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몇 사람은 매니저 사무실까지 불려갔다.유현진과 강한서는 나란히 소파에 앉아 있었다. 소년은 그들과 멀리 떨어진 소파에 굳은 표정으로 앉아 있었다. 매지저는 좌우로 세 사람을 번갈아 보다가 헛기침을 한번 하고는 입을 열었다."강 대표님, 그리고 사모님, 아마 오해가 있었던 것 같아요. 저도 금방 알았는데, 최근 일손이 부족해서 종업원 몇 명을 새로 채용했대요. 이 친구가 키도 크고 해서 다들 진짜 나이를 알아보지 못한 것 같아요.""알아보지 못하면 신분증 확인은 할 수 있잖아요. 이 녀석 아직 아직 미성년이에요."유현진은 화가 났다."저 성인이거든요."소년은 유현진을 흘끔 쳐다보더니 말했다."지난주에 이미 성인이 됐어요."유현진은 어이가 없었다."성인이 됐다고 이런 곳에 와서 일을 해? 너 고등학교 졸업했어? 대학입시는 어떡하고? 학교 안 다녀?"소년은 입술을 깨물더니 고집스레 말했다."상관하지 마요."유현진은 화가 치밀어서 머리가 아팠다."상관하지 마? 그럼 노원장님한테 전화 해서 오라고 할까?"그러면서 휴대폰을 꺼내 전화하는 시늉을 했다.그러자 안색이 변하던 소년은 바로 유현진의 휴대폰을 뺏으려 했다. 하지만 휴대폰을 잡기도 전에 강한서가 그의 손목을 잡아 등뒤로 틀자, 그는 바로 소파에 엎어졌다."이거 놔요!"소년은 갖은 애를 써서 벗어나려 했지만, 강한서의 힘이 워낙 세서 꿈쩍도 못했다.이훈도 키가 180은 된다. 그는 기차역 부근에서 구조된 아이이다. 가족을 찾아주려고 시도했지만, 결과가 없자 구암동 고아원으로 보내졌다.길을 잃은 건지, 아니면 인신매매에 연루된 건지, 어린 아이를 이용하여 구걸하는 조직의 통제를 받아 줄곧 기차역 부근에서 범죄를 저질렀다.어린 시절에 겪었던 사건으로 인해 이훈은 몸이 엄청 날렵했기에 싸움에서 진 적이 없었다. 그런 그가 지금 손을 대기도 전에 누구에 의해 제압을 당해 움직이지 못하고 있다. 이런 경험은 처음이었다.그는 인정할 수도 없었고, 화도 났다.유현진은 이훈의 얼굴을 톡
이훈은 아파서 얼굴을 찡그리면서 얼버무렸다."안 좋은 화장품이라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난 거예요."이훈은 괜히 저렴한 파운데이션을 산 걸 속으로 후회했다. 땀이 나자 파운데이션이 바로 지워졌기 때문이다.유현진은 인상을 썼다. 지금 누굴 맹인으로 아나? 분명 구타로 인한 흉터잖아!그는 잔뜩 굳은 표정으로 이훈에게 물었다."이거 여기 사람들이 때린 거야?""그런 거 아니에요.""그럼 누가 때린 건데?""맞은 거 아니라고 했잖아요. 알레르기 반응이라고."이훈이 어떻게 해도 솔직하게 말하지 않자, 유현진은 또 노원장을 언급하면서 위협했다."그럼 노원장님한테 전화해도 돼?"노원장으로 위협하는 게 비겁하기는 하지만 효과는 확실했다.이훈은 노원장한테 전화하겠다는 말에 바로 솔직하게 말했다."친구들과 장난하다가 이렇게 된 거예요."그리고는 조급하게 말했다."얼른 돈을 돌려줘요.""돌려주는 건 문제 없어. 지금 바로 학교로 가자."이 말에 이훈의 얼굴이 바로 굳어버렸다."안 가요."이훈의 표정을 보자 유현진은 그렇게 단순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너 며칠이나 학교에 안 나간 거야?"이훈은 입술을 달싹이다가 한참 후에야 답했다."나 학교 안 다닐 거예요."이 말을 듣자 유현진은 바로 분노를 토했다."너 지금 몇 살이야? 학교 안 가면 너 뭐 할래? 