대단해?"유현진은 어이가 없었다.퇴근후, 민경하는 강한서를 싣고 약속한 지점에서 유현진을 데리러 갔다.차가 멈추고 민경하는 차에서 내려 유현진을 도와 차문을 열어주었다.유현진은 이에"민비서님, 앞에 조수석도 열어주세요, 친구 데려왔어요."민경하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차미주를 도와 조수석문을 열어주었다.차미주는 웃으며 말했다."민비서님 감사해요."민경하는 이에 놀라며"차아가씨?"차미주는 어금니를 드러내며"저 오늘 예뻐요?"민경하는 차미주에 대해 그래도 잘 아는 편이였다. 필경 자주 사모님과 어울렸기에 접촉은 피할수 없었다.그의 인상속의 차미주는 항상 후드티에 청바지 머리카락은 어꺠에 닿을정도였고 아주 깔끔한 헤어스타일에 동그란 눈, 웃을때 드러나는 두개의 어금니, 보일듯 보이지 않는 보조개. 말을 하지않을땐 아직 졸업하지 않은 대학생같은 풋풋함이 묻어났었다.하지만 입을 열기만 하면 사회인이 다 되
앞에서 줄 서있는 사람이 많아서 차미주는 까치발을 들고 보고있었다.시계를 선물하는 사람, 신발을 선물하는 사람, 가방을 선물하는 사람, 액세사리를 선물하는 사람, 게다가 차를 선물하려는 사람까지 있었다.그녀는 고개를 속이고 자신이 손에 든 선물을 보고는 소리소문없이 가방안에 넣었다. 현진이 선물 줄때 은근슬쩍 넘어가려는 속셈이였다.강한서의 차례가 되자 그는 한세트의 와인잔을 꺼내 선물했다.차미주는 갑자기 실망한듯한 표정을 지으며 낮은 소리로 유현진에게 속삭였다."강한서도 너무 쪼잔한거 아니야? 그래도 제일 친한 친군데 고작 와인잔이라니."유현진은 할말을 잃었다.(어쩐지 강한서가 우리 둘 그냥 똑같다더니, 어쩜 와인잔을 보고 하는 말도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똑같을 수가 있지?)그녀의 집에도 똑같은 와인잔이 있었다, 강한서가 회사의 고객한테서 받은거였다.당시에 강한서가 그걸 들고올때 그녀도 차미주와 똑같은 말을 했었다.그녀는 절대로 그녀가 말을 끝낸후 강한서가 그녀를 보는 눈빛을 잊을수 없었다. 의아, 놀람, 믿을수 없다는 표정에서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변했다.마지막에 민경하가 알려주길 이건 오지리에서 아주 유명한 와인잔회사에서 제조한 물건이라 했다.잔에 담긴 와인의 맛이 더욱 좋아질뿐만아니라 잔 아래에 박혀있는 보석은 그 가치만 해도 2억은 넘었다.차미주는 파티장에 들어서자마자 한눈에 조 선생님을 찾아냈다.그녀는 먹임감을 노리는 고양이마냥 순식간에 따라갔다. 유현진이 차마 부르기도 전에."한서야, 현진씨."등뒤에서 주강운의 목소리가 들리자 유현진은 고개를 돌리고 놀랍다는 눈빛으로 입을 열었다."주 변호사님?"이에 강한서는 눈썹을 찌푸리고는 그녀의 손을 꽉 잡았다.주강운은 하얀색 양복을 입고 있었고 티셔츠는 항상 마지막 단추까지 달고 있었다.그는 깊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었기에 웃고 있지 않을땐 고귀해보였으며 웃을땐 따뜻함이 느껴졌다.주 변호사 몸에 있는 상처 때문인지, 마음속에 있는 자책감때문인지. 그녀는 그를 대할때 항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