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048화

한현진이 정리한 옷들을 툭툭 두드리며 고개를 들었다.

“이 옷들, 누가 선물한 건지 알아?”

강한서가 고개를 가로 저었다. 하지만 한현진의 표정을 살펴보던 그가 떠보듯 물었다.

“송가람?”

“똑똑하네.”

강한서가 미간을 찌푸렸다.

“이건 네가 임신하지 않았다고 해도 안 맞는 사이즈잖아. 입지도 못할 옷은 왜 선물한 거야?”

‘왜냐고? 당연히 날 기분 나쁘게 하려고 그러는 거지.’

사고를 강요당했으니 마음에 내키지 않아 선물을 주는 것도 꼼수를 부린 것일 테였다.

그런 생각을 하던 한현진이 말했다.

“자기가 나보다 날씬하다는 걸 자랑하고 싶었겠지. 다리도 젓가락처럼 가늘고 곧아서 나보다 예쁘고. 안 그래?”

“눈 여겨 본 적 없어.”

강한서는 한현진이 판 함정에 전혀 뛰어들지 않았다. 눈치가 빨라서가 아니라 그는 정말 전혀 신경조차 쓰지 않았다. 강한서에게 이성은 한현진과 다른 여자 두 종류뿐이었다.

다른 사람이야 예쁘든 몸매가 좋든, 강한서의 관심사가 아니었다. 강한서가 기억하는 송가람에 대한 이미지는 그저 지나치게 부각되어 보이던 쇄골이 전부였다.

물론 그 쇄골이 예뻐 보여서 기억에 남은 건 아니었다. 다만 그는 송가람의 쇄골을 보며 불현듯 시사 뉴스에서 보았던 앙상하게 마른 피난민의 모습을 떠올렸다. 영양실조가 분명해 보였다.

그에 비해 한현진은 아기처럼 동글동글한 수준까진 아니었지만 선명한 이목구비에 생기발랄한 분위기가 넘쳐났다. 그녀의 피부는 언제나 탱탱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었고 몸매는 너무 마르지도 그렇다고 너무 뚱뚱하지도 않았다. 혈색이 좋아 그녀의 입술은 언제나 빨갛게 윤기가 돌았기에 립스틱을 바르지 않아도 바른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했다. 한현진은 심지어 머리숱도 풍성했다. 그녀가 이렇게 좋은 상태를 유지할 수 있었던 건 전부 편식하지 않는 그녀의 식습관 때문이었다.

한현진이 마르든 뚱뚱하든 강한서는 아무 상관없었다. 그는 단지 그녀가 조금이라도 더 건강하기를 바랐다. 지금처럼 말이다. 하지만 송가람처럼 삐쩍 마른 건 용납할 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