서빙이나 하면서 살래? 그런데 그런 건 젊을 때나 가능하지 늙어서는 어떡할래?"유현진의 말에 엄청 반감을 느낀 이훈은 이를 악물면서 말했다."길은 저 혼자 선택해요. 제가 어떻게 살든 무슨 상관이냐고요?"유현진은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었다."내가 상관 안하면 너 어떻게 살 건데? 지금 네 모습을 거울에 비춰봐봐. 얼굴은 귀신처럼 화장을 하고. 이게 네가 선택한 길이야?"이훈은 목을 빳빳이 뻗치고는 말했다."아무튼 상관 말아요."유현진이 지금 막 폭발하려는데 강한서가 말렸다."시간이 이렇게 늦었는데, 학교에 바래다 준다고 해도 사람이 없을 거야.""그럼 어떡해?""내일 월
유현아......유현아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속으로 유현진을 욕하면서도 애써 웃으면서 말했다."언니랑 형부가 급한 일 있으면 어쩔 수 없죠. 조심히 들어가요."유현진은 유현아를 거들떠 보지도 않고 바로 엘리베이터에서 내렸다.이훈은 카트를 흘끔거리더니 발을 살짝 내밀어 카트를 걸었다. 그러자 카트에 실었던 음료수가 와르르 무너져 내리면서 유현아의 다리에 쏟아졌다.유현아는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서 욕을 해댔다. 방금 전에 갖췄던 예의바른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졌다.강한서가 쳐다보자 그는 자신이 추태를 보였다는 것을 깨닫고 아픔을 참으면서 표정을 다듬더니 낮은 소리로 스태프들을 나무랐다."왜 이렇게 조심성이 없어요?"유현진은 이훈을 흘끔 쳐다봤다. 이훈은 담담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유현진은 이훈의 손동작을 포착했다. 이 녀석 CCTV를 돌려보면 어떡하려고.이훈은 유현아와 만난 적도 없었다. 그러니 원한 같은 것도 맺힐 리가 없었다.타인에게 발각되기 전에 유현진은 얼른 사람을 데리고 사고현장을 빠져나왔다.이훈은 유현진을 따라 집까지 왔지만, 어찌나 입이 무거운지 묻는 물음에 한마디도 답하지 않았다.그래서 유현진은 이훈 몰래 노원장한테 연락하여 그의 근황을 물어볼 수밖에 없었다.역시 노원장은 이훈이 학교를 안 나가는 사실도 모르고 있었다. 이훈이 지난번 시험에서도 좋은 성적을 따냈고, 올해 대학입시에서도 실력대로 발휘만 하면 문제 없을 거라고 하였다.그래서 유현진은 이훈이 학교를 안 다니는 일을 노원장한테 말하지 않았다.게스트룸은 아랫층에 있었다.이훈은 유현진을 쫓아내고, 커다란 침대에 대자로 뻗어 누웠지만 이리저리 뒤척이기만 하고 잠이 들지 않았다.내일 학교에 가면 어떡하지?생각하면 할 수록 마음이 초조해졌다. 마음이 초조해지지 화장실이 급했다.그는 침대에서 일어나 방문을 열고 머리를 내밀자 강한서가 거실 소파에 앉아 있있는 것이 보였다. 그래서 그는 도로 방문을 닫았다.얼마 지나지 않아 더이상 참을 수 없자 다시 방문을 열고
