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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4화

한현진의 말에 송병천이 침묵했다.

‘내가... 현진이에게 저런 말을 한 적이 있었나?’

한현진이 집으로 돌아온 후, 송병천은 사실 한 번도 그녀와 서해금의 일에 관해 얘기를 꺼낸 적이 없었다.

새로운 가정을 꾸린 것이라 그가 재혼했다는 사실로 오해가 생겨 한현진과 멀어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 때문이었다.

솔직히 말하면 서해금과 결혼하고 지금까지 그녀의 도움으로 이 가정을 잘 이끌어 나갈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고마운 마음을 착한 딸의 입으로 들으려니 어쩐지 조금 어색하게 느껴졌다.

‘고마운 마음은 다른 것으로 표현하면 되는 건데, 왜 꼭 여행을 보내는 거야.’

송병천은 몰래 한현진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그러나 한현진은 전해 내색하지 않고 그의 손에 팔을 빼냈다.

“...”

한현진의 말에 처음엔 놀라는 듯 보이던 서해금은 곧 다시 평정심을 되찾았다.

그녀가 다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얘는 가족끼리 무슨 고맙다는 말을 하고 그러니. 네 아빠와 나는 부부야. 그러니 네 아빠와 민준이를 보살피는 건 내가 해야 할 일이야. 오히려 너야 말로 어려서부터 곁에 없어서 얼마나 고생했겠어. 네 아빠는 그 생각만 하면 오랫동안 마음 아파 하셔.”

“내일이면 출근할 텐데, 처음 입사하는 거라 일이 꽤 많을 거야. 각 부서도 너에 대해 잘 모를 텐데 내가 이 타이밍에 여행을 가면 너 혼자 맨땅에 헤딩하는 것 같을 거야. 네 아빠도 마음이 놓이지 않을 테고.”

서해금은 말하며 송병천을 쳐다보았다.

“그렇죠, 여보.”

막 대답하려는 송병천에게 한현진이 또 대추 하나를 건넸다.

“아빠, 하나 더 드세요. 소화에 좋아요.”

송병천은 목구멍까지 올라온 말을 다시 삼키고 대추를 건네받았다.

한현진은 티슈 한 장을 뽑아 살며시 손가락을 닦았다. 턱을 살짝 치켜올리고 은은한 미소를 띠며 농담을 던지듯 송병천에게 말했다.

“아빠, 아주머니가 저를 어린애 취급해요.”

말하며 한현진은 서해금에게로 시선을 돌리고는 웃으며 말했다.

“아주머니, 회사에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 모르는 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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