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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1화

송가람은 역시 자기 생각이 맞았다면 속으로 기뻐했다.

[현진 씨는 평소 말이 많은 편도 아닌데 시끄럽다니. 한서 오빠, 두 사람 혹시 싸웠어요?]

한현진은 점점 더 능숙하게 강한서인 척 연기했다.

[현진 씨가 민서와 사이가 좋지 않아서 만나기만 하면 싸우니까 시끄러워 죽겠어.]

이건 더할 나위 없이 합리한 설명이었다. 마침 얼마 전 강민서가 송가람에게 전했던 소식과도 일치했다.

송가람이 강한서를 위로하며 말했다.

[현진 씨가 좀 욱하는 성격이긴 하죠. 평소 집에선 엄마와 아빠께서 참아주라고 하세요.]

상대방은 또 한참 동안 답장이 없었다.

강한서가 답장이 없자 조급해진 송가람이 아예 전화를 걸었다.

한현진은 전화를 뚝 끊어버리고는 송가람에게 문자했다.

[여기 신호가 안 좋아. 할 말 있으면 카톡으로 해.]

송가람은 어쩔 수 없이 다시 문자를 작성했다.

[한서 오빠. 요즘 몸은 좀 어때요? 현진 씨가 오빠 집에 가 있은지도 꽤 됐는데, 뭐 좀 기억나는 거 있어요?]

한현진이 답장했다.

[여전히 똑같지, 뭐.]

송가람이 떠보듯 물었다.

[한서 오빠. 현진 씨가 그렇게 오래 오빠 곁에 있었는데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는데 내보낼 생각은 안 해보셨어요?]

[그러니까 제 말은, 아직 결혼도 안 했는데 계속 오빠 집에 같이 있으면 남들이 들으면 어떻게 생각하겠어요. 게다가 민서랑도 사이가 안 좋으니 계속 그렇게 다투다간 두 집안 사이도 멀어지게 할 수 있잖아요.]

송가람의 문자를 읽던 한현진이 입 꼬리를 씩 올렸다.

‘날 강한서 옆에서 떼어내시려고? 핑계도 제법 잘 찾네.’

한현진이 답장했다.

[나중에. 그 얘기만 나오면 할머니께 고자질해서 귀찮을 지경이야. 매일 하는 일도 없고 아무 것도 하려고도 하지 않아. 나이도 먹을 만큼 먹은 사람이 전혀 독립적이지 못해. 보기만 짜증이 난다니까.]

상대방에게서 온 답장을 보며 적잖이 놀란 송가람은 한참 동안 말이 없었다.

그러자 한현진은 혹시 들킨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기 시작했다.

교양 있는 강한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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