물론 이러한 물음에 솔직하게 답할 강한서가 아니었다. 그는 오히려 되물었다."네 생각에는?"이훈이 답했다."보기에는 그런 것 같아요."강한서는 살짝 웃고는 더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이훈은 컴퓨터 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보더니 물었다. "형부, 현진이 누나를 설득해 주면 안돼요? 저 학교에 가기 싫어요."형부라는 호칭에 강한서는 기분이 좋아졌다. 그는 이훈을 흘끔 쳐다보더니 담담하게 말했다."네가 보기에는 내가 너의 현진이 누나를 말릴 수 있을 거 같아?"이훈......강한서는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맥주 한 캔을 열면서 이훈에게 물었다."마실래?"이훈이 맥주를 잡으려고 손을 내미는 순간 강한서가 맥주를 도로 가져가면서 말했다."깜빡했네. 너 아직 미성년이지."이훈......성인이 맞거든요.강한서는 맥주를 한모금 마시고는 물었다."학교는 왜 가기 싫은데?" 강한서가 물은 것은 '학교는 왜 가기 싫은데'지 "학교 다니기가 왜 싫어"가 아니었다.비슷해 보이는 말이지만 사실 의미를 따지만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이훈는 입술을 깨물면서 한참 동안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강한서도 다그치지 않았다. 그러다가 시간이 좀 더 지나자 이훈이 입을 열었다."제가 사람을 다치게 했어요. 그쪽에서 병원비 2억을 배상하라고 해요."이훈은 말하고 나서 강한서의 표정을 살폈다. 의외였던 것은 강한서의 눈빛에서 짜증과 불쾌함을 보아낼 수 없었다.심지어 강한서는 담담하게 한마디 더 물었다."너 사람을 죽였어?"이훈......"아뇨! 그저......머리를 다치게 했을 뿐이에요. 그런데 저도 맞았어요. 그 애 부모님이 학교에 찾아와서 병원비 리스트를 가지고 원장님을 찾아가겠다고 하면서 우리더러 2억을 배상하라고 하는데, 저한테 그렇게 큰 돈이 있을 리가 없잖아요......"그러자 강한서가 말했다."네가 돈을 배상하기 싫어서 학교를 나가지 않더라도 그 사람들이 원장님을 찾아갈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해봤어?"얼굴이 창백해진 이훈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
유현진은 어이가 없었다,'내가 독설이야? 강한서 독설하는 거 못 들어봐서 그러지!내가 입을 벌려 매를 번다면 강한서는 입만 벌리면 아마 살인사건이라도 났을걸.'"거기 학교야, 학교에서 널 패기라도 하겠어? 미적대지 말고 빨리 가, 지각이야."이훈은 유현진에게 안전감이 없어서 한사코 강한서와 함께 가려고 하며 마지막에는 아이처럼 떼를 쓰기 시작했다."몰라요, 매형 없으면 나 안 가요!"유현진이 노원장을 들먹여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유현진은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강한서에게 물었다."시간 편해?"강한서가 대답하기도 전에 유현진이 계속 말했다."안되면 나 주 변호사님한테 시간 되는지 연락드릴게. 법률문제는 주 변호사님이 전문이잖아."…...강한서는 유현진을 한번 쓸어보며 말했다."주강운 변호사 비용 엄청 비싸."그러면서 아무렇지 않은 듯 말을 이어갔다."가자, 나 한 시간 정도는 시간 되니까."유현진은 입꼬리가 올라갔다. 남자의 승부욕은 불꽃만 스쳐도 불이 붙기 십상이다.그들이 학교에 도착했을 때는 고작 7시가 조금 넘어갔다. 학교에는 이미 학생들이 수두룩했다.이훈은 학교에서 꽤 유명한 모양이다. 학교에 들어가는 내내 많은 학생이 이훈을 보겠다고 몰려왔으며 대다수 여학생이다.'생각해 보니 그럴 만도 하네. 