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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55화

강한서가 흥, 콧방귀를 뀌었다.

[보름에 할아버님 댁에 있었을 때, 네 휴대폰에 있던 그 추석 인사는 누가 보낸 거야? 누가 보낸 건데 한 밤중에 그렇게 빤히 쳐다보고 있었던 건데?]

멈칫하던 한현진이 그날의 기억을 떠올렸다.

그날 밤 잠에 들기 전 그녀는 주강운이 보낸 명절 축하 인사를 받았다. 당시 그녀는 문자를 보며 토끼 키링의 일을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니 그렇게 오랫동안 멍하니 있었던 것이다.

[너 그때 잠든 거 아니었어?]

[내가 잠들었는지 아닌지는 신경 쓰지 말고. 내가 묻잖아. 앞으로 걔 문자는 내가 너 대신 답장할게. 그래도 돼?]

한현진은 전혀 개의치 않아하며 말했다.

[네가 하고 싶으면 해. 난 청렴결백해서 무서울 것도 없어.]

원하는 대답을 들은 강한서는 순간 한현진에게 이용 당했다는 사실도 더 이상 신경 쓰이지 않았다. 심지어 그는 겸허한 태도로 한현진에게 조언을 구하기까지 했다.

[그래서 송가람에게는 내가 뭐라고 답장하면 되는 건데?]

[답장할 거 없어. 앞으론 내가 옆에 없을 땐 송가람이 뭘 보내든 답장하지 마. 어차피 자기가 알아서 상상의 나래를 펼칠 거야.]

[...]

강한서와 문자를 주고받는 한현진의 앞으로 송가람이 식판을 들고 와 맞은편에 자리잡고 앉았다.

고개를 들어 송가람을 마주 본 한현진은 조용히 대화창을 껐다.

송가람이 웃음기 가득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현진 씨, 밥은 먹을 만해요? 만약 입에 안 맞으면 사무실 아래에 있는 식당도 맛있어요. 먹고 싶은 게 있으면 제가 사오라고 할게요.”

멈칫하던 한현진이 미소 지으며 예의상 대답했다.

“괜찮아요. 이것도 충분히 맛있어요.”

송가람이 젓가락을 닦으며 무심코 흘리는 말인 듯 얘기했다.

“현진 씨, 제 사무실에 꽃이 좀 있는데, 조금 이따 와서 몇 송이 좀 가져가서 사무실 꽃병에 꽂아요. 바쁠 한 번씩 보면 기분이 좋아지거든요.”

‘낚였다.’

한현진이 고개를 들어 웃으며 물었다.

“좋아요. 무슨 꽃인데요?”

송가람이 입을 열기도 전에 옆 테이블에 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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