훌륭한 비주얼에 공부까지 잘하니… 내가 학교 다닐 때도 이런 타입은 학교에서 인기 인물이고 여학생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지.'유현진은 여기까지만 생각했지 본인과 강한서가 가져온 임팩트는 생각하지 못했다.이훈은 확실히 유명하긴 했다. 하지만 이훈이 비주얼과 옷차림이 심상치 않은 두 남녀와 함께 학교에 나타났으니 기타 학생들의 눈에 그 장면은 마치 부잣집 남매의 패션쇼처럼 보였다.온 학교를 갈아 마실 것 같은 포스.몇몇 남학생은 그 장면을 보고 바로 교실로 뛰어 들어가 말했다."전재현, 이훈 학교 왔어! 사람도 데리고 왔던데!"…...처음에 이훈은 어색했지만 두 사람의 자연스러운 표정에 차츰 긴장을 풀기 시작했다.이훈
이 선생님은 턱을 만지며 고개를 저었다."몰라요, 그런데 어딘가 익숙하단 말이지."또 다른 선생님이 장난스럽게 말했다."이 선생님도 모르는 사람이 다 있어요?""눈에 익은데 어디서 봤던지 생각 안 나네.""근데 저 부부랑 전재현 부모님 말인데요, 어느 쪽이 더 강할까요?" "당연히 전재현 부모님이죠. 전재현 아버지 국회의원 아니에요? 게다가 전재현 어머니는 말 빨 장난 아니에요. 저번에 걔네 반 누구랑 싸웠더라. 그 통통한 애 있잖아요. 그때 전재현 엄마 교무실에서 그 통통한 애 엄마랑 손찌검했는데 완전 제정신 아니었어요!""국회 의원이 그런 여자랑 결혼했다고요?""그러게요, 그런데 꽂혔나 보죠.""저 부부는 옷차림부터 심상치 않아요. 말투나 행동도 너무 고상하고요. 전재현 어머니한테 잽도 안될 것 같은데요? 이훈 쟤도 그래요, 전재현이 말하게 놔두면 될 것을 참지 못하고.""그게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에요. 방 선생님 현장에 없어서 그래요. 전재현 저 자식 완전 싸가지라고요. 솔직히 이훈이 시설에서 자란 아이라고 누가 몰라요? 근데 맨날 거지같다 놀리고 부모 없다 놀리는데 누가 참겠어요? 전재현은 집도 좀 살고 부모도 있지만 점수 봐봐요. 전체 점수 합쳐봤자 이훈 두 과목 점수도 못 따라가요. 내가 만약 전재현같이 싸가지도 없고 예의도 없는 아들을 낳았다면…… 어우, 차라리 안 낳고 말지.""워낙 애가 그렇잖아요. 예전에는 잘만 무시했으면서 이번에는 왜 못 참고 사고 쳤대요?""내가 듣기로는 어느 여학생이 고백 편지를 이훈 책 속에 넣어두었대요. 그런데 이훈이 책을 펼치다 마침 그 편지가 떨어진 거죠. 재수 없게도 전재현이 그걸 주어서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읽었대요. 비꼬는 말투로 읽으면서 그 여학생 이름도 밝혔대요. 그래서 이훈이 화난 거죠.""그게 사실이라면 전재현은 맞아도 싸네요.""그런데 정 선생님도 너무 해요. 여기서 얘기하면 될 걸 장소를 왜 바꿔요. 그러다 싸움이라도 나면 어떻게 말리려고.""궁금해서 그러면서 아닌 척하
전재현은 대충 대답하고 건방진 걸음으로 들어와 의자에 앉으려고 하다가 이훈의 걸상을 사정없이 걷어찼다. 이훈은 갑작스럽게 전해진 충격에 비틀거리다가 팔꿈치를 테이블에 쿵 하고 박았다. 이내 이훈은 얼굴색이 창백해졌다.이훈은 금세 자리에서 일어나 전재현의 멱살을 잡으며 말했다."전재현, 너 미쳤어?"전재현은 이훈의 손을 밀치며 말했다."쌤, 얘 좀 봐요. 난 아무 짓도 안 했어요. 저번에도 이랬다니까요. 쌤이 보고 있는 앞에서도 이러는 데 없을 땐 어떻겠어요? 고아들이 이렇게 교양이 없다니까요. 쌤은 왜 내 말을 안 믿어요."그는 시뻘건 눈으로 입술을 파르르 떨며 금방이라도 한 대 칠 것 같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나지막하게 말했다."그 손 놔, 뭐 하러 왔는지 잊었어?"이훈은 여전히 떨리는 입술로 목에 핏대를 세우며 두 주먹에 힘을 주었다.정 선생님도 이훈을 말려보았지만 이훈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강한서는 찻잔으로 테이블을 툭툭 치며 담담하게 말했다."차 식었어. 가서 뜨거운 물 좀 따라와."이훈은 이를 악물고 두 주먹에 힘을 풀었다. 그리고 강한서의 찻잔에 뜨거운 물을 받아 다시 강한서에게 가져다 놓고 고분고분하게 자리에 앉았다.유현진은 눈을 씰룩거렸다.'강한서 한 마디가 내 열 마디보다 나은 거야?'말없이 자리에 앉는 이훈을 전재현은 실망스러운 듯 쳐다보며 입을 삐죽이더니 코를 만지며 강한서와 유현진을 살펴보았다."두 사람은 고아원 직원이에요?"전재현은 이훈의 새 옷을 보며 말했다."새 옷 입었네. 돈 많은 바보들이 고아원에 돈이라도 던져줬나 봐?"'이 자식, 말이 거치네!'정 선생님은 미간을 찌푸리고 말했다."전재현, 너 말조심해! 두 분은 이훈의 대리 보호자야. 오늘 특별히 너희 둘 일로 오셨어.""쌤, 우리는 단순 트러블이 아니에요. 엄격히 말하면 이건 고의 상해죄로 신고해도 된다고요."정 선생님은 화가 머리끝까지 올라왔다.교감 선생님은 정 선생님에게 전재현 집안은 건들면 안 되니 조심
문이 열리더니 보기에도 막돼먹은 여자가 하이힐을 신고 씩씩거리며 걸어들어왔다.고개를 돌린 유현진의 눈에 먼저 들어온 건 검은색 스타깅, 그리고 진한 메이크업.여자는 가죽 미니스커트에 짧은 재킷의 패셔너블한 차림을 하고 있었다. 키도 길쭉하고 몸매도 좋았으며 얼굴도 요염하니 보기에는 대략 30대 후반으로 꽤 젊어 보였다. 유현진은 어딘가 모르게 이 여자가 낯익었다.유현진이 여자를 훑어보고 있을 때, 여자도 그들을 유심히 훑어보며 생각했다.'보아하니 어려 보이는데 눈빛이 예사롭지 않군.'이내 여자는 시선을 유현진에서 강한서로 옮겼다. 여자는 발걸음을 멈칫하다가 다시 강한서를 유심히 바라보며 걸어들어왔다. 여자 뒤로는 말라 보이는 중년 남성이 따라 들어왔다. 근시 안경에 2대8 가르마, 정갈한 정장 차림.유현진이 그 남자가 누굴지 유추하고 있을 때 정 선생님이 몸을 일으켜 인사했다."교감 선생님."교감 선생님은 정 선생님의 말에 대꾸도 안 하고 굽신거리며 달려와 의자를 빼며 말했다."정 선생, 뭐 하고 있어요. 어서 전 여사님한테 차 따라드리지 않고. 저기 위에서 제일 비싼 거로 가져와요."유현진은 미간을 찌푸리고 생각했다.'또 전 여사야? 전씨네 사모님은 다 이래?'진 여사는 귀찮다는 듯 손을 저으며 말했다."내가 차 마시러 여기 왔겠어요? 교감 선생님. 이번 일 반드시 제대로 해결해야 할 거예요. 며칠이나 지났는데 아직도 결과가 없어요? 사람을 오라 가라 해서 해결된 줄 알았더니 도리어 나한테 보상을 요구해요? 이게 해결 방식인가요?"교감 선생님은 굽신거리며 사과했다."진정하세요. 꼭 만족스러운 결과 보여드릴게요."말을 끝낸 교감 선생님은 정색한 표정으로 머리를 돌려 말했다."정 선생, 이게 어떻게 된 거예요? 잘 해결한다고 안 했어요? 이게 며칠인데 아직도 이러고 있어요? 왜 아직도 이렇게 야단법석이에요?"정 선생님은 어쩔 바를 몰라 말했다."교감 선생님, 이 두 분은 이훈 학생의 보호자예요. 오늘 이 일로 학교에 상담하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